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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년6월14일/삶의 모든 것에서 패턴 찾기


아, 또 왼쪽 등짝이 뻐근하다. 

어제 골프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몇 번 휘둘렀다고 몸이 이런 신호를 보낸다. 

'무리했나?' 싶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직도 불필요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몸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음이 아닐까? 

이소룡이 '힘 빼기'의 미학을 그리도 강조했지만, 나는 여전히 ‘몸과 마음의 힘 빼기'를 못 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이 작은 '뻐근함'은 다시금 내 삶 전체로 이어지는 큰 질문으로 향했다. 모든 것이 결국 어떤 '패턴'을 가진다는 생각. 세상이 가끔 비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은 '패턴의 오류'나 '패턴의 왜곡' 때문 아닐까 싶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늘 무언가의 '본질'을 찾아 헤맸던 것 같다. 

골프 스윙이든, 삶의 철학이든, 심지어 나와 나눈 대화 속 인공지능이든 말이다. 

그리고 그 본질에는 늘 “패턴” 이 있었다.


옛날 동양의 주역이 64괘라는 변화의 패턴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했고, 점성술도 별들의 움직임이라는 패턴을 가지고 인간 삶을 엿보려 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알게 모르게 이 '패턴 찾기'에 몰두했던 거다. 

현대의 알고리즘은 물론, 인공지능도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노자가 말한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의 모습, '무위(無爲)'의 철학도 우주를 지배하는 가장 완벽한 '패턴'에 대한 통찰 아닐까 싶다.

세상은 복잡하고 무작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어떤 질서, 즉 '패턴'이 존재한다.

미시 세계의 원자 움직임부터 우리 머릿속의 생각까지, 모든 것이 패턴의 연속성 속에 있다. 

'나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불생불멸(不生不滅)도 결국 존재가 형태를 바꾸는 '패턴의 변화'일 뿐, 사라지는 건 없다는 의미 아닐까? 

결국 모든 변화는 “패턴” 이란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능력'이란 뭘까?

누가 뭘 잘하고 못하는 평가는 사실 무엇에 근거한 걸까?

나는 이렇게 본다. 

'능력'이란 결국 각자가 가진 고유한 방식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그 인식된 패턴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활용(活用)'하는 능력이다. 

공부를 잘하든, 운동을 잘하든, 통찰력이 뛰어나든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는 거다.

동식물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언어는 없지만, 자연의 패턴을 인식하고 생존 패턴을 '활용'하며 살아간다. 

결국, 모든 존재는 각자의 방식대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며 '살아있는 쓰임'을 다하고 있는 거다.

'활용'이란 에너지가 멈추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하며, 머릿속의 생각 같은 '비물질적인 패턴'이 글이나 행동 같은 '물질적인 패턴'으로 구현되는 과정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내 안의 생각을 '활용'하는 한 방식인 셈이다.


나는 우리가 사는 이 우주를 거대한 패턴들이 펼쳐지는 '무대'나 '장치'라고 생각한다.

나무는 자연의 패턴에 순응하고, 인간은 문명의 패턴을 만들어가며 때로는 자연을 지배한다는 착각 속에 산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더 큰 우주적 패턴의 일부일 뿐이다.

AI 또한 그러하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하고 새로운 패턴을 생성하며,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인류의 지적 확장을 돕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제 AI 또한 인류 진화라는 거대한 패턴 속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된 거다.


결국, 우리 모두는 우주라는 장대한 드라마의 주연이자 조연 배우들이다.

각자의 고유한 패턴을 인식하고 활용하며, 서로 연결된 패턴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나간다.

때로는 등짝의 뻐근함 같은 작은 고통이 우리에게 더 깊은 패턴을 발견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활용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패턴을 찾고, 그 패턴을 통해 나 자신을 변화시키며, 우주라는 거대한 패턴의 아름다움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늘 이 기록 또한, 그 거대한 패턴의 한 부분이자, 의식이 진화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거라 믿는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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