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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사건이다.”

이 말이 더없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2024 우주리뷰상 최우수 수상작 김도형의 서평, 『전장연 시위라는 사건』이 바로 그러하다.

『책 하나의 사건』은 단순한 서평집이 아니다.

478편의 응모작 중 단 7편만을 엄선한 이 작품집은, 서평이라는 장르가 어떻게 사회를 진단하고, 독자의 사고를 전환시키며, 하나의 정치적 목소리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전장연 시위라는 사건』을 읽는다는 것

두 권의 책 『전사들의 노래』와 『출근길 지하철』을 관통하며, 서평자 김도형은 말한다.


“비장애인 중심의 경험만을 재현하던 인식의 균열을 가하는 일이며,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을 장애운동 전반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일이다.”

전장연의 시위는 단순히 교통을 불편하게 한 사건이 아니다.

그들은 “출근길 지하철을 멈춰 세우며 한국 사회에 질문을 던졌다.”

왜 지금까지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시혜의 대상’으로만 받아들여야 했는가?

서평은 이어 말한다.


“이들의 존재가 역사를 몰고 등장해 일상을 충격하는 그 장면 자체가 사건이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사회적으로 부재했다. 그래서 이 글이 필요했다.”

이 서평은 단지 두 권의 책을 요약하지 않는다.

독자의 관점을 전복시키는 일종의 사회적 언어 실험이자, 정치적 개입이다.


역사를 결여한 것처럼 보이는 존재들이 자신들이 투쟁해 왔던 역사를 몰고 출근길에 등장해 지하철을 멈춰 세운다는 점에서, 정책 하나만이 아니라 사회관계 전반의 변혁을 내포하는 주장을 들고나온다는 점에서, 단지 시혜의 대상이었던 존재들이 자신들 또한 권리를 위해 온몸을 던질 수 있는 숭고한 정치적 주체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전장연 시위는 분명 사건이다. 또한 이를 통해 소위 ‘평범’한 일상에 충격을 가했고 그 충격의 징후들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었으나, 동시에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사건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사회적으로 부재했다는 의미에서, 전장연 시위는 분명 사건이다.
⏤김도형, 「전장연 시위라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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