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시인이 고통으로 시를 빚어냈는데,
그 시가 너무너무 좋은 거야,
시를 안고 잠이 들다 시가 내 안으로 들어왔어,
나는 그토록 원하던 시가 된 거야.
시가 된다면 너에게 날아갈 수 있거든.
시가 되어서 그 아픈 기억을 모두
예쁜 추억으로 바꾸어 놓고
물 밑에서 보글보글 춤을 추는
너의 손을 잡고 싶어.
너는 나를 천천히 떼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는 너의 시니까.
통증을 느낄 수 있게
매일 조금씩 나를 떼먹어줘.
그럴 때마다 시는 노래를 부를 수 있어,
너를 위한 노래를.
나를 다 떼먹는 날 노래는 끝이 나고
나는 진정 아름다운 시가 되어
너의 속으로 들어갈게.
거기서 함께 아파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