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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님의 서재
  • AI 패권 전쟁
  • 이시한
  • 19,800원 (10%1,100)
  • 2025-03-11
  • : 1,085
인류 문명의 발달을 위해서라면 나라와 나라, 대륙과 대륙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갈등이 반드시 해롭게만 여겨지는 건 아닙니다. p52 같은 곳을 보면, 저자께서는 1957년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소련과 미국 사이에 벌어졌던 전방위적 경쟁을 통해 특히 항공, 우주 분야에서 크게 기술이 발전했다고 지적하십니다. 패권 전쟁은 상대방을 죽이느냐, 아니면 상대를 내 발 아래 무릎 꿇게 하느냐의 살벌한 싸움인데, 지난 20세기의 패권 전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짧은 소강기를 거쳐, 현재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훨씬 강도가 높은 패권 다툼이 다시 벌어지는 중입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 겉표지를 보면 그록(Grok)3, 딥시크, 챗GPT 사이에 AI 패권 전쟁이 벌어짐을 간략하게 요약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록3는 일론 머스크의 작품, 챗GPT는 샘 올트먼의 오픈AI社가 만든 선구적 시스템, 그리고 딥시크는 중국의 어느 영리한 스타트업이 올해 초에 개발한 엔진입니다. 다들 장점이 뚜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더 놀라운 건 대체 어느새 이런 것들이 높은 완성도로 우리 옆에 다가와 사람 사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었냐는 점입니다.

p53 이하에 자세히 나오듯 딥시크가 몰고온 충격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가성비, 물량공세에만 의존하여 세력을 키워 가는 듯 보였던 중국이, 이제 양(量)이 아닌 질(質)로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중국제조 2025 계획이란 건, 점차 상승하는 인건비 때문에 그간의 저가품 생산 기지 노릇을 베트남 등 동남아에 빼앗기고, 더이상은 첨단화, 고효율화를 미룰 수 없다고 여긴 당 고위층에서 작심하고 밀어붙인 굴기 계획입니다. 이제 그 첫 성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p92에는 사우디 같은 나라가 왜 외국의 대형 스포츠스타를 사 와서 분에 넘치는 리그를 자국에 만드는지에 대한 저자의 해답이 있습니다. 미래에는 더 이상 석유의 수요가 지금 같지 않을 테며, 따라서 지금 넉넉히 벌어들인 오일머니를 다른 산업에 미리 투자하여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심산입니다. 축구뿐 아니라, 3년 전 LIV라는 골프 리그를 만들어 기존의 PGA, LPGA 중심의 투어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미지도 세탁하고(이른바 스포츠워싱), 그 수익으로 다시 AI 등 다른 산업에 투자할 기반을 마련합니다. 인도나 한국은 돈보다는 인재가 많고, 사우디 같은 나라는 그 반대이니 전략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며, 그래서 빈 살만 같은 이가 한국에 자주 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134에는 애국심이 애사심에 자리를 내주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나옵니다. 요즘은 아닌데, 15년 전에는 미국, 영국의 IT 인재들이 라이징 글로벌 기업 삼성을 선망하여 취업 지원을 해 오기도 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국가 중심 사고 방식을 주입받은 한국인들로서는 대단히 낯선 풍조였습니다. 과연 그게 전면적으로 가능할까? AI가 통번역 기능을 완성하여 언어 장벽을 없애면 안 될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p167이하에도 나오듯 중급 이하의 코딩은 앞으로 사람이 아니라 AI가 대신하게 될 세상에서, 인재의 위상이 지금 같을지는 의문입니다. 요즘 제도사를 고용하여 손으로 도면을 그리는 회사가 어디에도 없고, 값싼 오토캐드를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미숙련인 상태의 직원을 쓰는 곳이 대부분이듯 말입니다.

현재 AI는 일반인공지능인 AGI를 넘어 초지능을 뜻하는 ASI로 진화 중이라 합니다. 젠슨 황 CEO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가, 구글의 윌로우(p231)라든가, 아니면 다른 IT계의 신생 강자(디웨이브 퀀텀이라든가)들이 이뤄가는 성과를 보고 발언을 철회하며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AI가 자동으로 책도 쓰고 책이 물처럼 범람할 수 있는 미래(p320)를 앞둔 우리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계발하여 앞으로 사회가 요구할 인재상, 창의와 융합에 강하며 기존 매뉴얼에 없는 돌발 상황에 잘 대응할 능동적 정신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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