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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의 책다락
  • 저스트 키딩
  • 정용준
  • 13,500원 (10%750)
  • 2023-07-25
  • : 789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를 좋아한다. 뭔가 읽고 싶은데 호흡이 긴 글을 읽을 기분은 아닌 때, 비상시를 대비해 쟁여둔 간식을 쏠랑쏠랑 빼먹듯, 그동안 사놓은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 중 눈길이 가는 한 권을 골라 읽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정용준의 <저스트 키딩>을 읽은 것도 그런 때였다. 명색이 책 좋아하는 사람인데, OTT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뒤늦게 넷플릭스 드라마 <데드 투 미>에 푹 빠졌다)와 유튜브(일본 여성 코미디언 콤비 하리센본의 채널을 열심히 정주행 중이다)를 보느라 하루에 책 읽는 시간이 30분도 안 되는 요즘... 이런 생활을 반성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열(심히) 독(서하는) 모드로 진입하기에 앞서 일종의 예열 차원에서 고른 책이 이 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그동안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를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총 열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한 편 한 편의 완성도가 높다. 내용도 안온, 다정, 무해 이런 느낌이 아니고, 세신사와 학교폭력 피해자, 죽은 사람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펜션에 굳이 찾아온 손님과 펜션 주인, 새벽 근무 중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수상한 손님 등 주요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관계만 보아도 다음 전개가 쉽게 예상되지 않고, 예상이 되어도 그 예상이 기분 좋게 깨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장르도 드라마부터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 등 다양하다.
표제작 <저스트 키딩>은 술술 읽히는 내용이지만 결말까지 다 읽고 나면 '그저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어떤 사건의 발단으로 묘사되는 후반부의 어떤 사건은, 실제로 최근에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어떤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다). 이런 소설을 '그저 소설'로 읽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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