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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님의 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에게 배움이란 늘 즐거움 같은 것이었는데,그 즐거움 역시 생각보다 빠르게 그 의미를 잃어갔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각종 예체능 학원을 하나둘 그만두게 되었고, 그 빈자리는 주요 과목이라 불리는 수업들로 꽉꽉 채워졌다. (-23-)



어쩌면 누군가는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겠다면서 , 목표는 여전히 의대인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정말 내가 원하는 길이 맞을까?' 하고. (-55-)



한 명 한 명의 반짝반짝한 '기대'는 당사자에게 무거운 부담이 되곤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무거운 짐을 지우기 위해 초롱초롱한 기대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103-)



그렇게 한국에서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이 주는 먹이를 열심히 받아먹으며 자라났다. 옆을 보면 전교 1등이라는 타이틀을 단 채 새장 안에서 날아다니는 친구들도 있었다.나 역시 그들처럼 '칭찬과 인정이라는 먹이를 갈구한 끝에 어느 덕 등수에 목 매고 있었고, 우리는 그렇게 십여년 의 긴 시간 동안 새장 속에서 길들여진 채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163-)



책 『카나리아의 날갯짓』은 자가 조영서, 이지호,유다인 세사람의 공저다. 의대생이며, 학창 시절 전교 최상위권에 놀았던 아이들이다. '공부 잘하는 에쁜 띨'이라는 수식어 뒤에, 전교 1등을 한 것에 대한 기쁨보다는 기대감과 당연함, 외로움과 불안을 읽을 수 있다. 그건 중위권 학생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그런 불안과 외로움이다. 문제 하나 틀려서 운명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치열하게 공부하여야 했고, 학교에서,시험을 볼 때면, 틀린 문제는 열 손가락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난 공부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너는 당연히 의대에 가야지' 라는 말은 당사자가 생각하는 것과 밖에서 보는 것은 너무나 달랐다.문제 하나 틀려서, 원하는 의대에 입학하지 못해서,재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매번 반복될 때면, 재수생이 삼수생이 되고,삼수생이 사수생이 된다. 세월을 허비하게 되고,원하는 의대애 압학하지 못한다는 것은 끔찍스러운 공포이자 불안이었다.



돌이켜 보면 외사촌도 비슷했다. 외갓집에 가면, 눈에 보였던 상장들을 보면,세 명의 저자처럼 의대는 아니더라도, 서울대는 꼭 갈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인서울대 입학이었지만, 서울대 입학은 실패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가족 뿐만 아니라, 친인척들에게 큰 기대를 품게 된다.당연히 의대생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학생으로서,느껴야 하는 중압감은 공부 스트레스의 끝판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전교1등,반1등을 해본 작가 조영서와 반 3등을 했던 이지호,두 사람의 학교에서의 입장 차이를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의대를 나온다는 것은 학생에게도 자라이며, 선생님에게도 자랑이다.그러나 그것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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