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평 지평면에 있는 이재효 갤러리에 다녀왔다.
1전시실의 돌 커튼 사이를 걸어다니는 체험이 재밌다.
설치작품은 원초적 재료인 돌을 엮어 커튼처럼 매달아 공간을 유동적으로 분절하며 레일 조명 아래 강한 명암대비를 통해 관람자의 감각적 몰입을 유도한다. 무거운 고체가 공중에 떠 있게해 중력에 대한 인식의 전복을 시도하고 단단한 물성과 부유하는 비물성 사이의 긴장을 창출한다. 언뜻 바느질한 민예품처럼 보이는 돌병풍의 파도를 타고 걷는 관객은 장소성과 비장소성의 시적긴장을 느끼며 새로운 의미의 장소에서 길을 잃고 다시 찾는 방랑자가 된다.배열된 돌은 고정된 벽이 아닌 중력을 해체하는 가변적 경계이며 틈 사이로 닫혀있되 열려있다.자연에서 채취된 돌들이 인공적 구조에서 재배열, 재맥락화됨으로써 익숙한 재료에 낯섦이 부여된다. 돌을 원래 채취한 산그루터기가 아닌 산능선의 전시장에 커튼처럼 배치해 단단한 물성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이머시브 체험의 필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