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게이트가 나타나고 헌터 힘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게 됐다. 헌터는 던전에서 괴물을 쓰러뜨리고 게이트를 닫았다. 지구에 게이트를 만들고 마나가 생기게 한 건 지배자였다. 군주와 싸우게 될 때 지구와 사람이 모두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처음엔 헌터에서 가장 낮은 E급이었던 성진우는 시스템 플레이어가 되고 혼자 레벨을 올리고 한나라 정도 힘을 갖게 됐다. 이제는 사람을 넘어서고 신에 가까운가.
군주들이 쳐들어 온 지구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되어갔다. 캐나다를 시작해서 미국으로 온 군주와 마수들. 성진우가 그림자 군주가 되었다 해도 많은 적과 싸울 수 있을까. 혼세 병력은 천만이지만, 그림자 군단은 십만이 조금 넘었다. 성진우는 여러 나라에 생긴 커다란 게이트에서 중국으로 가서 기다렸는데, 거기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군주들은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 생각을 먼저 알아챘다고 해야겠다. 그래도 성진우는 이번 《나 혼자만 레벨업 Ⅷ》에서 잘 싸웠다. 그림자 군단과 함께. 지배자의 힘을 빌려 용제, 파멸의 군주를 쓰러뜨린다. 그때 남은 사람은 얼마나 됐을까. 성진우는 지배자한테 윤회의 잔으로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한다. 군주가 지구에 오지 않는 세계를 바란 거다. 게이트도 헌터도 없는 세상. 성진우는 자기 혼자 군주와 싸우겠다고 한다.
시간이 돌아가도 성진우는 그림자 군주고 그림자 군단은 그대로였다. 그림자 병사는 모두 남지는 않았다. 아이언(김철)이나 그리드(황동수)는 사람으로 돌아갔다. 성진우는 겉모습을 바꿀 수도 있었다. 어리게 하거나 나이들게 하는. 다른 사람이 죽으면 혼자 남는 걸까. 그 시간은 나오지 않지만. 예전에 죽었던 사람은 다시 살아 나겠다. 성진우 아버지도. 그렇게 한 건 괜찮을지도. 긴급 퀘스트였다 해도 성진우가 죽인 사람이 있었으니 말이다. 성진우는 유진호와 차해인을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나려고 했구나. 차해인을 만나려고 육상을 하고 유진호를 만나려고 유진호가 다니려는 대학에 들어간다. 두 사람이 성진우와 만났던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시 만나도 좋은 사이가 되겠다. 차해인한테는 다른 세계를 말했을지도.
헌터협회 감시과장에서 협회장이 된 우진철도 만난다. 우진철은 형사가 됐다. 범인이 자수하면서 그림자 괴물을 봤다는 말을 해서 우진철은 그걸 조사한다. 그러다 고등학생인 성진우를 만난다. 우진철은 평소에 허전함을 느끼고 뭔가 잊어버린 것 같았다. 성진우를 만나기 전에 잠시 베르를 보고 허전함이 가신 듯했다. 성진우를 만나고 우연히 손이 닿고 게이트가 나타났던 세계 기억을 떠올린다. 우진철은 성진우 헌터다 하기도. 성진우한테 형사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성진우가 그 말 들었을 때는 형사 안 한다더니, 성진우는 형사가 됐다(외전에서). 검거율은 백퍼센트를 넘어 이백퍼센트였다. 그럴 만하지. 성진우 힘뿐 아니라 그림자 병사도 있으니 말이다.
지난번에 베르가 재미있다고 했는데, 이번 마지막 권에는 베르가 별로 안 나왔다. 벨리온과 이그리트 그리고 어금니 이야기가 나왔다. 그건 ‘외전’으로. 그림자 병사여도 등급이 높으면 말을 할 수 있다. 죽은 다음 그림자가 되어 그림자 군주를 따르는 걸 기쁨으로 여긴다. 성진우는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게 그림자 병사한테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성진우가 느끼는 걸 그림자 병사도 느낀다. 좀 웃긴 거 하나 있었다. 성진우와 차해인 아들 수호는 태어나고 겨우 여섯달인데, 벨리온은 검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고 이그리트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한테 그러다니. 조기교육이네.
마지막 권에는 본래 이야기가 끝나고 ‘외전’과 ‘후일담’이 담겼다. 성진우는 지구에서는 집을 나가고 두 해가 지나고 돌아왔다. 다른 곳에는 스물일곱해 동안 있었다. 성진우와 그림자 군단은 군주와 스물일곱해 동안 싸웠다. 그렇게 오랫동안 싸우다니. 성진우 혼자였지만, 아주 혼자는 아니었다. 많은 그림자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이 말은 지난번에도 썼구나. 성진우 이야기는 끝났다. 어쩐지 아쉽다. 어딘가에서 그림자 군주면서 형사로 살아가겠지. 가끔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구하면서.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