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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이런 제이호러는 20분 미만으로 만들어야 아주 재미있다. 이걸 한 시간 반 이상 길게 빼면 재미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일본은 기묘한 이야기부터 혼코와 까지 2000년대 초중반까지 재미를 다 뽑아 먹었기 때문이다.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2000년 초반의 영상은 예산부족과 그때의 제이호러 감성을 다시 한번 끌어보려고 집어넣은 것 같다. 오히려 저예산 영상으로만 여러 편 만들어 옴니버스라면 더 재미는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만들었다면, 또 혼코와에서 이미 다 해먹은 구조라서 욕을 들었겠지만. 일본영화계는 하마구치 류스케나 이상일 감독,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미야케 쇼 같은 감독들이 있어서 후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제이 호러 영화 같은 영화를 자꾸 만들어내니 일본영화가 망했다느니 소리를 듣는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인기 배우 칸노 미호와 아카소 에이지를 내세웠지만, 2000년대 초중반에 만들어진 혼코와 시리즈에는 현재 배우들의 초년병시절이 있어서 더 무섭고 재미있다.

우리나라는 민담설화의 공포가 있다면 일본은 느닷없이 나타나는 무서움이나 저주에 관한 무서움이 많아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처참하게 죽인다.

막 얼굴이나 사지를 비틀거나 꺾고 구멍을 뚫어서 죽이거나. 링 시리즈나 주온 시리즈는 정말 공포로 재미를 주었다.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라 그냥 소설을 읽는 게 훨씬 낫다. 오컬트 편집자가 긴키 지방에서 일어나는 괴현상을 조사하다가 점점 기괴하게 변하고 죽어 나자빠지는 이야기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만약 이렇게 구멍이 숭숭 뚫린 영화 이야기가 그대로 소설이었다면 도대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었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대형 출판사 편집자가 그랬지만 좋은 책이 꼭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쓰레기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는 요즘이다. 그건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허윤진 뭔 자신감으로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표정하나는 끝내줬다. 정말 모호한 세상이다. 가수가 노래를 참 못 불러도 1등 자리에 오를 수 있고, 재미가 없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좋은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세상이다.

혼코와 시리즈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거의 다 본 내 입장에서 가장 무섭고 소름 끼쳤던 영화는 고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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