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창의성'에 열광하고,
끊임없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라고
요구받는 걸까요?
새뮤얼 W. 프랭클린의 책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창의성'이라는 가치가 사실은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발명'된 개념이라고
주장하며 그 역사를 흥미롭게 추적합니다.
책에 따르면, 1950년대 이전까지 창의성은
소수의 타고난 천재들에게만 허락된
신비로운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냉전 시대의 경쟁과
경제 발전의 필요성 속에서 심리학자들은
창의성을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측정하고 개발할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으로
재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히스테리나 우울증 같은 개념과
창의성을 구분하고, 심리 검사를 통해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을 찾아내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창의성은 모호한 예술가적 기질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이고
유용한 도구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렇게 '민주화된' 창의성 개념은
기업과 교육계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기업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쥐어짜 내
혁신을 이루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이나
'시네틱스' 같은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아이들의 창의력 저하 현상인
'4학년 슬럼프' 같은 개념이 등장하며
어릴 때부터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는 믿음이
확산되었습니다.
창의성은 개인의 행복과 자기실현을 위한
길이면서 동시에 국가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심 역량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창의성 숭배' 현상에
비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모두에게 창의성을 강요하는 사회는
과연 바람직할까요?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된 창의성은
본래의 빛을 잃은 것은 아닐까요?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 책은
'창의성'이라는 단어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더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본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던 창의성이라는 개념의
족보를 따라가다 보면,
현대사회의 욕망과 불안의 민낯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