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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님의 서재

"정말 너무하시네요. 제가 래리를 남자나 밝히는 막돼먹은 여자한테 넘겨주려고 모든 걸 포기한 줄 아세요?"
"왜 네가 모든 걸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단지 래리의 앞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그를 놓아줬으니까요."
"거짓말은 그만두라구, 이사벨. 네가 래리를 포기한 건 다이아몬드와 모피 코트 때문이었잖아."
- P343
증오의 빛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가 덧붙였다.
"선생님 정말 나쁜 분이에요."
여자를 설득하기란 너무도 쉽다. 진실만 말하면 되니까.
"가끔은 선생님을 정말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요."
- P345
"미국을 떠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죽음을 코앞에 둔 노인이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몹시 서글퍼졌다. 충격적이기도했 지만 동시에 견딜 수 없을 만큼 그가 애처로웠다.
- P380
제가 우습게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적의를 갖거나 싫어할 수는 없는, 그런 다정함 같은 게 배어 있었죠. 
- P414
새벽에아름다웠던 장미가 정오에 그 아름다움을 잃는다고 해도 그것이 새벽에 가졌던 아름다움은 실제로 존재했던 거잖아요. 이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 P459
 이생의 업(業)을 모두 이루고 나면 더 이상 윤회해선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자 당혹스럽더군요. 저는 몇 번이고 다시 살고 싶었죠. 어떤 종류의 삶이든, 아무리 많은 고통과 슬픔이 따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끝없이 환생을 거듭해야만 제가 갈망하는 모든 것들, 저의 정력과 호기심 등을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 P460
"래리, 자네가 이 기나긴 모험을 시작한 건 결국 악이라는문제 때문이었지. 자네를 재촉한 건 바로 악의 문제였어. 지금까지 긴 얘기를 들었지만 그 해답을 찾았다는 얘긴 없었던 것같군."
- P461
우리 미국인들은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더 이상주의적인 사람들입니다. 엉뚱한 것에 대해 이상을 세웠다는 생각이들긴 하지만요. 저는 인간이 세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상이 자기완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P464
작가는 열과 성을 다해 몇 달에 걸쳐 책 한 권을 완성하는데, 독자는 이 세상에 할 일이 하나도 없어질 때까지 그 책을아무 데나 놓아둔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졌다.
- P491
그녀가 얼마나 허망하고 부질없는 희망을 품고 있었는지, 내가 전한 소식이 산산이 부숴 놓은 그 희망이 무엇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이따금씩 그를 만나면서 적어도 그가 자신의 세상에 속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그녀에겐 얄팍한 유대의 끈이 되어 왔다는 정도만 막연하게 짐작할 뿐이었다. 그런 유대의 끈을 마침내 끊어 버림으로써 그는 그녀에게 영원한 이별을 통보한 것이다. 지금 그녀를 괴롭히는 헛된 후회가 과연 무엇인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 P499
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어떤 식으로든 유명해지는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행로를 따르며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사는 데 만족할 것이다. 그는 겸손한 성격 때문에 자신을 타의모범으로 내세우진 않을 것이다. 다만, 적절한 때가 되면 나방이 촛불에 모여들 듯 확신 없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그에게 이끌릴 거라고, 그리하여 궁극적인 만족은 오직 정신적인 삶을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는 자신의 믿음을 함께 나눌 거라고,
- P514
그러곤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내 의도와는 달리, 이 글이 일종의 성공담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등장시킨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 원하는 바를 얻지 않았는가? 엘리엇은 사교계에서 명성을, 이사벨은 막대한 재산을 확보하여 활동적이고 교양 있는 지역사회에서 확실한 지위를 얻었으며, 그레이는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직업과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하여 6시에 나설 수 있는 사무실을 얻었다. 수잔 루비에는 안정을, 소피는 죽음을, 래리는 행복을 얻었다. 
- P515
미리 말해 두지만 6장은 읽지 않고 건너뛰어도 줄거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내가 래리와 나눈 대화를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화가 없었더라면 나는 이런 책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란점을 분명히 밝혀 두겠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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