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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의 <종의 기원>




 흔적 기관들은 어떤 단어에서 철자는 남아 있지만 묵음이 되어 버린 글자에 비유할 수 있다. 이때 그 글자는 단어의 어원을 찾는 데는 유용한 실마리가 된다. 변화를 동반한 계승이라는 시각에서 우리는 흔적 상태, 불완전한 상태, 그리고 쓸모가 없는 상태로 있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라진 기관들의 존재가, 몰랐던 난제를 제시하기는커녕 대물림의 법칙으로 설명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설명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창조 원리로 보면 확실히 불가능한 일이다. -p607


 흔적 기관을 철자의 묵음에 비유한 표현이 멋집니다. 흔적 기관은 창조 원리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종의 기원>을 다 읽지 않더라도 요약 및 결론은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14장 요약 및 결론의 글들입니다.


 복잡한 기관과 본능이, 인간의 이성과 유사하면서도 더 우월한 어떤 방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소유한 개체에게 이로운 수많은 미세한 변이들이 축적됨으로써 완벽해진다는 것을 믿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나도 어려워 보였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런 어려움이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 보였을지라도, 다음에 제시할 몇 가지 명제들을 인정한다면 그리 진정한 어려움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명제란 바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즉 현재 존재하는 것이든 존재했던 것이든 간에 어떤 기관 또는 본능이 완성되는 데는 점진적인 변화의 단계가 있고 그 단계들은 그것에 이익이 된다고 여겨진다는 점, 모든 기관과 본능은 아주 경미한 정도이기는 해도 변이할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유리한 구조나 본능의 변화가 보존되도록 이끄는 생존 투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러한 명제들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박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p614 


 진화론의 정수입니다.



 유추를 통해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즉 모든 동식물들이 어떤 하나의 원형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추라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지침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화학적 조성에서나 밑씨, 세포 구조, 그리고 성장 및 생식의 법칙 등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 우리는 심지어 똑같은 독성분이 동물이나 식물에 유사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 혹은 어리상수리혹벌에 의해 분비된 독이 야생 장미나 오크나무에 기형적인 성장을 초래한다는 점 등 매우 사소한 경우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유추를 통해 나는 아마도 지구에서 살았던 모든 유기체는 처음으로 생명력을 가지게 된 어떤 하나의 원시 형태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p643 


 상대성이론에서 빅뱅을 추론할 수 있었듯이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모든 생명체의 기원이 있었을 것임을 추론합니다. 



 먼 미래에는 더욱더 중요한 연구 분야가 개척될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심리학은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정신적인 힘이나 역량이 필연적으로 획득된다는 새로운 토대에 근거해 그 기초가 세워질 것이다. 또 인류의 기원이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서광이 비칠 것이다. -p648


 과거를 통해 판단해 보건대, 우리는 현존하는 종들 가운데 먼 미래에까지 변하지 않은 유사성을 전승해 줄 종은 단 하나도 없다고 추론해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현재 살아 있는 종들 중 극소수만이 매우 먼 미래에까지도 그 자손을 퍼뜨릴 것이다. -p648


 다윈은 진화심리학이 대두할 것을 예측했습니다. 인간의 심리도 진화의 법칙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정말 14장은 버릴 문장들이 없습니다.


 아래는 <종의 기원>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고, 덤불에서 노래하는 새들과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는 곤충들 그리고 축축한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들로 가득 차 있는 뒤얽힌 둑을 지긋이 관찰해 보면 참으로 흥미롭다. 또한 서로 너무나도 다르고,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 정교하게 구성된 이런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법칙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법칙들은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번식을 동반한 성장, 번식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는 대물림, 외부적 생활 조건의 직간접적인 작용과 사용 및 불용에 의한 가변성, 생존 투쟁을 초래하는 높은 개체 증가율, 자연 선택의 결과로 나타난 형질 분기와 덜 개량된 형태들의 멸절을 포함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대상인 고등 동물은 이 법칙들의 직접적 결과물로서 자연의 전쟁 및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탄생한 것들이다. 처음에 몇몇 또는 하나의 형태로 숨결이 불어넣어진 생명이 불편의 중력 법칙에 따라 이 행성이 회전하는 동안 여러 가지 힘을 통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p650


 마지막 문장은 특히 명문입니다.


  

 <종의 기원>을 다 읽어서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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