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드디어 태양이가 기다리던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그런데 신나게 놀 생각에 들뜬 태양이에게 단짝 친구 성하가 자신은 방학 숙제부터 하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4학년 공통 방학 숙제는 '도전 일지 쓰기'였다. 심통이 난 태양이는 성하보다 먼저 숙제를 해버리기로 하고,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한 남자가 거절당하는 걸 두려워하다 거절에 익숙해지기 위해 100일 동안 거절당하기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 남자는 백 번을 시도하고 거절당하니 실패가 두렵지 않게 되었다는 소감을 말한다. 태양이는 생각한다. 승낙받는 게 아니라 거절당하는 거라면 아주 쉬울 거라고.

부탁을 거절해 줄 사람은 멀리서 찾을 것도 없었다. 태양이는 공책과 연필을 들고 거실로 간다. 엄마, 나 방학했으니까 게임 아이템 사줘. 엄마, 방학한 기념으로 치즈 폭탄 피자 시켜 줘. 엄마, 나 방학 대까지 버티느라 고생했으니까 한번 업어 줘. 엄마에게 타박을 들으며 턱도 없는 부탁을 이어가고, 거절당하고, 그걸 공책에 옮겨 적다 보니 숙제가 그냥 끝나 버릴 것 같았다. 공책에 쓴 걸 훑어보는데 어쩐지 양심에 찔려서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기로 한다. 거절을 열 번 당하되 각기 다른 사람에게 당하는 걸로 말이다.
그렇게 빵집에서 찹쌀 도넛으로 목걸이 모양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최고로 비싼 자전거를 타 봐도 되냐고 물어보고 거절당하고, 분식집에서 백 원짜리 핫도그도 만들어 팔아 달라고 했다가 거절을 당한다. 들어줄 리가 없는 부탁을 하고는 쏜살같이 도망치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장난처럼 시작한 태양이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태양이는 도전을 거듭하면서 타인의 부탁을 무조건 거절하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들어주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자신이 거절당하려고 한 말에 대해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는 기분이 묘해지기도 하고, 남의 부탁은 다들 귀찮아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거절을 하면서 미안해하거나 한참 뒤에 다시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태양이는 방학 숙제를 하며 앞으로는 거절당해도 기분이 조금은 덜 상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도 다 그만한 사정이 있을 테니까.
겉보기에 무뚝뚝하고 불친절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려면 직접 말을 걸어 보는 수밖에 없다. 어떤 부탁이든 해 보기 전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세상은 도전하고 부딪힐수록 넓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남에게 부탁하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거절이라도 당하면 주눅이 들어서, 다음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다.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뭔가를 포기해 본 적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거절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거절을 자주 당하다 보면 전처럼 거절에 쉽게 상처받지 않게 되고, 거절하는 상대방 입장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절을 받아들이는 연습인 것이다. 이야기속 태양이는 여러 번의 거절을 통해 세상에는 승낙과 거절만 있는 게 아니라 '봐서'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거절의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귀엽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태양이의 여름 방학 이야기를 통해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법을 배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