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위한 일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을 위해, 혹은 손님을 위해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고 완성시키는 요리에는 정성과 맛이 담겨있다. 그런 요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어떠할까.

몇 년전부터 셰프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사실 식당에 가면 음식의 맛이나 질에 치중하게 되지 셰프를 본 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퍼포먼스를 곁들인 셰프들의 요리과정이나 입담같은 것들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유명셰프의 식당에는 몇 년씩 예약이 걸려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예약을 꿈도 꾸지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쓰는 작업도 요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어떤 글을 쓸 것인가를 생각하고 구성하고 배치를 하는 작업은 밑작업에 해당할 것 같고 자신의 머리속에 들은 이야기를 꺼내 옮겨 쓰는 일은 요리를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읽는내내 저자가 요리를 하는 장면이 떠오르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가 짐작되었다.

셰프들이 잔뜩 등장해서 요리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을 지나가는 정도로만 봐서 어떤 셰프가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정도의 프로그램에 불려나간 요리사라면 나름 재능도 출중하고 인정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역시 일본의 요리학교를 나와 자신의 식당까지 운영한 경험을 지닌 요리사다. 술을 좋아하고 특히 안주는 더 좋아하고 자신만의 고집이 확실한 사람임이 느껴진다. 그런 고집이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하고 손님들에게 인정받는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대개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도 다 잘한다.
몸으로 하는 노동까지도 일머리가 필요한 법이다. 재료를 선정하고 손질하고 마지막 그릇에 올리는 순간까지가 셰프의 머리에서 이미 그려져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 창의성과 성실성이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에 공감하게 된다.
'식객'에 나오는 진수나 미스터초밥왕처럼 요리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사람도 있겠지만 꾸준히 연구하고 정성을 들이는 사람들의 요리가 훨씬 건강한 요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책을 쓸 정도로 많은 책을 읽은 요리사같아서 그의 요리를 먹어보지 않았지만 든든한 마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