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무뚝뚝한 사람일수록 다정한 말에 취약한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낯간지러운 말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시를 읽으면서 달라진 것 같아요.
소리내어 말하는 것이 어색하다면 그냥 눈으로만 읽어도 돼요. 특히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봄 햇살 같아서 좋아요. 기분이 울적하고 힘들 때는 이 시집으로 마음 충전을 할 수 있어요. 나태주 시인의 인생 시집 시리즈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시집인 《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는 청춘을 위한 시 모음집이라고 하네요. 청춘이라고 하면 나이를 먼저 헤아릴 수도 있는데, 열정적으로 뜨겁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청춘이 아닐까 싶네요.
이 시집은 참 예뻐요. 안에 담겨 있는 시의 언어도 예쁘고, 명화 속 장면들도 아름다워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클로드 모네의 그림들은 따뜻하고 화사한 색채가 마음에 들어요. 대부분 일상의 행복을 표현하고 있어서 바라보고 있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네요. 시와 명화의 만남이라서 오랜만에 시집을 펼쳐보는 독자들에게도 편안한 휴식과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나태주 시인은, "시가 직접적으로 위로와 축복과 기도를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히 시를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으로부터 위로와 축복과 기도가 조금씩 눈을 뜰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날마다 지치고 힘든 우리 청춘들 곁에 이 시집이 잠시라도 찾아가 그들의 동행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진정 그러할 때 나는 시를 쓰는 한 사람으로서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97p)라고 이야기하네요. 맞아요. 시를 읽는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진 않으니까요. 다만 마음을 열면 시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들어오네요. 그러니 마음 준비만 되어 있다면 시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어요.
시집의 제목이 된 문장은 <꽃을 피우자>의 마지막 연에서 가져온 것이네요.
"봄이 오니 / 화를 냈던 일 / 부끄러워진다 / 슬퍼했던 일 / 미안해진다 / 꽃이 피니 / 미워했던 일 / 뉘우쳐진다 / 짜증냈던 일 / 속상해진다 / 나도 분명 꽃인데 / 나만 그걸 / 몰랐던 거다 / 봄이다 이제 / 너도 꽃을 피워라." (20-21p)
추운 겨울에는 몸과 마음이 잔뜩 움츠러들 때가 많은 것 같아요. 화내고 짜증내고, 금세 후회하고... 감정이야 날씨처럼 변덕스러워도 안 좋은 감정을 몸짓이나 말로 표현할 때는 '잠시 멈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불필요한 말을 꿀꺽 삼키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조금은 바뀔 거라는 기대를 품고 있어요. '해봤자 소용없어.'라는 식이 부정적인 말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해요. 뭐든 안 하는 것보다는 일단 해보는 것이 좋다는 걸 알았거든요.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으니까요.
<꽃의 사람>이라는 시를 보면, 생각을 바꾸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 내가 저 사람의 것이라고 바꾸어 한번 생각해보자 / 그래서 저 사람이 내 마음속에 들어와 사는 게 아니라 / 내가 저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 대번에 세상이 달라질 것이고 / 대번에 생각과 행동이 바뀔 것이다 / 저 사람이 내 마음에 들도록 살기를 소망하기보다는 / 내가 저 사람 마음에 들도록 살게 될 것이다 / 억울한 일이 있어도 덜 억울한 마음이 들 것이고 / 서럽거나 외로운 마음이 있어도 / 덜 서럽고 외로울 것이다 / 그야말로 신세계의 열림이다 / 내가 꽃의 주인이 아니라 반대로 꽃이 나의 주인이라고 / 바꾸어 생각해보자 / 나는 분꽃의 사람이고 봉숭아꽃의 아우이고 채송화꽃의 이웃이라 / 생각해보자 /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 정말로 세상은 유리알처럼 말긋말긋 깨끗해질 것이고 / 마음 또한 그러할 것이다 / 그야말로 다시 한 번 신세계의 열림 그것이다." (118-119p)
우리는 꽃처럼 활짝 피어날 수 있고, 꽃의 사람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신나게 살아갈 수 있어요. 시와 그림 그리고 꽃 덕분에 내 마음에도 봄이 오고 있네요. 오늘은 좋은 날, 감사한 날, 참으로 행복한 날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