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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에 빚을 져서
예소연 (지은이) 현대문학 2025-01-25, 148쪽, 소설

🎗그 어떤 사고에 대해서 사실은 또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쉽게 말할 수 있고, 혹은 기억에서 이제 잊히기도 한다. 그 기억들을 잊지 않기 위해 나오는 작품들 덕분에 기억할 수 있다는 게 고맙고 미안하고, 조금 다행이다. 제목 ‘영원에 빚을 져서’에서 영원토록 빚을 졌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빚을 졌다. 그래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 낭독을 마치고 든 생각이었다.

🎗 마지막이 갑자기 끝난다. 뭔가 정확하게 맺음을 맺는 것보다, 독자 스스로 대답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게 작가의 의도인 듯 하고, 그게 이 소설에는 조금 더 어울리는 결말로 보인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의 힘을 느꼈다. 소설의 힘은 소설 같지 않고 현실을 마주하는 느낌. 이런 무심한 나조차도, 이런 냉정한 나조차도 ‘그 정도’까지는 가게 해 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가 책의 결말을 그렇게 내는 순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 소설은 내게 묻는다. 이해하는 것과 가늠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 걸까? 가늠하는 건 어려운 일. 대상을 관찰해야 한다. 관찰하다 보면 연민이 생기고 사랑하게 된다. 이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결의 질문을 이전에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 이해와 공감과 연민은 어떻게 다른 걸까. 책은 <작품해설>에서 또 다시 묻는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과 어떤 관계를 돌아보는 일, 그리고 참사를 기억하는 일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이 질문을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내게 묻는다. 그리고 쉽지 않은 대답을 준비해 본다.


🎗 나누고 싶은 구절들

🌱 문제에도 충위가 있는 법이다. 어떤 사소한 문 제는 나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으며 어떤 대 단한 문제는 나의 마음에 티끌 하나 묻히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12p

🌱 이해하는 것과 가늠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20대를 훌쩍 지나 30대가 되어버린 석이가 이전과 어떻게 다른 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결정을 내렸을지 이해하려 애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65p

🌱 저한테 그런 말을 했거든요. 때때로 잊히지 않는 것이 바로 영원이라고.
66p

🌱 그러니까 기억을 추적하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그 고통 너머에 존재하는 희미한 마음이 있다. 건너보는 마음, 살펴보는 마음, 그 기억을 안고 내일을 살기 위해 다짐하는 마음들. 
69p

🌱 ˝나는 슬픔을 믿을 거야.˝
처량하고 처절하고 절실한 것들을 믿을 거야.
113p

🌱 한 사람의 궤적이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라고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의 궤적은 온 사람의 궤적이되고 그 궤적은 종내 알 수 없는 문양을 한 채로 우리 모두를 잡아끈다. 나는 지금 그 궤적의 현장을바라보고 있었다.
123p


#문학을낭독하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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