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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님의 서재
  • 그 병원은 어떻게 초진환자를 2배 늘렸을까?
  • 김정우
  • 17,550원 (10%970)
  • 2025-05-09
  • : 90
개업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병원도 경영의 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저도 얼마 전 상을 치르고 주치의와 간호사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올렸는데, 의사의 실력과 경륜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영 마인드를 소홀히하면 반드시 곤경을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저자 김정우 대표는 의료 컨설팅 전문가인데, 그는 의료 마케팅에 대해 "땅따먹기"라는 한 마디로 요약합니다. "실패하는 병원은 실패하는 마케팅을 한다" 등, 의과대학만 들어간다고 끝이 아니라 진짜 레이스는 졸업장을 받아든 그때부터 시작됨을 이미 깨달은 닥터들이 명심해야 할 좋은 교훈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58을 보면 이 일을 하시는 분들도 참 난관이 한둘이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바이럴은 주로 네이버 블로그를 사거나 임대해서 진행하는데, 보건소에서 공문이 오기를 이런 홍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겠으며 광고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거치라는 통보가 왔다는 것입니다. 회사 대표라는 게 이래서 참 힘듭니다. 실정법 저촉과 열정적인 사업 진행 사이에는 그야말로 백지장 한 장이 놓여 있을 뿐입니다. 물론 관(官)에서도 요즘은 예전 군사 정권 시대처럼 무작정 때려잡는 단속을 벌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긴 해도 이런 신생 비즈니스 영역은 사업자가 숨쉴 공간을 틔워 줘야 혁신도 일어나고 민간의 부가가치가 증대되는 법인데, 그게 힘드니 대표가 이렇게 관을 찾아서 온갖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걸 힘들어하는 체질은 사업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p133을 보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인용됩니다. "군주는 도덕적인 것보다, 도덕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 말은 과연 병원 경영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니 이런 주장이 나옵니다. 저자는 이 말을, 구중궁궐에 둘러싸인 군주가 자신이 지금 선정을 펴고 있음을 저 멀리 백성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해석합니다. 아무리 솜씨가 있고 진정성 있는 의사선생님이라도 홍보가 부실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의사쌤들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데 그런 이치를 모르겠습니까만 뭔가 그런 홍보가 신조에 맞지 않아서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멋있게 퇴출당하는 것보다는 홍보가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시장의 승자로 남는 게 더 현명한 선택입니다. 자녀와 배우자,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p154에는 참으로 좋은 말씀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키워드 위주의 사고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A를 쓰고, 저기서는 A-1이라는 단어를 쓰면 홍보에 비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단어를 밀기로 했으면 하나만 밀어야지 비슷한 단어를 이리저리 갈아끼우면 대중의 머리에 남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영문학에서는 같은 단어의 반복이 저능, 바보스러움의 증명인데, 홍보에서는 패러프레이징의 미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또 사람은 홍보물을 볼 때에도 시각적 준거 기준을 가지는데, UI가 유독 얘만 다르다 싶으면 그 광고는 사람의 주의 주목 대상에서 빠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의사쌤들은 머리가 좋은 만큼 대표님의 이런 설명을 들으면 과연!이라며 납득하지 싶습니다. 

1위는 자신이 이 분야의 표준이라는 인상을 대중에게 심어줘야 하며, 2위는 그런 1위를 추종하며 표준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p180). 그런데 3위, 4위가 어정쩡하게 이 1, 2위의 방식을 따라하면 대중들은 "얘는 그저그런 병원"이라며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말씀은 정말 중요하며, 그래서 후발주자 영세병원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 "차별화"를 시도하라고 합니다. 이런 전략은 꼭 병원이 아니라 타 업종에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업 분야에 따라서는 정반대로 "우리 역시 1위 2위가 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를 인식시켜야 할 수도 있지만, 여튼 이렇게 치밀한 근거에 의해 설명해 주는 광고 전략, 구조라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마음이 절실한 업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팁과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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