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빙혈 2025/05/11 19:36
빙혈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춘기
- 탁경은
- 13,320원 (10%↓
740) - 2025-04-30
: 710
사춘기는 사람의 일생에 있어 가장 순수하고 좋은 시절입니다. 타인을 보는 시선도 때 묻지 않았고, 계산이나 왜곡 없이 소통이 이뤄집니다. 그러나 감정의 흐름을 통제하기 힘들고, 충동 때문에 잘못하면 신상에 대한 일을 크게 그르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춘기는 누구한테나 아름답지만, 또 내 마음을 나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제1장은 Q&A형식으로 꾸려집니다. 모두 11개의 질문과 답인데, 질문들도 참 좋지만 답변들도 청소년들이 두고두고 힘들 때마다 읽으며 의지를 추스릴 수 있는 좋은 내용들입니다. 예를 들어 p18을 보면 "재능이 없는데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작가님 답변은, 역사상 길이 남을 소수, 극소수의 천재들과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을 게 아니라 자신의 장점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어른 중에 가장 나쁜 타입은, 아이한테 약점을 자꾸 부각하며 열등감을 부추기는 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없는 장점도 찾아 줬더니 어른이 되어 아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식으로 나오는 막가파도 있죠. "피터팬 증후군", 즉 어른이 되어서도 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성장을 거부하는 미성숙한 심리(p27)도 떠올려 봐야 하겠습니다.
p81에서 저자는 참된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나가 든든한 사람(p83)" 아마 이런 사람은 정신도 건강하고, 조직 안에서도 타인과 충돌 없이 자기 할 말 다 해 가면서 무난한 승진도 제때 해 내는 사람일 듯합니다. 저는 어떤 MZ 여직원이 연상의 남자 대리한테 "센스가 없네, 눈치가 없어" 같은 말을 듣고도 작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웃어넘기는 걸 봤는데, 이런 사람은 그만큼 자존감이 강하기 때문에 이른바 "긁히지" 않는 것입니다. 태연한 척 연기하는 것과, 그래 너 떠들어봐라며 타격감 없이 넘기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2023년 11월 탁경은 작가님의 <소원 따위 필요없어>를 읽고서도 느꼈는데 작가님은 "공생의 미덕"을 참 중시하는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p100에서 언급하는 최재천 교수님의 "호모 심비우스"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 청소년들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우리 나라처럼 세속적이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환경에서 자칫 참된 자아를 잃고, 타인지향적 가치관을 갖기 쉽습니다. 세상에는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나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내 곁의 이웃을 언제나 생각하되, 이웃을 생각하는 척 연극을 하며 사기를 치는 한심한 범죄자의 본을 받아서는 결코 안 되겠습니다.
p125에도 그런 말이 나오는데, 태백산맥과 한강을 지은 조정래 작가님도 처음부터 그렇게 글을 잘 쓰신 게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을 하셔서 오늘날의 경지에 이른 것입니다. "내가 문장을 찾은 게 아니라 문장들이 나를 찾아와 준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님의 말입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윤성희 작가, 일본영화 <굿바이>, 그리고 김연수 작가의 명언들이, 저자가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끝까지 버티게 해 준 버팀목이었습니다. 재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버티고 성공을 해 낸 사람이 재능 있는 것입니다.
"무조건 내가 내 편이어야 한다(p144)." 사람한테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시련이 닥칩니다. 이걸 일일이 민감히 반응하면서 넘기려 들면 한도끝도 없고 내 안의 힘이 모두 소진됩니다. "내 안의 가능성을 내가 느끼고 현실로 만들어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이 있고 자신만의 포텐이 있는데 이것이 사회적 수요와 맞아떨어져 큰 성공을 거두고 아니고는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결기에 달렸다고 하겠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