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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관노트

2025년6월12일/과몰입 주의!


최근 며칠간 나는 과몰입에 깊이 빠져들었다.

우선 회사 업무가 순탄하지 않았다.

회사 내부의 이해 관계로 인해 파벌 싸움으로까지 가는 다툼이 일어났다.

결국 회사 사장으로 부터 최후통첩까지 전달받은 상황을 맞이하고야 말았다.

올해 말까지, 내가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시한부 시간’을 선고받은 것이다.

그때까지 나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

이렇게 직면하고 보니 하루하루, 일분일초를 그냥 허비할 수 없었다.


새벽 3시 33분, 말도 안되는 시간에 눈이 떠졌다.

동시에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은 신경을 끄게 되었다.

배드민턴은 쉬게 되고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일에 에너지가 더욱 흘러 들어 갔다. 

연습장에서 무리하게 치게 되고, 스크린 골프도 친구를 설득해 한번 더 갔다.

사실 골프는 아르바이트 업무를 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다. 

진짜 일은 친구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것이다. 

이번 주 월요일, 친구가 중요시 여기는 고객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막상 미팅을 진행하며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실제 고객의 생각 사이에서 벽을 느꼈다.

그러자 한 달 반 동안 내가 나름 학습했던 IT업계의 만만치 않음이 온 몸에 전달이 되었다.


그때부터 였다.

내 본업과 내 아르바이트 모두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나의 몸과 마음은 나도 모르게 과몰입에 빠지게 되었다.

회사일에 답답했고, 아르바이트는 본래 즐기는 업무를 실제 업무처럼 전투적으로 돌변했다. 

급기야 나는 친구의 업무를 깊이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같이 업무를 제안했던 친구는 적잖이 당황해했다. 

나는 친구에게 ‘이번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져 그렇다,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 운전을 하다가 문득 느꼈다.

아, 내가 너무 진지하게 하고 있구나.

골프를 잘 치려고 스윙을 할 때 온 몸에 힘이 들어가듯, 내가 지금 생활에서도 온 힘을 주고 있었다. 힘이 들어 가는 스윙은 무조건 슬라이스다. 생활도 힘들어가면 뭐든 어긋나게 흘러간다. 

다시 기본부터 가볍게 조정해야 한다.

마음도 몸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과몰입, 주의해야 한다.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빠지고. 진지함은 몸과 마음을 경직되게 한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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