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픔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앓는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픔을 앓고 난 후 맞이하는 이 아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살아있음으로 아침에 뿌려지는 백색광 가루를 만나게 된다.
살아있는 어제보다 사라지는 오늘 속에서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는 건 기적 같은 일.
몸은 움직이지 않는 데 마음이 먼저 다가와 안기는 아침을 사랑하고 싶다.
우리는 그러므로 생을 지극히 살아내고 있다.
우리가 살아낸다면 왈도 에머슨의 말처럼 한 시대의 종교는 다음 세대의 문학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글을 쓸 때가 마음이 행복한데, 마냥 이렇게 앉아서 글만 쓰고 싶지만 그럴 수만은 없다. 현실은 무서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벼랑 끝으로 꼭 몰고 가기 때문에 마냥 나 좋은 대로 앉아서 글이나 쓰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어젯밤에는 상한 음식을 먹고 밤새도록 토사를 했다. 새벽 5시까지 토했으니까 대략 10번은 토사를 한 것 같다. 이렇게 심하게 토해본 건 오래전, 20년 전에 만취해서 토해보고는 처음이었다. 제정신으로 토하는 게 이처럼 고통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매일 조깅을 하면서 근력운동을 했는데 토하면서 안 쓰던 몸의 근육을 끌어다 쓴 덕분에 여기저기 근육통을 앓는 기분이다. 구토 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구토 덕분에 몸속의 모든 찌꺼기까지 전부 입으로 나와 버린 기분이다. 다행히도 아침이 되니 토사가 멈췄다.
고통의 여운이 미미하게 잔존하지만 아침을 맞이했을 때, 매일 보는 아침이지만 오늘은 좀 더 특별해 보인다.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런다고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은 기적 같은 것이다. 우리는 매일 기적 같은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 저녁은 뜨거운 인스턴트 국수를 먹고 싶다.
오전 일찍 들은 후 계속 듣는 오랜만의 윤종신의 노래 https://youtu.be/YT-EG5cTtKk?si=6bsTztacROk8i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