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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댁의 서재
  • 빨간 초와 인어 (일본어 + 한국어)
  • 오가와 미메이
  • 10,800원 (10%600)
  • 2025-01-23
  • : 645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어를 독학하면 문법, 회화, 어휘 책을 이리저리 혼자 골라야한다. 그리고 학습이 아닌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 동화나 노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언어를 익히려 노력한다. 일본어를 쓰다보면 필사 욕심이 생기는데, 쉽고 분량이 짧은 동화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책은 세 편의 동화인 '금빛 굴렁쇠', '어느 공의 일생', '빨간초와 인어'로 되어있다. 각 작품마다 작품 소개와 학습 포인트를 초반에 설명하고, 왼쪽에 일본어, 오른쪽에 필사할 공간을 두었다. 본문에는 한자에 후리가나를 달았고, 번역과 어휘 정리까지 되어 있어서 이 책 한 권이면 혼자 공부하기에 좋다.

저자 오가와 미메이(1882-19610는 1,200편의 동화를 발표한 동화작가이다. 일본의 안데르센이자 근대 아동문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1991년 오가와 미메이 문학상이 만들어져 동화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역자는 서문에서 성인이 되어 일본어를 배운 사람은 대학에서 토론까지 할 정도이지만, 정작 '수세미'처럼 일상에서 쓰는 말은 모른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기본 어휘가 담긴 동화책 읽기를 강조한다. 일상 생활 용어나, 의성어, 의태어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고는 유창하게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동화는 이런 기본 어휘를 반복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필사를 통해 어휘 뿐 아니라 문법과 일본 문화도 익힐 수 있다.

세 편의 동화는 각각의 매력이 있다. '금빛 굴렁쇠'는 병으로 누워있는 소년 다로가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가는 소년과 친구가 되고 싶어했는데 죽어버린다. 느닷없는 결말에 놀라 생각해보니 아픈 아이가 본 것이 환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느 공의 일생'은 축구공이 주인공이다.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치여, 상처입으며 사는 것이 힘들자, 구름의 도움으로 하늘로 올라간다. 그러나 다시 아이들과 뒹굴기를 바라며 내려온다. 공은 그렇게 늙어 결국 버려진다. 조금 쓸쓸하다. '빨간초와 인어'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인어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신사 아래에서 초를 파는 노부부에게 맡긴다. 아이가 자라나 초에 그린 그리자 노부부는 부자가 된다. 결국 더 많은 돈을 별려고 아이를 팔아버린다. 아이는 팔려 가기 전 초를 빨갛게 칠하고, 이 초를 사간 인어 엄마는 신사에 이 초를 켤 때마다 폭풍우가 배를 전복시켜버리고, 그 마을은 망해버린다. 무섭고 으스스하다. 세 이야기는 어른을 위한 이야기로도 손색이 없다.

가장 필사하기에 좋았던 작품은 두 번째 동화인 '어느 공의 일생'이다. 비교적 대화체도 많고, 어휘도 쉽고 내용도 해피엔딩이다. '금빛 굴렁쇠'와 '빨간초와 인어'는 비극으로 끝나고, 특히 '빨간초와 인어'는 한자도 많고 분량도 조금 긴 편이다. 세 작품 모두 일본의 초등학교 저학년이 혼자 읽기에는 힘들어보인다. 일본어 학습자도 중급은 되어야 읽을 만하겠다.

세나북스의 일본어 필사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아쉬운 점은 원어민 녹음 파일이 없다는 것이다. 후리가나가 있지만 문장내에서 단어의 발음 뿐 아니라 인토네이션을 익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본문을 문법적으로 이해한 후에 원어민이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따라 읽으면 일본어 능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데 아쉽다.

100여 쪽의 얇은 책에 세 편의 동화를 담아 지루하지 않게, 또 부담없이 필사하기에 좋은 책이다. 내용도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그리 유치하지 않아서 성인 학습자에게도 좋다. 여러 쉬운 책을 많이 읽고 쓰다보면 기본 단어가 탄탄하게 갖춰져서, 어른 책으로 넘어갈 때 수월해질 것이다. 일본어를 독학하는 중급학습자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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