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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철도원을 보는데 후반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예전에 철도원을 볼 때에는 내 주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전부 살아 있었는데 이번에 보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 버렸다.

곁을 지켰던 사람도 있고, 곁을 지킬 수 없었던 사람도 있었다. 가끔 그들이 내 앞에 영혼이 되어 나타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철도원을 예전에 볼 때는 분명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다시 볼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직 먼발치에서나 그리워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긴 이후, 그들의 부재가 남긴 흔적은 알게 모르게 나의 마음 저 어딘가에 남아서 부유물처럼 떠돌다가 이렇게 철도원을 다시 볼 때 존재를 증명했다.

요즘 스레드에서는 윤슬, 안온, 편린,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같은 말을 쓰면 보기 싫다는 의미라서 논쟁이 많다.

그러거나 말거나 철도원을 보면서 마음이 안온했다. 따뜻했고 눈물이 흘러 윤슬이 되어 반짝이는 거 같았다. 엄마는 엄마가 처음이라 서툰 걸 뭐라고 해야 할까.

사토는 철도원으로 프로였지만 아버지가 처음이었고, 시즈에의 남편도 처음이었다. 처음이라 서투르고 어색했다.

그런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던 유키코는 아버지가 사준 인형을 안고 조금씩 자라서 아버지 사토를 보러 온다. 세상을 덮은 눈은 마치 죽음과도 같다.

눈이 내리면 교회, 절, 집, 철도, 아이, 어른 전부 눈을 맞는다. 눈을 맞지 않는 건 없다. 죽음도 피할 수 없다. 영화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는 것 같은 영화 [철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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