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박미정님의 서재
  • 저항의 멜랑콜리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19,800원 (10%1,100)
  • 2019-05-13
  • : 19,449
#저항의멜랑콜리 #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  #구소영 옮김 #알마
#소설  #독서기록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헝가리 작가.
노벨상 수상으로 이름을 알게 되어 대표작 정도는 읽어봐야지 싶어 발표하자마자 대표작인 ‘사탄탱고(1985)‘, ‘저항의 멜랑콜리(1989)‘를 주문했다. 마침 출판사에서 노벨상 발표하자마자 2권을 묶어서 출간했다.

저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러는 긴 만연체 문장으로 유명하고,‘카프카적인 염세관‘으로도 유명하다고. 나로서는 그의 긴 문장이 오히려 읽기 좋았다. 그의 문장을 읽어가며 소설 속 주인공의 생각, 감정이 깊이 스며드는 느낌을 가졌다. 이 소설 ‘저항의 멜랑콜리‘는 몇 개월째 햋별이 들지않는 계절, 얼어붙은 한 도시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뜬금없이 대형 고래를 싣고 온 서커스단과 그를 따라오는 폭력적인 무리들이 펼치는  (다른 도시에서도 그랬는지) 예상되는 무질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종하려는 인간들과 (에스테르부인이 대표적) 예상치 못한 사태에 휩쓸린 무능하지만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노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보살피던 우체부 벌루시커와 은퇴 후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에스테르가 세 주인공.

광포한 세계사적인 횡포에서 개개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휩쓸리게 된다. 그 이유도 그 결과도 모르고.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프라하의 봄이 있었던 1968년 이후, 인류의 달 착륙 이후 7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게 보니 당시 헝가리 사람들의 불안한 삶이 미루어 짐작이 간다. 아직 새 시대가 열리지 않았으나 밑바닥에서부터 꿈틀대던 그 무엇이 있고 그것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던 세력들. 비단 그 시대뿐 아니다. 아니 바로 지금이라고 해도 이해하기 딱히 어렵지는 않다. (물론 이 소설은 참...어렵다.)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멜랑콜리‘.  이 소설을 관통하는 감정은 불안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체념에서, 그저 흐름에 휩쓸리며 불안은 우울로, 슬픔으로 이어진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나라면..아마도..현관문을 굳게 닫고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겠지...그리고 나중에 결과를 체념하며 수용할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은 읽고나서도 계속 되새기게 된다. 내가 그랬다는 말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하는 에스테르의 이야기는, 생각지도 않은 ‘화성악‘연구로 이어져서 읽다가 깜놀..소설의 마지막은 무덤 속 시체의 세포적 해체가 치열하게 묘사되어 한숨 쉬며 읽게 된다. 그나마..뭐랄까..정신병원으로 끌려간 벌루시커의 삶은, 그 안에서 그 자신으로 잘 살 거라는 예상으로 조금은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는, 그 안에서 다른 환자를 도우며 밖에서 그랬듯 병원 내부를 여기저기 쏘다니며 착하게 살겠지. 그 안이나 밖이나 별다를게 없으니.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