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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가방의 작은 책꽂이
  •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
  • 콜린 매컬로
  • 14,400원 (10%800)
  • 2018-08-03
  • : 137

여전히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는 정면대결을 하지 않고 있다. 제2차 삼두정치의 결과물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 제국의 서방은 옥타비아누스가, 동방은 안토니우스가 지배하고 있었다. 나머지 삼두의 한 머리인 레피두스는 북아프리카에서 나름 힘을 키우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주목하지는 않았으니...


하지만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으니,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가 죽기 직전 추진했었던 파르티아 원정에 나섰다가 대패를 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반대로 섹스투스 폼페이우스가 이끄는 해적집단 때문에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곡물길이 막히며 극심한 민심의 동요를 마주하고 있던 옥타비아누스는 마침내 안토니우스로부터 해군력을 지원받아 섹스투스를 궤멸시키는 데 성공한다. 덤으로 마침내 북아프리카에서 나와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던 레피두스까지 무너뜨리며 확실히 우위에 섰다.






사실 이번 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들 가운데 하나는 카이사리온이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 그는 어머니 클레오파트라의 막대한 기대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는데, 이번 편에서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카이사르의 아들이라는 자의식이 확고하게 자라면서, 이집트를 로마와 비슷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자신의 계획을 시작한다.


만약 그 계획이 실현되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사뭇 궁금해지긴 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전혀 다른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었던 이집트에서 로마식 공화정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까. 작가가 의도적으로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과 비슷하게 묘사하는 카이사리온은, (아마도 다음 권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바로 그 유사성 때문에 결국 채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숙청되고 만다.





여기에는 결국 그의 어머니였던 클레오파트라의 권력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반면 그녀의 욕망을 이루는 데 필요한 현실감각이나 특별히 군사적, 전략적 능력은 너무나 부족했다. 대신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전형적인 동방의 여성이 선택할 법한 행동을 했는데, 바로 자신 대신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꼭두각시 남성을 쥐고 흔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비장의 무기 역시, 그녀의 안목의 부족 때문이었는지 하필 안토니우스 같은 인물을 선택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그렇다고 옥타비아누스의 성향과 자질을 보면, 그를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이룰 수는 없었을 게 분명하지만. 그리고 애초에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는 남성은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이야기는 대단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리즈의 마지막 한 권만 남았다. 이제 대파국이 나타날 텐데, 저자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로 이걸 어떻게 그려낼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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