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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걸우네님의 서재
  • 옛적 서울 이야기
  • 배한철
  • 18,900원 (10%1,050)
  • 2025-05-28
  • : 1,05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생신 즈음인 설날이 되면 아버지의 7남매들은 매년 돌아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할아버지의 생신 상을 차렸다. 그중 서울에 살고 있는 큰아버지와 우리 집에서 생신 상을 차리게 되면, 내 또래의 친척들은 신이 나했던 기억이 있다. 소풍 때면 단골로 갔던 롯데월드와 서울에 살았지만 자주 가지 못했던 63빌딩, 청와대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곳들을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이 책을 읽으며 서울의 옛 모습을 접하며 정말 몰랐던 사실을 많이 깨닫게 된다. 덕분에 지금과 달랐던, 또 지금과 많이 닮았던 서울의 과거를 재조명하는 시간이 되었다.


서울의 인구 과밀화와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고 각 부처들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상황은 현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서울은 갑자기 늘어난 인구로 인해 집이 부족하고, 급기야 집값이 2개 이상 치솟는 상황이 이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은 17세기 후반 전란 후 전염병과 대기근을 겪을 때부터라고 한다. 배를 곪고 사는 백성들은 구휼미라도 받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몰려들었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도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른다. 자연히 인구가 급증한 서울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고, 특히 종로구 일대는 집값이 1년 안에 2배 이상 오르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부동산 폭등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연히 서울은 산업화의 붐이 일어나면서부터 인구가 모이기 시작했다는 내 착각은 이 책을 통해 깨진다.


 또 흥미로운 내용 중에 하나는 명동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얼마 전까지 회사가 명동에 있었던 터라, 매일매일 마주했던 풍경을 조선시대의 눈으로 보게 되니 흥미로웠다. 당시 명동성당의 첨탑이 높아서 첨탑에서 궁 안의 궁녀들의 모습이 보여서 발을 치기도 했다고 하니, 현재의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그 당시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식사 후 주변을 돌다 기억의 터를 본 적이 있었다. 그곳이 과거 통감관저로 사용되었고 이후 위안부 기억의 터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책을 통해 명동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밖에도 이태원이나 미아리, 동교동, 금호동 등이 서울의 공식 공동묘지였는데, 이태원과 한남동 주변이 택지가 되면서 무연고 묘를 망우리 묘지로 옮기고 그 지역을 주택가로 바꿨다는 이야기,  청계천이 쓰레기와 우물 등 때문에 하수구로 사용되었다는 점, 세종 때 좌의정 벼슬을 받았던 허조는 척추장애인, 선조 때 이조판서를 지냈던 심희수도 하반신 장애인이었다. 지금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데,  차별이 심했을 것 같은 조선시대에 불편한 몸을 가졌어도 능력에 따라 고위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이 또 다르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마주한 조선의 모습은 참 새로웠고, 그동안 나 역시 현재라는 틀 안에서 서울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미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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