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피노키오와 자라지 않는 세상에서 무럭무럭 커지는 aaa, 자기증식 드라이브를 썼었다. 당시 썼던 글을 찾아내 캡쳐도구를 사용해서 자기증식을 해봤다. 피노키오는 꼭두각시 인형이지만 역경을 이겨내 훌륭한 소년이 된다. 목수인 제페토가 정성으로 빚은 까닭에 때로는 아담의 은유로 받아들여지기 한다. 인간 소년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힌 사회적 약속은 피노키오를 진짜-사실이 되도록 한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란다. 증식한다. 나는 늘 자기증식이란 이런 것이라고 무릎을 치곤 했다. 하얀 거짓말, 분홍 거짓말, 검은 거짓말 등 많은 거짓말은 선함과 약함의 구속과 충돌지점을 표시할 뿐 도덕적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아감벤이 <피노키오의 모험>의 인형은 사람도, 가면도 아닌 '어떻게'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피노키를 통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생명철학자 아감벤은 벌거벗은 생명을 통해 알려진 정치철학자다. 피노키오가 마지막에 내뱉은 말을 자꾸 되풀이한다. “꼭두각시였을 때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는지.”
소개말 중에서) "더 나아가 아감벤은 말한다. 동화이길 거부하지만 동화스러운 이 이야기는 하이브리드 문학의 전형이라고. 세상에 ‘내던져진’ 나무토막이 그 본성에 어긋나는 근대 질서와 규약, 제도를 거부하고, 꿈속의 꿈 이야기로 마무리되면서, 인간성에 대해 되묻는다고. 언제나 놀라운 메시지를 던지는 사상가 아감벤은 이번 책을 통해 인간의 조건을 ‘문학적’으로 통찰한다.
~ 아감벤은 인간 내면에 야생성, 동물성, 인간성이 있는데 섞여 있지 않고 접촉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이 야생으로부터 동물로, 그리고 현재 모습의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피노키오가 그렇듯 변한 적이 없다고 역설한다. 그런 의미에서 꼭두각시가 인간이 된 적은 없는, 둘이 분리된 채 끝나는 피노키오 서사는, 인간을 정의하는 근대성이라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거나 혹은 오작동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언제나 그렇듯 ‘생명철학자’ 아감벤만이 전할 수 있는 놀랍고 충격적인 메시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