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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118-119)

포오셔 :

자비의 본질은 강압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마치 하늘에서 대지 위로 내리는

고마운 비와 같습니다. 이것은 이중의 축복으로

베푸는 자와 받는 자를 동시에 축복해줍니다.

이것은 가장 위력 있는 것 중에서도 가장 위력이 있습니다.

이것은 왕좌에 오른 임금을 왕관보다 더욱

임금답게 해줍니다. 임금의 홀은

지상 권력의 상징이며 위풍과 존엄의 표지로

거기에는 임금의 위엄과 황공함이 깃들어 있지만

자비는 그 홀이 상징하는 위력을 초월하여

임금의 가슴속 옥좌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하느님께서 친히 지니신 덕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자비심을 발휘하여 처벌을 완화시킬 때에

지상의 권세는 비로소 하느님의 권세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대인이여, 비록 당신이 요구하는

심판이 정당한 것이기는 하나, 이 점을 고려해보시오.

즉, 심판하여 처벌하는 것만을 고집한다면

누구도 구원받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도 자비를 위하여 기도드리며, 이 기도는

또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한 것은 당신이 집요하게 요구하는

처벌에 대한 주장을 완화시키는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당신이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엄격한 베니스 법정은 필연적으로 저 상인에게는

불리한 판결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2-123)

앤토니오 :

별로요. 마음의 무장이, 그것도 단단히 되어 있습니다.

비싸니오, 자네의 손을 한번 만져보세. 잘 있게.

내가 자네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다고 슬퍼하지는 말게.

이번 일에서 행운의 여신이 관례를 벗어나 내게 친절을

베푸는 것 같으니 말일세. 그 여신의 변합없는 습관은

파산 후에도 그 비참한 사람의 목숨을 부지시켜서

움푹 들어간 눈과 주름살이 진 이마를 하고 빈곤한 노년을

체험토록 하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참한 고행으로부터 나를 끊어냈네.

존경하는 자네의 아내에게 안부 전해주게.

그리고 엔토니오의 최후의 과정도 얘기해주게.

내가 자네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얘기하고 죽음에 임하여

내가 어떻게 했는가도 잘 말해주기 바라네.

이 이야기를 다 해준 후에 부인에게 판단을 부탁해보게.

바싸니오에게 한때 진정한 친구가 있었는지 여부를.

만약 자네가 친구를 잃게 된 것을 서러워해주기만 한다면

그대의 빚을 갚은 그 사람도 결코 후회가 없을 걸세.

이 유대인이 칼을 깊숙이 넣어서 살을 베기만 하면

나는 곧 내 심장 전부로 빚을 갚게 될 테니 말일세.

 

(141)

포오셔 :

경쟁자가 없을 때는 까마귀의 소리도

종달새 소리만큼 아름다운 법이며,

두견새라 할지라도 거위들이 제각기

꽥꽥거리는 대낮에 운다면 굴뚝새보다

훌륭한 음악가라고 생각되지 않을 거야.

세상만사는 적당한 때와 장소가 조화를 이룰 때 행해져야

비로서 정당한 칭찬을 받으며 완벽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조용히! 달님이 엔디미온과 함께 잠들어

깨려고도 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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