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 데이는 사이버 공격으로 1분간 미국 전체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열차 탈선과 교통사고 등으로 미국 시민 3천여 명이 사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이버 테러의 비슷한 영화는 ‘다이하드 4’와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가 있다.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와 스릴러에 중점을 둔 영화에 비해 이 시리즈는 그 둘을 전부 가지고 있다.
1차 공격으로 미국을 대혼란에 빠트린 후 2차 공격이 예고된 가운데 현직 흑인 여성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인 조지 멀린(로버트 드 니로)에게 사이버 수가 지휘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이면서 테러범을 찾기 위한 추격이 펼쳐진다.
미국은 이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에 두고 러시아 공격을 알리는 담화를 발표하기 직전, 아슬아슬한 찰나에 조지 멀린은 현직 대통령에게 연락을 하여 내부 소행이라고 알린다. 이야기는 몹시 재미있다.
우리나라 계엄과 비슷한 사태와 더불어, 이 시대에 사라진 용의자 고문을 하게 되고, 멀린이 수사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현직 대통령과 의회는 멀린을 벼랑으로 몰고 가고, 그 와중에 은행마저 사이버 테러로 입출금이 중지되면서 극우 성향의 사람들은 폭도로 변한다.
미국 언론도 멀린의 개인사 문제와 건강을 들고 멀린을 벽으로 자꾸 몰아세운다. 그러나 멀린은 모집한 전문가들과 굴하지 않고 테러의 범인을 계속 수사를 한다. 결국에는 사이버 테러 공격의 배후를 알아내는데 그 사실은 충격적이다.
멀린의 심복이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자신의 딸(국회의원)이 망상에 빠진 배후와 손을 잡고 이 미친 계엄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멀린은 국민을 대혼란에 빠트린 이 상황을 바로 잡고, 국민을 안정시키며 배후를 잡아들이는 마지막 한방을 선사하는데.
멀린은 국민들에게 말한다. 사실은 진실과 다를 수 있다고. 잘못된 이념을 가진 권력자가 망상에 빠지면 국민을 어떻게 혼란 속으로 빠트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가 역시 일품이다. 감정이 미묘하게 변할 때마다 변하는 얼굴의 주름과 함께 전직 대통령이라는 직분을 표현한다. 제시 플레먼스가 살을 쫙 빼고 나온다. 좀 통통할 때가 더 멋진 거 같지만 연기가 너무 좋다. 영화음악도 묵직하여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든다.
국민을 위험에 빠트려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망상에 찌든 배후가 말하는 대사가 마치 우리나라 현실을 말하는 거 같다. “국민 절반이 거짓과 음모로 가득한 열병에 사로 잡혔고 나머지 반은 인칭대면사 타령하며 불만사항에 순위를 매겨요” 그러면 멀린이 말한다. 민주주의 파괴로 나라를 구할 수는 없다고.
나라가 망가져 간다는 망상에 빠져 바로잡을 유일한 방법이 국민에게 겁을 줘서 자유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 마치 윤석열이가 하는 말처럼 들려 소름 돋았던 시리즈 ‘제로 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