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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님의 서재
  • 비트코인의 시대
  • 김창익
  • 22,500원 (10%1,250)
  • 2025-04-16
  • : 4,795

지금으로부터 3년 반쯤 전, 그러니까 2021년 9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부수입을 올린 경험이 있다. 로또복권은 사지도 않지만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여담이지만 내가 내 돈을 내고 로또복권을 샀던 건 지금껏 살면서 두세 번쯤 된다. 처음 로또복권을 샀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로또복권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초창기의 어느 날 은행(지금은 국민은행으로 통합되었지만 당시에는 주택은행)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근무하던 고등학교 동기의 권유를 차마 뿌리치지 못해서 거금(?) 1만 원을 투자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한 게임당 가격이 2,000원이었고, 복권 담당이었던 친구는 반 강제적으로 1만 원의 복권 구입을 종용했었다. 그 후에 두어 번 샀던 것은 주로 회식이 파한 자리에서 삼삼오오 편의점에 들러 서로의 행운을 점쳐보기 위한 하나의 재미 혹은 놀이 차원에서였다.


복권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 샛길로 빠졌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되돌아가서 2021년 당시 나는 주변의 권유에 못 이겨 많지 않은 돈을 암호화폐에 투자했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무척이나 귀가 얇은 사람인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코로나 시기에 주식에 투자하여 쏠쏠한 재미를 보았던 나는 그 돈의 일부를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로 결심했을 뿐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되었던 게 일평균 거래금액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이 주식시장의 거래액을 초과하였다는 기사가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래. 돈은 역시 돈이 모이는 곳에서 벌어야 해.'라는 생각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나는 무척이나 단순한 인간이다. 투자라는 게 사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얼마나 많은 일인데...


나는 그렇게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투자금 전액을 통장으로 이체했고, 묘하게도 내가 암호화폐에서 손을 뗀 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도 연일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 후 암호화폐는 나의 관심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적어도 2024년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트럼프의 재선 이후 1억 원을 돌파한 비트코인 가격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그야말로 쳐다볼 수 없는 넘사벽의 투자 대상이 되고 말았다. 경제 스토리텔러이자 비트코인 투자자이기도 한 김창익이 쓴 <비트코인의 시대>를 읽어보자고 생각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짐작했겠지만 투자는 과거 데이터와 미래 전망에 대한 함수다. 2025년 초 비트코인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에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올랐고, 이 같은 추세가 적어도 당분간 유사하게 반복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p.27)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할 테지만 책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라고 하더라도 암호화폐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접근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화폐의 본질을 파헤치고, 비트코인의 달러 대체 가능성과 비트코인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변화 및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비트코인 현상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비트코인이 직면한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를테면 에너지 소비 문제, 확장성 문제, 규제 리스크 등이 그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영웅 서사에서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등장한다. 비트코인은 페트로달러라는 구체제의 모순에서 태동했다. 바로 이 점이 트럼프와 비트코인의 운명적인 만남을 가능케 한 이유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을 몰락시킨 페트로달러 체제, 즉 세계화의 종식을 선언하며 미국인의 강력한 지지를 끌어냈다."  (p.143)


책의 목차를 읽어 보면 대략적인 책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다. 1장 '비트코인, 투기가 아닌 투자가 되다', 2장 '비트코인은 오를 수밖에 없다', 3장 '트럼프는 왜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었나', 4장 '비트코인은 세계 경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5장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6장 '비트코인의 시대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의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시점에서 왜 비트코인의 가격이 이처럼 오르고, 여러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지, 즉 이 시대를 왜 비트코인 시대로 명명하게 되었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국면이 지나면 비트코인 투자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화폐의 구매력 관점에서 비트코인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개미들의 영역이 아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이때까지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 같다."  (p.396 '에필로그' 중에서)


계엄령 이후 대통령의 파면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대선 국면에 있는 우리나라는 모든 게 불안정한 시기이다. 트럼프의 재선 이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에 매진하고 있는 이 시국에 다른 나라라고 해서 안정적인 발전을 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말하자면 트럼프의 재선 이후 세계 경제는 극도의 혼란기에 접어든 것이다. 이렇다 보니 내 주변에서도 무엇에 투자해야 할지 투자처를 찾지 못해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이 투기의 대상에서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시선이 변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전에는 비트코인이라면 말도 꺼내기 전에 손사래부터 치던 사람들이 지금은 투자 방법과 전망을 묻는 걸 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창익의 저서 <비트코인의 시대>는 비트코인에 대한 유익한 길잡이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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