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위키드 2권이야기를 해줄게. 부제는
<서쪽 마녀 이야기>란다. 위키드
시리즈가 모두 6권인데, 위키드 1권과 2권은 엘파바에 관한 이야기란다. 1권 이야기할 때도 이야기했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많이 각색되었기 때문에 원작 소설은 원작 소설 나름의 재미가 있더구나. 엘파바가 단순히 서쪽 마녀로만
기억되기에는, 진취적이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사회운동가의 활동이 더욱 돋보였단다. 1권에서도 보면, 동물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시즈 대학으로 돌아가지
않고 에메랄드 시에서 비밀조직에서 활동하면서 모담 모리블 암살을 준비 했었잖니. 그 거사가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야.
이제부터 <위키드> 2권의 이야기를 하긴 할 건데, 아빠의 기억력과 메모가 잘못되어 줄거리가 잘못된 부분도 있을 거야. 그걸
감안해서 들어주길 바란다.
…
2권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7년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엘파바는 수녀원에서 은둔하며 환자들을 돌보며 지냈단다. 모담 모리블의 암살 계획이 실패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엘파바는
불륜이긴 하지만, 자신의 연인이었던 피예로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단다. 이후 엘파바는 세인트글린다 수녀원에서 7년을 보내고, 리르라는 소년 한 명을 데리고, 길을 떠난다. 리르의 나이로 봐서는 엘파바의 아들로 추정되는데, 명확하게 엘파바의
아들이라고 지은이도, 엘파바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엘파바는 피예로의 죽음 소식을
그들의 가족에서 알려주기 위해 키아모코로 향한단다. 가는 길에 코끼리 여왕인 나스토야 여왕을 만나서
까마귀 세 마리를 선물 받고, 벌들과 킬리조이라고 부르는 개, 목숨을
살려준 원숭이 치스터리가 엘파바와 리르를 동행하게 된단다. 키아모코에 도착해서 엘파바는 피예로의 아내인
사리마를 만난다. 사리마는 다섯 명의 여동생과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어. 엘파바는 피예로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하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용서를 받으려고 했지만, 사리마는 듣지 않겠다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았단다. 그래서 나중에 사리마의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동생들도
언니에게 단단히 명령을 받았는지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했어. 사리마와 동생들도 피예로가 에메랄드 시에서
부적절한 일, 그러니까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
대상이 그린다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엘파바의 말을 막은 것 같았단다. 엘파바도 나중에 다시 기회 있을 때 사실을 이야기하려고 했단다. 사리마와 가족들은 엘파바와 리르를 환대해주었고 사이 좋게 지냈단다. 엘파바가
키아모코에 머물면서 사리마와 친해지고, 리르도 사리마의 아이들과 어울려 지냈단다.
1.
사리마의 아이들은 엘파바를 마녀
아줌마라고 불렀단다. 사리마의 아들 마넥이 장난으로 리르를 우물 속으로 들어가게 했는데, 그곳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마넥은 그 일을 어른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하루가 지나서야 리르는 발견되었어. 다행히 죽지 않고 깨어났고, 리르는 우물에 스스로 들어갔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엘파바는 마넥의 짓이라고 의심했단다. 엘파바가 마넥을
의심하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커다란 고드름이 마넥의 목에 떨어져 마넥은 고드름에 찔려
그만 죽고 말았단다.
키아모코에 엘파바의 유모가 찾아왔어. 이제 유모도 많이 늙으셨어. 유모는 고향인 먼치킨랜드의 소식도 전해주었어. 먼치킨랜드의 영주는 모계로 이어졌는데, 엘파바의 엄마가 돌아가시고
어린 엘파바와 네사로즈를 대신하여 엘파바의 아버지 프렉스가 맡고 있다가 딸들이 커서 영주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단다. 그러면 첫딸인 엘파바가 영주의 일순위였지만, 엘파바가 잠적하였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먼치킨랜드의 영주는 네사로즈가 맡게 되었단다. 네라로즈는 오즈로부터
먼치킨랜드를 분리 독립하려고 했단다.
…
어느날 군대들이 키아모코에 몰려와
숙영을 하게 되었어. 엘파바는 그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것을 반대했지만,
사리마는 그들도 손님이라면서 머무르게 했단다.
…
사리마의 딸 노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날 엘파바의 빗자루를 가지고 청소를 하다가 빗자루가 날아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녔단다.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엘파바도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단다. 그
빗자루를 수녀원에서 야클이라는 하는 노수녀로부터 받은 거야. 엘파바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것을
연습했단다. 처음에는 제어가 잘 안되었어.
점점 연습을 하니 빗자루를 제어하면서
날 수 있게 되었단다.
….
어느날 아버지 프렉스로부터 연락이
와서 아버지를 찾아갔단다. 빗자루를 타고 십 수 년 만에 고향인 먼치킨랜드에 찾아갔단다. 아버지를 만났는데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네사로즈가 위험한 시도를
한다면서 엘파바에게 네사로즈를 도와 주라고 이야기했어. 엘파바는 네사로즈도 십 수 년 만에 다시 만났단다. 네사로즈는 다리가 불편하여 설 수 없었는데, 아버지가 준 보석구두에
그린다가 마법을 걸어 주었는데, 그 보석구두를 신고 이제 설 수 있게 되었단다. 네사로즈도 언니와 다시 만난 것에 기뻐했지만, 먼치킨랜드 독립이라는
자신의 뜻을 굳히지는 않았어. 네사로즈는 자신이 죽으면 보석구두는 언니에게 주겠다고 했단다. 네사로즈가 시민들의 뜻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통치를 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네사로즈를 동쪽의 사악한 마녀라고 불렀어.
....
먼치킨랜드에서 동생의 뜻을 굽히도록
설득하지 못한 엘파바는 다시 키아모코로 돌아왔단다. 그런데 유모와 리르를 빼고는 모두 사라져버렸어. 군대가 사리마와 가족들을 끌고 갔다고 했어. 엘파바가 그들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단다. 엘파바는 키아모코에서
유모와 리르와 동물들과 지내게 되었단다.
2.
또 7년이 흘렀어. 키아모코에서 지내고 있는 엘파바를 사람들은 서쪽 마녀라고
불렀어. 어느 날 먼치킨랜들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졌단다. 동생
네사로즈가 죽었다는 거야. 회오리 바람과 함께 날아온 집에 깔려 죽었다는 아주 허망한 소식이었단다. 이 부분부터는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와 많이 중첩이 되는데, 두 이야기가 크로스되어 더
재미있었단다. 엘파바도 네사로즈의 장례식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그린다를 만났단다.
그린다가 그곳에 온 이유는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였어. 네사로즈의 유품인 보석구두가 있었는데, 그린다는
그 보석구두가 먼치킨랜드에 있으면 분쟁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여 도로시에게 주고 도로시를 에메랄드 시로 보냈다고 했어. 엘파바는 그 구두는 자신의 것이라고 했어. 네사로즈가 7년 전에 이야기했다고.. 자신이 먼저 죽으면 보석구두는 언니가 가지라고
말이야. 엘파바는 도로시를 쫓기 위해 에메랄드 시로 향했단다. 에메랄드
시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게 되고, 뜻밖에도 사리마의 딸 노르가 오즈의 마법사에게 잡혀 있었어. 엘파바는 노를 구하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말았단다.
엘파바는 시즈 대학에 아직 마담
모리블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키아모코로 돌아가기 전에 시즈 대학에 들렀단다. 십 수 년 전에 죽이지 못한 마담 모리블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마담
모리블을 만나기는 했는데, 마담 모리블은 엘파바를 만나기 불과 몇 분 전에 죽고 말았단다. 엘파바는 자신이 마담 모리블의 목숨을 끊지 못한 것에 억울해하며 이미 죽은 마담 모리블을 트로피로 내려쳤단다. 그리고는 자신이 마담 모리블을 죽였다는 소문을 내기도 했어. 엘파바에게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이성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기도 했어.
…
키아모코에 돌아온 엘파바… 얼마 후에 도로시와 친구들이 자신이 죽이러 온다는 소문을 접했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엘파바는 피예로가 죽지 않고 않고 허수아비로 변장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단다. 그래서 엘파바는 그들이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소문을 듣고도 피예로를 만날 생각에 그들을 빨리 환대하려고 했단다. 그래서 그들을 안내해줄 개들을 보냈는데, 도로시 일행은 개들이 자신을
죽이러 오는 줄 알고 그 개들을 죽였단다. 까마귀들과 꿀벌들을 보냈을 때도 마찬가지로 도로시 일행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줄 알고 모두 죽였단다. 꿀벌들이 도로시 일행에게 올 때 허수아비는 자신의 몸을
모두 해체하여 막아냈는데, 이것을 엘파바가 모두 지켜보고 허수아비가 피예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크게 실망을 했단다.
도로시 일행은 결국 성에 도착을
했단다. 도로시는 엘파바를 보자마자 사과를 했어. 자신과
함께 날아온 집에 의해 본의 아니게 동생 네사로즈가 죽었다고 하면서 자신은 이곳에 용서를 구하러 온 것이라고 했단다. 하지만 엘파바는 흥분하여 빗자루에 불을 붙여 도로시 일행을 위협했는데, 잘못하여
그 불이 엘파바의 옷에 붙고 말았어. 이 때 도로시는 그 불을 꺼서 엘파바를 구해주려고, 양동이의 물을 엘파바에게 끼얹었어. 그래서 불이 꺼지긴 했는데, 엘파바도 그 물에 그만 녹아서 사라지고 말았단다. 엘파바에게 최대의
적이 물이었다는 것을 도로시가 몰랐던 거야. 그래서 허망하게 서쪽 마녀 엘파바도 죽고 말았단다.
…
도로시는 의도치 않게 동쪽 마녀와
서쪽 마녀를 모두 죽이게 되었어. 엘파바의 소유물인 초록색 약병을 들고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갔단다. 그 초록색 약병을 보고 오즈의 마법사는 깜짝 놀랐단다. 그것은 자기
것이었어. 그러니까 엘파바는 바로 오즈의 마법사의 딸이었던 거야. 하지만
너무 늦게 알아버렸구나… 얼마 후 오즈이 마법사는 오즈를 떠났단다. 그리고
얼마 후 도로시도 오즈에서 사라지고 소문만 무성하게 남았다고 하는구나.
…
여기까지가 <위키드> 2권의 이야기란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이 책을 읽은 지 두어 주 지나서 일부
잘못된 기억력으로 적은 부분도 있을 거야. 나중에 너희들이 읽으면서 아빠가 잘못 기억하는 부분을 알려
주길 바래. 아빠가 소설 <위키드>를 읽은 것이 뮤지컬 영화 <위키드> 2편을 기다리면서 원작 소설을 읽는 재미로 읽은 것인데, 몇
번 이야기했듯이 각색이 많이 되어 등장인물만 같은 다른 이야기를 읽은 기분이구나. 나중에 영화 <위키드> 2편을 볼 때 소설과 어떻게 다른지 구별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구나.
…
<위키드> 3권의
부제를 슬쩍 봤더니 <리르 이야기>더구나. 리르는 엘파바의 아들로 강력하게 추정되는 소년이었는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조만간 이야기를 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7년차 수녀가 떠나던 날, 버사 수녀는 품에서 큼직한 쇠로 된 열쇠를 꺼내어 창고 문을 열었다.
책의 끝 문장: “아직 못 나왔어.”
"그리고 여자 애들한테는 차가운 분노가 있어야 해요. 여자 아이들은 싸늘하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 사그라지지 않는 원한, 용서하지 않는 재능과 협상을 회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무슨 얘기를 할 때는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그건 세상에서 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살아야 하는 데 대한 보상이에요. 남자에게 맞서 싸움을 해 이기면 자기 방식대로 계속 가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거죠. 여자한테 맞서면 온 우주가 다시 한번 다 바뀌어요. 왜냐하면 차가운 분노는 멸시와 모욕에 관한 한 어떤 문제에서든 언제까지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계를 풀지 않는 법이니까요." 사리마는 피예로에 대해, 리르에 대해 입 밖에 내지 않는 비난을 던지며 엘파바를 쏘아보았다.- P115
"약에 대한 진실은 여러분이 말한 것 중 그 어느 것도 아니야. 당신들은 악의 한쪽 면, 즉 인간적인 면만 발견했어. 영속적인 면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니면 그 반대이든가. 옛날 속담 같은 거지. 껍데기 속의 용이 어떻게 생겼을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지. 보려고 껍데기를 깨는 순간 용은 더 이상 껍데기 속에 없을 테니까. 악의 본질은 비밀스러움이기 때문에, 이 질문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어."- P257
종교라는 꼬챙이가 몸 전체를 꿰뚫고 있다면, 움직일 때마다 의식할 것이다. 그런 사람의 정신적, 도덕적 체계에서 종교라는 언월도를 뽑아낸다면 제대로 서 있기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초원의 하마가 섬유질의 소화를 돕는 유독한 작은 미생물들을 몸속에 품어야 하듯이 인간도 종교를 품어야 하는 것일까? 종교를 벗어 버린 사람들의 역사는 종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설득력 있게 와 닿지 않는다. 그 진부하고 아이러니한 종교란 그 자체로 필요악인가?- P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