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은 한미러 합종으로 북극항로를 여는 책이다. 저자 김태유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학 석사 학위를, 콜로라도 CSM대학교에서 자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쳐 아이오나 대학교 경영시스템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1987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며,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한국혁신학회 회장, 초대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 대외직명대사 등을 두루 역임하였다. 과학기술(공학), 경제학, 역사학을 학문적 기반으로 현재 인류문명(국가)의 발전과 쇠퇴에 관한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국가발전론, 에너지∙자원경제학, 산업∙기술경제학 등의 분야에 많은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표 저서로『정부의 유전자를 변화시켜라』 『국부의 조건』 『은퇴가 없는 나라 :국가경제를 이모작하라』 『패권의 비밀』 『한국의 시간』 『한국의 선택』 『선착의 효』 등이 있고, 역서로 『황금의 샘Ⅰ,Ⅱ,Ⅲ』 『자원의 지배』등이 있다.
패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업혁명과 국가 발전의 원리를 살펴봐야 한다. 패권이라고 하면 우선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떠오른다. 농업사회의 패권이란 단순한 군사적 우위에 가까웠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패권은 기술과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력과 군사력 같은 하드파워와 전략, 사상, 문화 등 소프트파워가 결합된 복합적인 구조이다. 산업사회에서 국가의 패권은 기술과 에너지를 결합한 확보, 즉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수입과 수출을 통해 국부를 축적함으로서 비로소 패권이 그 실체를 세상에 드러내게 된다.
산업혁명을 처음 일으킨 영국, 2차 산업혁명을 선도한 미국 등 강대국들은 역사적으로 모두 기술과 에너지를 결합해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이를 통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생산을 통해 이윤을 축척하고, 그 이윤을 재투자하여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한다. 이것을 ‘확대재생산’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한 이윤을 다시 자본으로 축척하여 더 나은 기술 개발과 더 많은 에너지 확보로 투자와 생산 규모를 계속 키워 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순환이 반복되면서 국가의 산업과 경제는 점점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 이와같이 확대재생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경제가 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내생적 성장’이라고 한다.

구한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위정척사라는 시대착오적 환상에 빠진 조선은 근대화를 거부하고 산업문명으로부터 소외되었고, 그 결과 청나라의 속방에서 일제의 식민지로 외세의 각축 결과에 따라 승자의 제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과 소련과 소련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나누어 일제의 무장을 해제한 결과 우리 의사와는 무관하게 한민족은 남북으로 분단되고 말았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대한민국은 미국이 이끄는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일원이 되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맞이한 불행도 또 행운도 우리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주변 열강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주변 열강의 선택에 자연스레 종속된 결과이다. 이제 서방 자유민주 진영과 동구 공간 진영으로 양분된 냉전시대가 가고,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중동 석유에 의존하며 자처해 온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게 되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시작된 미국 우선주의는 진영논리와 세계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던 세계 각국에 각자도생의 어려운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양자택일이라는 진퇴양난의 결정을 강요당하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이것은 위기 중의 위기이다. 국제질서 속에서 넋 놓고 떠밀려 가면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의 희생양으로 또 한번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올바른 전략을 앞서 추진하면서 오히려 한국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자리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북극항로 개통에 따른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거점항구를 유치해야 하며, 이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으로 한국과 미국과 러시아의 합종을 제시했다. 이 전략이 정말 현실적인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 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이 처한 국제적 환경을 제대로 분석하고, 우리의 외교적∙경제적∙군사적 대응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경영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미국의 패권 전략을 분석하면, 한국이 어떤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야 할지가 보다 명확해진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점차패권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중동 철수, 글로벌 개입 축소, 그리고 “AmericaFirst” 라는 구호는 미국이 더 이상 국제질서를 유지하지 않고 고립주의로 회귀하겠다는 신호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표면적 해석이자 착각일 뿐이다. 미국은 실제로 패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제질서 변화에 따라 패권을 유지 또는 강화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재정리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 변화의 핵심을 강대국의 패권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끓임없는 침략과 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일본과 내륙국 중국 사이에 위치한 연안국 한국의 지리적 구조에 기인한 지정학적 운명때문이다. 농업사회에서는 쌀이든 밀이든 모든 생활이 토지를 기반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영토 확장이 곧 국가 발전이었고 우리는 영토 확장을 두고 동서로 인접한 일본 및 중국과 치열하게 다투어 왔다.

과거 농업사회에 있었던 연안국의 지정학적 저주가 현대 산업사회에서 지경학적 저주로 되살아나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중간제 생산에 비교우위를 가진 한국은 소재, 부품, 장비 등 상류 부분에 비교우위를 가진 일본과 하류 소비자 제품 생산에 비교우위를 가진 일본과 하류 소비자, 제품 생산에 비교우위를 가진 중국 사이에서 ‘넛 크래커’처럼 협공을 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산업사회의 지적학적 저주를 이해하는 핵심키워드는 주변국과의 상품 경합도이다.
상품경합도란 특정 상품 내지는 산업에서 여러 나라나 산업 간에 경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1980-1990년대 한국은 석유, 가전,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 시장을 두고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2000년대에는 LCD, 배터리 등이 추가된 상태에서 중국과 또 다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작은 연안국으로서 큰 도서국 일본과 더 큰 내륙국 중국 사이에서 불리한 싸움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 지정학적 저주라면, 현재 작은 산업국 한국이 상류에 있는 큰 산업국 일본과 하류에 있는 더 큰 산업국 중국과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을 지경학적 저주라 할 수 있다.
농업사회에서는 토지가 부의 유일한 근원이었기에 주변국을 침략하고 영토를 넓히는 것이 곧 국가 발전의 길이었다. 섬나라 영국이 강력한 해군을 앞세워 백년전쟁 이래 연안국 프랑스를 십수 차례나 침략했던 역사, 그리고 내륙국 독일이 주변국 점령으로 덩치를 키워 양차에 걸친 세계대전에서 프랑스를 침략한 역사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안국은 지리적 특성상 국방력이 해군과 육군으로 분산되어 강력한 도서국 해군에게 침략을 당해도 바다 건너 섬나라를 침략하기는 어려웠다.
북극항로가 현실화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얼음이 녹고 있으며, 국제 해운∙물류 기업들이 새로운 항로 확보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이 항로가 뚫리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의 항해 거리가 대폭 단축되고, 기존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루트보다 운송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북극항로는 더 이상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소의 등장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경제권의 형성, 세계 패권 질서의 재편, 에너지 자원의 재배치와 연결된 문명사적 변화이다. 북극항로 개통의 수혜를 선점하는 국가는 국제질서 속 새로운 중심축으로 도약할 것이다.
북극항로의 실질적 변화의 수혜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누리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들과 연대해야 한다. 미국 역시 북극항로라는 변화를 시급한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급부상하는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며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1+3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기술적전을 뿌리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마침 북극항로의 개통과 러시아와 동진은 , 미국이 러우 전쟁으로 밀착되어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떼어놓을 수 있는 기회이다.
미국의 경제적∙기술적 지원 없이는 북극항로를 가장 많이 활용하게 될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안보 동맹하에 있어 미국의 동의하에만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을 알려준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이러한 문명사적 변화, 국제 질서의 혼돈은 서로 무관한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하나의 큰 기회로 수렴될 수 있다. 그 핵심은 한반도 남단에 거점항구를 유치하는 것이다. 부울경을 중심으로 정체된 부산 항만 도시를 재건하고 녹슬어 가고 포항, 울산, 창원 등 레거시 공업단지를 첨단산업 기술 배후단지로 활성화하면 위 세 가지 글로벌 변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위치에 우뚝 서게 된다.
놀랍게도 이 전략은 미국 1+3전략은 물론 러시아 동진전략과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중국과 일본이 먼저 기회를 잡으면 우리에게는 영영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 포위와 러시아의 동진이 북극항로의 개통과 절묘하게 일치하는 이런 기회는 우리 민족사에 천재일우, 문자 그대로 천 년에 한번 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는데 중국사람들이 지금 부산, 경기도, 제주도, 강원도, 서울 강남, 용산에 전부 땅을 사놓고 있는 것을 윤석열 대통령이 알려줬다. 민주당이 외국인에게 자국민보다 혜택을 받고 땅을 살 수 있게 만들고 공무원까지 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윤석열대통령이 아니면 국민들은 모르고 넘어 갔을 것이다. 천 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기회를 윤석열 대통령이 잡을 수 있었는데 역량부족한 국회의원들이 놓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