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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 위대한 유산 - 하
  • 찰스 디킨스
  • 10,620원 (10%590)
  • 2014-04-05
  • : 1,534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지난 편지에 이어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하-권을 이야기해줄게. 주인공 핍은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유산을 받고 신사수업을 받기 위해 런던에서 지내고 있었잖아. 핍의 첫사랑이자 짝사랑 에스텔라가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런던에 온다는 연락이 와서 핍은 잔뜩 들 떠 있었단다. 에스텔라는 미스 해비셤의 지시로 리치먼드에 있는 브랜들리 모녀와 함께 지내기로 했대. 런던에서 핍과 에스텔라는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 핍의 기대와 달리 그들의 관계는 사랑 측면에서 진척이 없었단다. 에스텔라는 핍에게 리치먼드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고, 핍은 에스텔라를 리치먼드까지 데려다 주었단다.

핍은 이제 런던에서의 신사다운 생활에 적응해 갔는데, 문제는 돈이 자꾸 들어간다는 거야. 막대한 유산이 있기 때문에, 핍은 일단 돈이 부족하면 빚을 졌단다. 그러다 보니 슬금슬금 빚도 불어났지. 핍은 친구들과 <작은 숲>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허버트도 그 모임의 회원이었어. <작은 숲>의 회원들 중에 드러믈이라는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았어.

어느날 고향에서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어. 유일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누나의 부고 소식이었어. 핍은 큰 충격에 빠졌고, 장례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에 왔단다. 장례식을 마치고 홀로 남은 매형 조 가저리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단다.

 

1.

어느덧 시간은 흘러 핍은 이제 성인이 되었어. 후견인 재거스는 후원자의 약속에 따라 핍에게 일 년에 500달러를 지급하였단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긴 핍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허버트를 남몰래 돕기로 했단다. 허버트는 취업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핍이 돈을 써서 취업을 하게 된 것이란다. 핍은 가끔 리치먼드에 가서 에스텔라를 만나는데, 어느날 에스텔라는 미스 해비셤의 새티스 하우스에 데려다 달라고 하여 핍과 에스텔라는 함께 새티스 하우에 갔단다. 에스텔라는 자신이 미스 해비셤에 의해 억압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불만을 미스 해비셤에게 이야기했어.  해비셤이 에스텔라를 입양한 이유는 에스텔라가 불쌍해서 아니었어. 에스텔라의 미모를 이용하여 남자를 유혹하고 그들을 걷어차게 해서 자신을 위해 남자들에게 대리 복수를 해주기 위해서였어. 에스텔라는 미스 해비셤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미스 해비셤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억압된 생활을 해야만 했던 거야. 에스텔라는 이것이 불만이었지. 반면 미스 해비셤은 에스텔라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불만이었어. 둘은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

핍은 다시 런던으로 왔어. 어느날 낯선 남자가 찾아왔단다. 자세히 보니 그 낯선 남자는 어린 시절에 자신이 도와주었던 탈옥수였던 거야. 핍은 깜짝 놀란 것과 동시에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그를 보고 두려움을 느꼈단다. 그런데 그가 이야기하기를 자신이 핍을 신사로 만들어준 후원자라는 거야. 그러면서 그 근거들을 이야기하는데, 후원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후원자가 맞았단다. 지금까지 자신의 익명의 후원자가 미스 해비셤이라고 생각했는데, 핍의 후원자는 탈옥수 매그위치였던 거야.

핍은 큰 충격을 받았단다. 어린 시절 자신을 협박하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죄수가 자신의 후원자였다니. 매그위치는 죄값을 다 치렀다고 했지만, 그는 유형지에서 벗어나면 안 되는 몸이었단다. 유형지를 벗어난 지금 또 다른 죄를 저지른 것이야. 매그위치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목숨 바쳐 번 돈을 핍에게 후원한 것이야. 그는 자신이 신사가 되지 못한 것이 서러워 자신이 번 돈으로 다른 사람을 신사로 만들기로 마음 먹은 것이었어. 핍은 죄수의 돈을 받아 썼다는 것에 심적으로 괴로워했어. 일단 매그위치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했지만,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 허버트가 집으로 돌아와서 핍은 매그위치에 존재에 대해 숨길 수 없었어. 매그위치는 핍과 허버트에게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했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핍은 마음에 큰 동요를 느끼고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단다.

 

2.

매그위치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불우하게 살아왔어. 돈을 벌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했어. 성인이 되어서 콤피슨이라는 신사를 만나서 함께 사업을 했는데, 알고 보니 콤피슨은 사기꾼이었어. 콤피슨의 사기행각이 들통이 나서 콤피슨과 매그위치는 함께 재판을 받게 되었어. 그런데 콤피슨는 신사 신분이라는 이유로 금방 풀려났고 매그위치는 종신형을 살게 되었어. 이 때 알게 된 변호사가 재거스였기 때문에 매그위치가 나중에 핍에게 돈을 후원하기로 했을 때 재거스 변호사에게 부탁을 한 거야. 콤피슨의 사기 행각은 한둘이 아니야. 미스 해비셤의 결혼식장에 오지 않았던 신랑도 바로 콤피슨이었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핍은 심한 동요를 했어. 자신은 신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신사라고 해서 도덕적인 사람과 같은 말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자신이 아는 신사 중에도 드러믈과 콤피슨 같은 사람은 못된 사람들이었거든. 그에 반해 신사는 아니지만 매그위치나 자신의 매형 조 가저리는 마음씨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었거든. 신사의 기준이 도덕적인 품성을 가진 것이라고 한다면 진정한 신사는 조와 매그위치 같은 사람이니까 말이야.

핍은 새티스하우스에 가서 미스 해비셤에게 왜 자신의 후원자인 척 했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어. 핍과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라고 말이야. 맞는 말이긴 하네. 한편 핍의 애정 전선에도 문제가 생겼어. 핍은 자신의 후원자가 미스 해비셤이라고 생각했고, 미스 해비셤이 양녀인 에스텔라를 자신의 짝으로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에스텔라가 지금은 차갑게 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짝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자신의 후원자가 미스 해비셤이 아니니, 에스텔라와 결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핍은 에스텔라를 만나 사랑 고백을 했지만 에스텔라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단다. 에스텔라는 벤틀리 드러믈과 결혼하겠다고 했어. 핍이 생각하기에 드러믈은 돈만 많지, 완전 속물이었기 때문에 에스텔라의 이런 발언에 대해 크게 화를 했단다. 하지만 에스텔라는 결국 드러믈과 결혼하게 된단다. 사랑은 늘 어렵지.

매그위치의 지난 이야기를 들은 핍은 동정심이 생겨서 그를 도와주기로 했어. 사실은 핍이 매그위치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그에 대한 조그마한 보답이라고 해야겠지. 매그위치는 따로 방을 얻었고 핍은 매그위치를 자주 찾아갔단다.

어느날 미스 해비셤의 호출이 있었어. 미스 해비셤은 이제라도 핍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고 했어. 핍이 돌아간 이후 미스 해비셤은 그제서야 자신의 삶에 대해 후회를 했고, 에스텔라에게 한 짓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후회를 했단다. 먼지 쌓인 결혼 장식들도 없애려고 했던 것인지 그만 집에 불이 나고 말았어. 돌아가는 길에 새티스 하우스에 난 불을 본 핍은 다시 돌아와서 미스 해비셤을 구출했단다. 하지만 미스 해비셤은 중상을 입었고, 핍도 양쪽 손에 화상을 입었단다.

….

오래된 이야기들이지만 핍은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조각난 이야기들을 짜맞추어보니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되었단다. 에스텔라의 아버지는 바로 매그위치였고, 어머니는 재거스 씨 집에서 일하고 있는 하인이었어. 하지만 본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서로 죽은 줄만 알고 있었어.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재거스 씨를 찾아가 이야기를 했지만, 재거스 씨는 그 사실을 지금 안다고 해서 좋을 것이 없다면서 당사자들에게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매그위치는 유형지를 벗어난 죄를 짓고 있기 때문에 핍과 허버트는 매그위치를 몰래 해외로 빼돌릴 궁리를 했단다. 그런데 매그위치의 철천지 원수인 콤피슨이 나타났어. 콤피슨은 경찰들을 데리고 매그위치를 쫓고 있었어. 그러다가 콤피슨과 매그위치가 결투를 하게 되었고, 콤피슨은 물에 빠져 죽었고 매그위치는 증기선에 부딪혀 중상을 입고 말았어. 재판에 넘긴 매그위치는 사형 선고를 받고 재산 몰수를 당했어. 그리고 매그위치는 중상 입은 것이 점점 심해져서 죽고 말았단다. 죽기 전에 핍은 매그위치에게 딸의 존재를 이야기했단다. 매그위치가 죽고 나서 핍도 병이 생겨 앓았단다. 조가 런던에 와서 간호해주었어. 조의 간호로 핍은 완쾌할 수 있었고, 핍은 허버트와 함께 이집트로 가서 사업을 했단다.

11년이 흐르고 오랜만에 핍은 고향에 돌아왔단다. 조는 예전에 식모로 집안일을 봐주던 비디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핍은 새티스 하우스를 찾아가 보았어. 폐허가 된 새티스 하우스에서 우연히 에스텔라를 만났단다. 에스텔라는 남편과 사별해서 아이와 둘이 지낸단다 했어. 어쩌면 핍은 에스텔라와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친구로 남기로 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핍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진정한 신사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을 것 같구나. 핍은 조와 매그위치와 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구나. 핍과 에스텔라의 사랑이 완성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현실이나 소설 속이나 쉽지 않구나. 이 책은 두 권으로 두께가 만만치 않지만, 고전 답지 않게 이야기가 술술 잘 읽힌단다. 나중에 너희들이 여유가 있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있고…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덴마크에 도착한 우리는 그 나라의 국왕과 왕비가 부엌 식탁 위에 놓인 안락의자에 높이 올라앉아 어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걷혀 가는 그 안개가 내게 보여 준 교교한 달빛이 광활하게 펼쳐지며 뻗어 나가는 모습 속에서, 나는 그녀와의 그 어떤 이별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내가 살았던 삶은 불행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산맥의 수많은 산들 사이에 우뚝 솟아 있는 고산처럼 그 모든 걱정거리들을 지배하듯 굽어보고 있던 한 가지 걱정거리는 내 시야에서 결코 사라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원인지 아직은 생겨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가 발각되었다는 공포감이 새롭게 찾아오는 바람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곤 했고, 밤이 되어 허버트가 귀가하는 발소리가 평소보다 더 빨라지면 두려움에 떨면서 혹시 그가 나쁜 소식이라는 날개를 달고 오는 건 아닌지 잔뜩 귀 기울이며 앉아 있곤 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이라든가 그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그보다 더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계속 그대로 돌며 지속되었다.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고, 끊임없이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에 빠져 사는 선고를 받은 셈이나 마찬가지였던 나는 보트의 노를 저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안간힘을 다해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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