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찬쉐라는 작가를 들어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중국소설은 상대적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혹시 있었다고 해도 찬쉐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질 않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래된 뜬구름』은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라든가 아니면 해외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중국 여성 작가라든가 하는 식의 표현 이외에 오히려 작품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에서 끌리게 된 책이다.
표지부터가 굉장히 독특하다. 나비와 쥐라니... 게다가 표지 가득 채운 도자기에는 특이하게도 쥐가 그려져 있다. 도자기에 쥐가 그려진 경우는 본 적이 없어서인지 문득 이런 도자기가 실제로 있는 건가 아니면 이 또한 창작된 스토리를 위한 하나의 장치인가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러가지 생각과 궁금증을 안고 펼쳐 본 이 작품은 역시나 독특한 분위기이고 이 작품이 현재의 찬쉐 문학 세계의 도입부라고 할 정도의 초기작이라면 다른 작품들에선 이런 분위기가 더욱 강화된 것인가 싶어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작품 속 이야기는 이웃한 부부와 이 사람들을 둘러싼 이웃들의 이야기가 일상적으로 펼쳐지기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한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도입부부터 묘하다. 부부가 사는 집 앞에 있는 한 그루의 닥나무, 그리고 여기에서 떨어진 꽃, 이 꽃을 밟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이웃 사람...
이렇게 작품 속 인물들은 묘하게도 다른 사람이 자신이 지켜보진 않는가 싶어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은 다른 사람을 지켜본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서로가 서로를 감시 내지는 지켜보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하기에 누군가도 자신을 그렇게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합리적으로 들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감시와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각자의 삶 또한 다소 기괴하게 그려진다. 이 사람들 뭐지 싶다. 어디 가둬두고 단체로 심리 실험을 관찰하나 싶을 정도로 평범하지 않은 각자 개인의 삶은 독자들이 지켜보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사람들 굉장히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갈수록 이 사람들은 돼 이런 삶을 사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데 그들 자신이 상식적인 선을 벗어나고 보통의 삶과는 괴리된 삶을 살면서 남들이 그런 자신의 삶을 관여하지 않길 바라는 것 같지만 동시에 타인의 그런 삶에선 반기를 들거나 그들의 세계에서 끄집어 내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약간 난해하면서도 크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확실히 독특하고도 기묘한 작품이다. 이것이 작가의 초기작이라면 그래서 만약 이후의 작품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좀더 다듬어진 상태에서의 진화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최근의 작품들은 어떨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