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on : 격동하는 미국 70년대 가족이야기
T.S. Eliot 2019/06/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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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 더글라스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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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 - 2019-05-27
: 467
2019.06.07.
서명 : 고 온(Go on)
저자 : 더글러스 케네디
출판사 : 밝은세상
빅픽처, 파리5구의 여인, 템테이션 등으로 유명한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의 신작 고 온이 출판되었다.
최애 작가는 아니더라도 일단 출간된 책은 모두 찾아서 보던 작가였기에, 이번 작품인 고 온 역시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러던 찰나에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덜컥 당첨되어 버려서 고 온 1,2권 모두를 받게 되었다.
줄거리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수준만을 언급하기 위해 복사해오도록 하자.
모든 걸 다 잃어도 생은 또다시 미래를 향해 간다!
1971년, 번스 가족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칠레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아빠, 명문 프린스턴대학교를 나왔으나 무려 20년 이상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엄마, 예일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는 급진파 학생 큰오빠,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으나 교통사고 이후 운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경영학으로 진로를 바꾼 작은오빠, 작은오빠의 연인, 내년에 대학 진학을 앞둔 나, 앨리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느라 가족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기회도 많지 않은데 분위기는 그다지 화기애애하지 않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아빠와 큰오빠가 언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고, 매일이다시피 다투는 아빠와 엄마도 험악한 말로 상대를 공격한다. 번스 가족은 지난 20년 동안 그다지 화목하지 않았다. 아빠 엄마의 끊임없는 불화가 원인이지만 진보주의자인 큰오빠의 냉소적인 태도, 작은오빠의 무기력한 모습도 충돌의 원인이다. 앨리스는 한시바삐 대학에 진학해 집을 떠나길 바란다. 번스 가족이 살고 있는 올드그리니치는 와스프, 즉 백인들이 모여 사는 교외 주거지역으로 소수 민족은 가차 없이 차별의 대상이 된다. 앨리스 역시 엄마가 유대인이라 학교에서 아이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다. 앨리스의 남친 아놀드도 유대인이라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고, 유대인이자 동성애자인 친구 칼리는 아이들의 집중 표적이다. 학교에서 앨리스, 아놀드, 칼리는 늘 함께 붙어 다니며 아이들의 집단 괴롭힘에 공동으로 대항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칼리가 아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끝에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칼리의 가방과 소지품이 해변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시신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칼리 실종사건 때문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앨리스는 대학 진학을 계기로 인생의 반전을 기대한다. 보딘대학교에 진학한 앨리스는 행콕 교수의 강의에 매료돼 역사학에 흥미를 갖게 되는 한편 풋볼 선수인 밥을 만나 동거하기에 이른다. 행콕 교수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밥이 그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는 큰 충격을 받고 아일랜드의 트리니티대학교로 떠난다.
앨리스는 낯선 더블린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션과 데스몬드를 비롯해 여러 호의적인 사람들을 만난다. 미국에서 실종된 칼리가 독선적인 성격으로 변모해 더블린에 있는 앨리스를 찾아온다. 자살을 가장해 올드그리니치를 떠난 칼리는 신분을 위조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칼리가 피노체트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칠레에서 큰오빠와 함께 지냈다는 이야기와 함께 끔찍한 소식을 들려준다. 반정부 단체에 가입한 큰오빠 피터가 신문기자를 총으로 쏘아 살해했다는 것이다.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은 앨리스는 큰오빠를 만나본 결과 사실은 칼리가 신문기자를 쏘았다는 것을 알아낸다. 앨리스는 더블린에서 운명의 사랑을 만나지만 연인이 폭탄테러사건에 희생되면서 깊은 충격을 받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데…….
------본격 후기-----
처음엔 왜 책 제목이 단어 혹은 문장이 아닌 숙어 형태의 고 온 이었을까 라는 의문을 갖고 책장을 넘겨 갔는데,
내용이 진행되면서 "Go on"이 갖는 사전적 의미 중 출판사의 책소개에 담긴 "어떤 상황이 계속 되다" 보다는 "시간이 흐르다"라는 뜻이 이 책을 관통하는 의미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되었다.
주인공인 번스 가족이 1970~1980년대, 혹은 그 이전의 미국의 시대의 흐름속에서 그 격류에 휘말리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전쟁참전, 남아메리카와의 관계, IRA의 이야기, 워터게이트 사건, 부동산 붐 등등,
책은 그 흐름 곳곳에 당시 미국의 핵심적 사건들을 이용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오히려 미국의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그 흐름과 문제점, 이슈에 대해 공감이 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다.
다만,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던 우리나라 영화 국제시장이 "국뽕에 취한다~"스탠스를 유지하며 철저하게 그 시대를 미화하던 것과는 달리,
더글러스 케네디의 고 온은 시대의 흐름을 빌려 한 가족이 겪는 내적 갈등과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을 그려내는데 집중한다.
보통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들이 400p내외의 한 권 짜리 였단 것에 비하여 이번 작 고 온이 2권이라는 분량을 취한 것은 그 시대와 갈등을 충분히 표현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번역에 있어서 영문에 치중한 나머지 불어번역(예를 들면 와인의 이름 등)에서 영어식 발음으로 표기하여 혼란이 좀 있는 편이었다.
또한 미국의 시대상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역자의 주석이 삽입되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책일 읽을 수도 있겠다라는 약간의 구성상 아쉬움이 드는 책이었다.
이 아쉬움은 책의 내용이 충분히 달래주니 미국사에 약한 독자라면 네이버 검색창을 옆에 끼고 간단히 찾아보며 읽는다면 훨씬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의 더글러스 케네디의 책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고 결론을 내리며 글을 마무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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