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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고 앉아있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봄의 기적을 말하는 노래다. 

벌어진 틈으로 미약한 숨을 쉬며 다시 찾은 봄의 기적을 믿는다고 노래는 말한다. 

마음은 겨우내 찬 공기가 머물렀던 그곳에 앉아서 나올 생각이 없는데, 

봄의 기적은 마음을 위로한다. 

마음은 천천히 녹으며 봄을 공들여 느낀다. 

생명이 태동하는 봄인데 봄이 되면 죽음을 먼저 떠올리게 되어서 미칠 것 같은 감정에 휘말린다. 

봄이 되면 슬픔도 아스라이 겨울의 차가운 그늘에 두고 오면 될 텐데, 

솟아나는 새싹과 함께 슬픔도 동반한다. 

봄은 가을보다 확실하게 잔인하다. 

티에스 엘리엇이 황무지에서 어째서 그런 시구를 적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니 얼마나 잔인한 계절인가. 

티에스 엘리엇의 눈에 사월은 몹시 잔인했기에 오히려 겨울이 따뜻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온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물들어가니 이를 어쩌란 말인가. 

시장통의 길고양이도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잔인한 사월이지만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 잔인한 사월에, 

이 잔인했던 사월 사일에 봄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지형 - 봄의 기적 https://youtu.be/3j83Cge2LKE?si=Kj2Z3M7bzE7im8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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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기적을 말하는 노래다. 

    벌어진 틈으로 미약한 숨을 쉬며 다시 찾은 봄의 기적을 믿는다고 노래는 말한다. 

    마음은 겨우내 찬 공기가 머물렀던 그곳에 앉아서 나올 생각이 없는데, 

    봄의 기적은 마음을 위로한다. 

    마음은 천천히 녹으며 봄을 공들여 느낀다. 

    생명이 태동하는 봄인데 봄이 되면 죽음을 먼저 떠올리게 되어서 미칠 것 같은 감정에 휘말린다. 

    봄이 되면 슬픔도 아스라이 겨울의 차가운 그늘에 두고 오면 될 텐데, 

    솟아나는 새싹과 함께 슬픔도 동반한다. 

    봄은 가을보다 확실하게 잔인하다. 

    티에스 엘리엇이 황무지에서 어째서 그런 시구를 적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니 얼마나 잔인한 계절인가. 

    티에스 엘리엇의 눈에 사월은 몹시 잔인했기에 오히려 겨울이 따뜻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온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물들어가니 이를 어쩌란 말인가. 

    시장통의 길고양이도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잔인한 사월이지만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 잔인한 사월에, 

    이 잔인했던 사월 사일에 봄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지형 - 봄의 기적 https://youtu.be/3j83Cge2LKE?si=Kj2Z3M7bzE7im8W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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