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 계좌에 있던 돈이 3백만 원 남짓이었다는 건 도준의 기억 속에 없었다. 도준이 기억하는 자기 돈은 1억 3천이었다.
- P63
"고작 다섯 번 연속으로 짝수가 나오는 일이어떻게 사기인가? 그들 모두의 죽음은 독립시행이다. 그들의 운명을 내가 조작할 이유도, 능력도 없다. 운명을 조작할 수 있다면 그냥 너 하나의 운명을 조작해버리지, 네까짓 게 뭐라고 너하나 때문에 여럿의 운명을 조작하겠는가?"
- P65
하지만 사실, 벨도 이게 이 정도로 대박이 날줄은 몰랐다. 그래서 진심으로 인간에 감탄했다.
"정말 인간은 대단히도 어리석은 존재구나."
- P113
이 소설에서 악마는 인간에 대한 열렬한 탐구자이며, 인간의 최대 이해자일 수밖에 없다.
- P117
예를 들어 사랑과 돈은 결과적으로 미래지향적인 가치들이며, 인간성에 대한 낙관적 이해만큼이나 과대평가된 것들이다. 그런데 인간성에 대한 이 낙관적 기대를 포기한다면? 인간은 그렇게 어렵사리 미래를 지향하며 살아갈 필요가 없는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 P119
이제 파우스트적인 인간상을 대변하는 ‘의지‘는 오히려 철저하게 개인화되어서, 다른 사람의 불행조차도 자신의 행복을 위한 조건으로 활용된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