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프러너
빙혈 2025/05/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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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트프러너
- 언더독스.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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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
p9에 설명이 나오듯이 액트프러너라는 말은, 행동을 의미하는 act와, entrepreneur(창업가)의 합성어입니다. 또, p15의 설명대로, 이 책 공저명의 중 하나인 언더독스의 활동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창업가 후원이라는 의미에서의 entrepreneurship promotion이 그 의미 요소로 들어갑니다. 한국처럼 부존 자원이 적고 국토도 좁은 나라는 오로지 우수한 인재가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해야 나라의 앞길이 트이는데, 공부 잘한다는 애들은 죄다 메디컬 갈 생각만 하니 문제입니다. 물론 중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인재 양성 배려 정책을 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크게 부족한 게 현실이긴 하나,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도 크게 아쉽습니다. 이 책은, 젊은 나도 도약하고, 공동체에도 전에 없던 혁신의 과실을 안겨 줄 창업에의 길이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잘 가르쳐 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예전에 故 크리스텐슨 교수도 파괴적 혁신을 논하면서 기업가는 결코 과거의 잘되던 방식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처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까지 했습니다. p66을 보면 언더독스는 로컬라이즈 군산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에 대한 창업교육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는데 수도권에는 이런 행사가 많습니다만 전북 군산은 먼 지방에 자리한 작은 도시입니다(과거에는 번성했지만). 이런 곳에서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뜻깊은 행사를 주관했다는 자체가 매우 뜻깊은 시도라고 하겠네요. 여튼 이 과정에서 언더독스는 ESG 교육의 내용을, 수시로 변화하는 정부 기조 때문에 세심하게 디테일을 조정해야만 했다고 나옵니다. 원래의 뜻은 그게 아니었다고 해도, 종전의 틀에 안주하다가는 목표를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저 파괴적 혁신의 가르침은 여기에서도 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어떤 특정 커뮤니티에 모였다고 모두 성향이 비슷하겠거니 지레짐작해서는 안 됩니다. 전통적인 인구분류표를 보고 결론을 성급하게 이끌어내어서는 안 됩니다. 창업가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p95)는 게 책의 주장인데,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 보고 그 기호, 성향 등을 테스트해 보면 사전에 예상했던 바와 크게 다른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책에는 여러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한 후, "같은 커뮤라고 해도 요즘은 국경을 넘어 한 군데로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한다"며, 과연 이 사람들이 같은 커뮤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스타일이나 니즈가 같겠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실수라는 게 용납이 안 되는 사회였습니다. 이게 좋은 점도 분명 있어서, 사회에서는 딱 각잡고 빠릿빠릿하게 굴어야지 정신줄 놓고 있다가는 큰일난다는 경각심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여기까지 온 것인데, 문제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정말로 파괴적 혁신의 시대라서, 과거의 패턴에 더이상 기댈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두루 거쳐야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는데, 한국에서처럼 한 번 실수가 그대로 끝을 의미하는 사회에서는 이게 안된다는 게 문제죠. p96에도 그런 말이 나오지만 청년의 실수에 대해서는 사회가 좀 관대해져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용착(容錯. 롱추어)이라고 해서 이렇게 청년의 시행착오를 적극 장려하고 크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법적 책임을 안 묻는다는 게 아니라, 경력상의 과오로 깐깐하게 보지 않는다는 뜻). 원래 이 말이 중국에서는 널리 쓰였는데 한국에서는 저 중국산 AI 딥시크의 성공 때문에 근래에서야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여수와"는 로컬 여행사이며(p151) 여수는 예로부터 관광지로 이름 높았기 때문에 창업이 그리 용이한 상황은 아니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창업자 하지수 대표는 17년 동안이나 현지에서 교사로 근무하시던 분인데, 여행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마침내 창업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책에도 그런 말이 나오지만 교사란 특히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장래의 올바른 비전을 심어 줘야 하는데, 아이들이 마주해야 할 현실이 자신의 가르침과 불일치하면 그만큼 난감한 경우가 또 없습니다. 이런 현실 인식 끝에 창업하게 된 게 여수와인데, 이 과정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이처럼 창업의 구체적인 사례, 또 성공한 창업가들의 "행동력"이 돋보이는 설명이 많아서 대단히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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