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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 녹색평론 2025년 여름호
  • 녹색평론 편집부
  • 15,300원 (10%510)
  • 2025-06-09
  • : 1,295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3년여 만에 다시 정상 국가가 된 대한민국이 된 지 한 달여가 되었는데, 얼마 만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지 모르겠구나. 다시 정상 국가가 된 이후 첫 번째 출간된 녹색평론에서는 12.3 계엄령, 내란, 외한 사태를 뒤돌아보고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글들이 많이 실려 있단다. 내란에 대한 특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의혹으로 그쳤던 내용들이 하나하나 진실이 드러나는데, 작년에 잘못했으면 전쟁이 일어날 뻔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되더구나.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북한을 도발하여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는 것은 정말 놀랄 소식이었단다.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면 생각해낼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구나. 고작 0.7% 차이로 당선을 하고서는 무한 권력을 잡은 양, 마치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것 같은 양, 권력을 불법으로 휘두르는데 지난 3년간 정말 불안했단다. 반대 정치 세력을 탄압하는 것은 군사독재정권을 보는 듯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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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윤석열이 0.7% 차이로 근소하게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필자는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지지율이 낮은 윤석열 정권이 향후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세 가지 방식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첫째, 야권 및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에 대한 양보와 타협, 둘째, 정치적 능력이 있는 인물을 기용하여 중간층을 포섭, 셋째, 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야당 및 반대세력에 대한 일관된 탄압이다. 그러나 모두 실패할 것이며, 결국 북풍 또는 북한을 상대로 국지전을 일으키는 외환 방식에 의하여 정권을 유지하는 것 말고는 선택권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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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완용이 울고 갈 만큼의 친일 행보는 그의 국적이 대한민국이 맞나? 하는 의심을 사기도 했단다. 일본과 군사동맹을 강화한 것도 북한을 도발하여 군사충돌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했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정말 무식한 사람이 아닐 수 없구나. 저렇게 무식한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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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윤석열과 기시다 정권의 정치적 밀월관계는 캠프데이비드 공동선언(2023년 8월 18일)을 통해서, 한일 및 한미일의 포괄적 군사동맹 강화와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한국과 일본이 선봉에 서는 것으로 이어졌다. 미국일변도를 주장해온 아베의 외교 노선은 인도태평양전략과 캠프데이비드 공동선언을 통해서 동남아시아, 대만해협, 한반도에서 3개국 군사력의 동시 운용을 가능케 함으로써,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격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12.3 내란 외환 사태는 한미일 군사협력의 토대 위해서,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일어나면 미국과 일본이 언제든 적극적으로 개입, 지지해줄 것이라는 확신 위에서 준비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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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기저기 개혁의 목소리가 들려온단다. 누가 뭐라 해도 공무원이면서 막강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의 개혁이 우선시 되어야겠지만, 사법부 또한 개혁이 필요하단다. 이번에 대법원에서 판결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경악을 하지 않았니. 대법관이라는 사람들이 헌법에 근거한 판단이 아닌, 정치적인 개인 생각으로 판결을 내리는 것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말도 안 되더구나. 그렇게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 대해 아무로 조치도 할 수 없고 말이야. 뭔가 잘못되었는데, 그들 또한 이미 엄청난 카르텔을 갖고 있으니 이 또한 뜯어고치기가 쉽지 않겠구나.

헌법재판소는 이번에 그를 파면시키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도를 얻고 있지만, 우리가 파면의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헌법재판소도 잘 믿지 못하고 얼마나 마음을 조아렸니.. 9명에 불과한 헌법재판소 재판들에 의해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그런 헌법재판소 시스템도 합리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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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파면했다. 이 문장은 가슴 아프다. 왜 주어가 ‘국민’이 아닌가 하는 마음의 저항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을 맨손으로 막아내고 탄핵으로 이끈 것은 국민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모르는 이 없다. 광장정치의 힘을 보여준 쾌거였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파면 결정은 판사들의 손에 달린 일이었다. 나는 탄핵 판결을 들으면서 국민의 한 명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짜증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 허탈감, 새로운 정치를 만들고 싶은 열망과 그놈이 그놈이라는 걸 확인했을 때의 절망감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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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정상 궤도를 되찾고 있단다. 주식 시장도 활개를 띠면서, 국장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어깨를 으쓱하는 시절이 되었구나. 하지만 방심하지 말아야 한단다. 언론은 또 자세를 바꾸지 않고, 민주 정부를 깎아 내리려고 할 거야. 그리고 언제 어디서 새로운 악마가 출현할 지 모른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 들어선 정부는 좀더 국민의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란다. 아빠가 보기에는 지난 한 달 동안 하는 모습을 앞으로 쭉 유지하면 되지 않을까 싶구나. 그렇다면 다시 악마에게 정권을 내주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

 

1.

이번 정부는 정말 할 일이 많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각종 개혁들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들도 시급하단다. 기후 변화는 이제 현실이 되었단다. 작년 여름은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로 더운 여름이었는데, 올 여름은 이미 작년을 뛰어넘는 더위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단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영향으로 대형 산불이 늘어간다고 한다.

올 봄에 경북 지역에 큰 산불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잖아. 그런데, 이 책에서는 다른 주장을 했어. 큰 산불이 기후변화의 영향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림정책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이야. 그 증거로 일본이나 중국에는 큰 산불이 안 생기고, 심지어 2000년 이후로 산불 피해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말이야. 우리나라가 큰 산불이 일어나는 것은 산에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서 그렇다는구나. 실제로 올 봄에 큰 불이 난 경북지역은 금강송 등 소나무를 많이 심은 곳이라고 하는구나. 소나무에는 수분을 적게 갖고 있고, 송진이 기름처럼 불에 잘 붙는 성분이라서, 한번 불이 나면 끄기 어렵고 잘 번진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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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기후조건 및 기후변화 특징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10년간 대형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발생 건수 및 피해면적 또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기후변화가 극심해진 2000년 이후 오히려 산불피해는 급감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 산불, 특히 대형산불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 차이를 기후변화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산불을 키우는, 기후변화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것은 산림청이 얘기하지 않는 우리나라 대형산불 발생지역의 중요한 공통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울진, 삼척, 고성, 밀양, 합천, 홍성, 안동, 강릉 등과 올해 발생한 대참사 의성과 산청 산불 등 대형산불 발생지역은 모두 소나무 우점림에서 간벌과 ‘숲가꾸기 사업’이 집중된 곳이다. 분명 기후변화가 아닌, 제도적 행정적 개입의 결과로 변형된 ‘연료조건’을 최근 잦아진 대형산불의 원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산불이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인위적 개입의 부작용을 감추려는 수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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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는가. 활엽수림을 심으면 산불을 저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구나. 활엽수들은 잎과 가지가 큰데, 그 안에 수분 함량도 많다는구나. 그래서 불이 잘 붙지 않고 불이 붙어도 천천히 붙는다고 하네. 활엽수가 많은 산은 큰 산불이 잘 안 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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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한편, 소나무림과는 달리 활엽수림은 산불을 자연스럽게 저지하거나 완화하는 ‘방화선’ 역할을 한다. 참나무, 물푸레나무, 느티나무와 같은 활엽수는 잎과 가지에 수분 함량이 높고, 불이 잘 붙지 않으며, 불길이 옮겨붙더라도 천천히 연소된다. 이러한 특성은 산불의 확산 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진화 인력이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등 인위적 관리의 손길이 적은 국립공원 지역은 대형산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 활엽수림으로 전환되는 생태적 과정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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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자유주의 노선의 우파 세력들이 각국의 권력을 잡으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은 점점 뒷걸음치는 것 같아 안타깝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과 친환경에서니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났어. 그리고 중동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계속되는 전쟁도 결국은 화석 연료에 대한 패권 전쟁이라고 하는구나. 지난 정부의 우리나라도 기후 정책에 있어 퇴행적이었기 때문에 남 말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단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과 환경 정책에 힘을 쓴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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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반이민 반기후를 간판 정책으로 내세우는 극우정당의 부상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폐해가 기존의 세계질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 현실을 반영한다. 극우세력은 국가, 종교, 인종 같은 이데올로기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만, 그 깃발을 세우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자본주의경제라는 지지대가 필요하다. 유럽의 이런 상황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패권전쟁의 배후에는 자본주의경제와 극우 이데올로기의 위험한 밀월관계가 숨겨져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도한 퇴행적인 기후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화석연료에 기반한 제국주의적 세계질서와의 연관성을 물을 수 있다. 원전과 댐 건설이 최선의 기후위기 대응책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의 보수세력과 반이민 반기후를 표방하는 서구 극우세력을 관통하는 역사적 흐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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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2년 전 <녹색평론>의 출간을 재개하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사람들한테 ‘필요한’ 잡지를 만들고 싶었다.

책의 끝 문장: 그것은 지극히 어렵지만, 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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