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유기체는 질서의 주머니이자 스스로를 유지하고 영속시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존재하기 어려운 조직을 계속해서 다시 만들어내는 화학적 과정의 집합체다. 이것이 지속하려면 에너지와 다른 자원들이 필요하다. 또한 이 과정들은 주변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과거 지구에서 가능했던 유일한 곳이 해저 열수공이다. 지구 내부에서 에너지와 물질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었고 암석의 구멍이 불완전하게나마 갇히는 구멍역할을 했다. 그 결과 세포같은 것이 탄생했다.
그것들 중 안정적인 것이 살아남았고 일부는 열수공을 떠나 덩어리로 뭉치기도 하고 그 결과 세포같은 것이 탄생했다. 일부는 새로운 주머니를 딸처럼 틔웠을지도 모른다. 각 주머니들은 화학 반응의 순환을 통해 자신을 유지하며 스스로를 영속시키고 때때로 같은 종류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생명의 필연적 본질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초기 생명체의 본질을 질서주머니, 즉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패턴의 주머니를 형성하는데 있다. 그로부터 자아, 다시 말해 나와 타자를 구분짓는 경계가 생긴다. 즉, 생명의 기원은 자연에 나타난 새로운 구분이었다. 이 구분을 통해 일종의 상보성, 상호보완적인 역할이 나타났다. 스스로를 유지하고 질서의 주머니인 유기체가 존재했고 그 유기체가 존재하는 동시에 변형시키는 환경이 있다. 물론 생명과 자아를 구분하는 경계는 아주 명확하지는 않다.
행위를 하는 동물의 탄생에는 광합성이 큰 역할을 하다. 지구에 쏟아지는 에너지는 태양에너지를 생명이 활용하게 되는 주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광합성은 빛을 어떤 종류의 분자가 흡수하고 이 분자는 그 빛 에너지를 이용해 자신의 전자를 들뜨게 만든다. 그러면 전자가 분자에서 분자로 이동하여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이 연쇄반응으로 다양한 세포내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게 양성자 펌프다. 반응이 지속되려면 빛이 계속 쏟아져 전자전달계로 보내지는 전자가 보충되어야 하는데 광합성 방식에서는 지구에 풍부한 물을 사용하여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고 수소에서 전자를 얻는 방식으로 이를 수행한다. 그래서 광합성의 부산물을 산소가 된다.
지구 역사상 광합성 기술은 단 한번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녹색활주세균, 자색황세균은 물 대신 다른 물질을 전자 공급원으로 광합성을 한다. 그래서 이들의 부산물은 산소가 아니다. 처음에 산소는 양이 미미했다. 하지만 24억년 전 크게 늘어났고, 약 5억 4천만년전 다시 크게 상승했다.
생명체는 생겨났고 서로 집합을 이루었다. 집합체와 협력 관계를 이루려는 생명체의 의지는 발전했다. 세포 수준의 생명활동에서 출발하여 거대한 규모의 다양성이 생겨났고, 이 과정에서 한 계통이 다세포 실험을 추구했고 동물이 탄생했다. 다른 계통에서도 세포들은 공존하나 이 경우에서는 통제된 움직임, 즉 행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의 결합이 이뤄졌다. 그리고 이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율하기 위해 그들은 신경계와 뇌를 진화시켰다.
육상식물은 약 4억 7천만년전 쯤 육지에 진출했다. 처음엔 이끼처럼 시내나 연못 근처에 있다가 가지를 뻗어 양치류, 소철류, 구과식물로 진화한다. 이들은 곧 뿌리를 뻗어 균류와 긴밀히 상호관계를 맺눈다. 속씨식물은 1억 3500만년전 진화한다. 이들은 폭발적으로 진화하여 대성공을 거둔다. 오늘날 알려진 식물 종의 90%가 속씨식물이다. 숲은 동물과 공진화했다. 숲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곤충이다. 곤충은 처음엔 단지 소비자 역할을 하다 백악기부터는 수정을 가능하게 하는 수분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그 덕에 식물의 공간이 크게 확장한다. 백악기 동안 곤충과 식물이 폭발적으로 분화하여 육상 종의 수가 해양 종의 수보다 많아진다. 오늘 날에도 동물 종의 85%가 육상에 거주한다. 식물은 강의 모습도 변화시켰는데 식물이 없는 땅에서는 강은 넓게 퍼지거나 여러 갈래로 나뉘어 흐른다. 식물로 인해 강은 뒤틀리고 좁은 곡선으로 선명하게 흐른다.
육지와 바다의 차이는 매우 크다. 바다는 생명의 시작과 초기 단계에는 동물에게는 유리하나 기술이라는 맥락에서는 장애물이다. 물속에서는 전기적인 활동은 제어하거나 모아두기 어렵다.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다면 어떤 종류의 물리적 통제도 어렵다. 그래서 협렵적인 건축이나 도구의 사용은 바다에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육지와 바다에서의 근본적인 차이는 행위와 감각의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광활한 영토 전체를 아우르는 긴장감의 차이다. 육지는 탁트여 규칙적으로 혼란이 터지고 넓게 펼쳐진 행위의 지형을 감지해야 한다. 하지만 해양 생물은 대개 아주 가까이에 있는 대상만을 감지하고 대응한다. 물에서는 시야가 좁다. 그 정도가 분간하는 한계이고 이런 환경에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육지는 저마다 다른 거리에 있는 다른 대상에 대해 복합적인 시작적 계산을 하고 자신의 상태를 최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즉 시뮬레이션을 하고 계획을 세워야하며 이게 틀리면 살아남지 못한다.
소통이란 한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에게 인식되도록 무언가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상대방의 행위나 반응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가진 행위를 말한다. 소통은 행위나 행동의 영역을 넘어서 동물의 몸색이나 무늬, 다른 영구적인 특징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다른 형태의 행위처럼 소통 역시 동물의 출현 이전부터 존재했다. 박테리아는 화학물질을 방출하고 흡수하며 소통한다. 어떤 행위나 확시는 상대방에게 내가 매력적인지 또는 인상적인지 평가받기 위해 행해진다. 이 평가는 좋고, 나쁨, 매력과 혐오에 대한 판단이 담긴 모든 종류의 반응을 아우르는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리고 동물은 특정한 평가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
새의 깃털과 과시행동, 노래, 신체 형태를 이런 평가를 끌어내기 위한 결과물이다. 꽃도 마찬가지다. 꽃은 보여지고 향기를 내고 꿀을 내는 것은 곤충과 다른 동물을 유혹하기 위함이다. 꽃의 흰색과 노랑, 파랑은 벌을 유인하는 색이다. 그리고 붉은 색은 새를 위한 색이다. 새틴바우어새는 과시를 위해 전시장을 만든다. 매우 특이하게도 파란색과 노란색을 사용한다. 파란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 색이 자연계에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전시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노란색을 같이 쓰는 이유는 노란색이 파란색과 보색관계로 전시 효과를 두드러지게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은 문화가 있다. 이는 유전이 아닌 학습과 모방, 이끔과 가르침을 통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그리고 같은 세대의 구성원 사이의 전파되는 모든 행동방식과 그 발전 과정이다. 문화적으로 내재된 학습 형태 중에는 스캐폴링 학습이라는 특별한 형태가 있다. 이는 한 세대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특정 기술이나 사고 방식을 배우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 모방이 아닌 다른 이의 적극적 도움을 통한 학습이다. 글쓰기는 처음부터 말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생긴 것은 아니다. 주요 기록 보관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많은 상형문자가 단어 소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름 같은 고유명사를 기록할 필요가 생기면서 소리기반 문자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후 글쓰기의 사용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문자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시간을 뛰어넘어 전달할 목적으로 미래세대가 읽게 될 표시들을 끊임없이 남기게 된다.
촉각은 우뇌와 왼손에 관여한다. 우뇌는 공간을 더 잘 인식한다 .손에 쥔 물체의 모양을 맞추는 경우 왼손을 사용하면 정답률이 올라간다. 우뇌는 숫자에 더 뛰어난데 음악의 선율도 더 잘 인식한다. 뇌는 음악을 수학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얼굴의 인식과 감정의 인식 모두 주로 우뇌가 담당한다. 그래서 사진을 조작해 사람의 얼굴을 반으로 나누어 한쪽은 무표정하게 하고 한쪽만 감정을 드러나게 한다. 이 경우 관찰자 기준으로 왼쪽 얼굴에 감정이 드러나는 사진의 경우 얼굴 전체가 더 감정적으로 보이게 된다. 이는 우뇌가 시야의 왼쪽에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좌우 반구 기능의 분화는 타당하다. 이렇게 특화하여 기능을 담당하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필요한 경우 하나로 통합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담당하는게 뇌량이다. 뇌량은 포유류에게만 나타난다. 다만 포유류의 조상인 단공류에겐 이 뇌량이 없다. 뇌량덕에 양쪽 뇌는 기능적 분화가 더욱 정교히 발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