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엄마 기분은 좋아?」
딸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웠고, 어머니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으며, 아버지도 틀림없이 그 사실을 알면서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며 모르는 척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딸아이는 얼굴을 붉혔다. 그 순간 아버지 역시 그것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붉혔다.
스쩨빤 아르까지치는 모자를 집어 들고서 무언가 잊은 게 없는지 생각하느라 잠시 멈추었다. 잊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잊고 싶은 존재, 다름 아닌 아내를 제외하고는.
「아아, 이런!」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잘생긴 얼굴에 우울한 기색이 드리웠다. - 제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