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는 가장 주된 요소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우리는 예배라고 답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 예배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겉모습만 보면 그들과 다른 이들 사이에 차이는 많지 않다. 월요일이면 피곤한 얼굴로 출근과 등교를 해서 맡겨진 일을 처리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종종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때로 슬픔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역시나 예배다.
일주일에 하루를 빼서 진행하는 공예배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배의 삶이기도 하다. 믿음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리스도인들의 일은 다른 효과를 낳는다. 그 일 자체가 하나의 예배로 올려드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예배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는 “바른 방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이건 다분히 이 책이 쓰일 당시 미국의 많은 교회들 사이에 이른바 “이머징 처치”라는 유행에 휩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배 후 “라인댄스”를 추는 정도는 약과고, 이른바 “R등급”의 설교(기독교인의 성이 주제인)를 한다고 광고하고, 역시나 예배 후에는 밴드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교회도 있고, 또 다른 교회는 예배광고 문구에 서커스와 곡예사, 동물과 팝콘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조합되어 등장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바른 방식의 예배에서 강조되는 건 말씀(바른 교훈과 교육적 목적이 어우러지는 설교)이다. 이건 주로 공예배에 해당하는 지적이지만, 책에는 삶의 예배에 대한 강조도 빠지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도 예배(!)라고 말하며, 심지어 죄의 고백에도 예배적 성격이 있다고 언급한다.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식으로 조금 더 나아가는 통찰을 보여주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는 예배자의 태도, 예배자가 알고 있어야 할 하나님에 관한 지식 부분에 할애되어 있다.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 자연히 예배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러운 전개다. 여기에서 특히 강조되는 건 하나님의 거룩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 그분의 엄격하심에 대한 환기 같은 주제들이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찬양에 관한 고찰도 읽어볼 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찬양”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지만, 영어로는 찬송(Hymn)과 가스펠송(Gospel song)으로 나뉘고, 그 둘 사이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Gospel Hymn같은 장르도 있다. CCM이라고 부르는, 현대적인 멜로디를 따르는 노래들도 보이고. 역시나 여기에서도 저자가 강조하는 건 그 가사의 내용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계속 새로운 노래들을 만들어야 하고, 그 형식도 고정되어 있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바른 내용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것.

사실 하나씩 뜯어보면 나름 일리가 있는 내용들인데, 전체적인 구성이 살짝 아쉽기는 하다. 내용들 사이의 연계와 전환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달까. 주제가 조금씩 쌓여가며 발전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내용이 한 데 모아져 있는 느낌이다. 물론 한 번에 다 읽을 것이 아니고, 필요한 만큼 필요한 대로 찾아 읽어본다면 크게 문제는 아니긴 하다.
참 많은 예배를 하지만, 정작 예배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나가는 듯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이런 고민을 하는데 좋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