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언제나 이 세상의 공기를 호흡하기 힘들어했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더 좋은 세상을 꿈꾼다. 86


한숨은 그냥 한숨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을 들이마시고 의미를 내쉰다. 그럴 수 있는 동안. 그럴 수 있는 동안만. 87


새 세상이 열릴 거야, 벨, 자유국가 말이야, 벨, 정교분리로 종교를 극복한나라, 사회주의로 계급을 극복한 나라, 계몽으로 카스트제도를 극복한 나라, 사랑으로 증오를 극복한 나라, 용서로 복수심을 극복한 나라, 단결력으로 분열을 극복한 나라, 언어가 많아 오히려 언어 차이를 극복한 나라, 다채로운 빛깔로 피부색을 극복한 나라, 가난을 물리쳐 극복한 나라, 글을 배워 무지를 극복한 나라, 슬기로 어리석음을 극복한 나라, 자유 말이야, 벨,
자유가 특급열차처럼 달려오는 중이니까, 머지않아, 머지않아 우리는 자유 특급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순간을 목격하며 환호성을 지를 거야.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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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카몽시 외할아버지의 이중성이 오히려 아름다워 보인다. 자신의 내면에 상반된 욕구들의 공존을 기꺼이 허락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고결하고 원만한 인품의 원천이다. 예컨대 누군가 할아버지에게 당신의 평등사상과 현실 속 까마득히 높은 사회적 지위가 서로 모순되지 않느냐고 따졌다면 할아버지는 다 인정한다는 듯 웃으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외할아버지는 자주 말했다. "모두가 함께 잘살아야 해. 카브랄섬은 모두를 위한 곳이다. 그게 내 좌우명이지." 그는 영문학을 열렬히 사랑했고 코친의 수많은 영국인 가정과 깊은 우정을 나눴지만 영국의 식민 통치는 반드시 끝나야 하고 토후들의 전제정치도 함께 사라져야 한다는 믿음 또한 확고부동했는데, 그런 상반성에서 나는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는 미덕을 발견한다. 그런 역사적 관용이야말로 인도의 진정한 불가사의로 손꼽을 만하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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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치코 멘데스 - 숲을 위해 싸우다
치코 멘데스.토니 그로스 지음, 이중근.이푸른 옮김 / 틈새의시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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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치코 멘데스 - 숲을 위헤 싸우다]는 브라질 아크리주 지역의 고무농장에서 태어난 치코 멘데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숲에서 고무를 채취하며 살아가는 노동자로서, 또 노동을 하면서도 숲을 지키고 동료 노동자들과의 연대가 중요한 것임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었고 살해의 위협 속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간 치코 멘데스는 1988년 12월 결국 살해당했다. 


"처음에 나는, 고무나무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아마존 숲을 구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야 비로소, 진실을 깨달았다. 난 인류를 위해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207)라고 치코 멘데스가 말하고 있듯 자신의 신성한 노동이 단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의 모두를 위한 것임을 깨닫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고 있는데 솔직히 나는 여전히 그의 삶과 죽음이 현실이 아닌 드라마 같기만 하다. 


브라질 숲속의 고무농장에서 태어나 고무채취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치코 멘데스는 당시 고무채취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정식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글을 읽을줄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유클리드에게 글을 배우고 그를 통해 브라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되었다. '식물이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굴하지 않고 항상 다시 싹을 틔우는 것처럼 해방운동의 뿌리는 뽑아내지 못했다'(60)는 유클리드의 가르침은 치코 멘데스에게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고 이러한 활동이 환경운동에까지 이르게 되며 이 모든 것이 한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모두를 살리고 공존하게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치코 멘데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볼리비아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고무농장에 나타난 혁명가 유클리드와의 만남은 치코 멘데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는데, 치코 멘데스의 구술을 사회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그의 친구인 토니 그로스가 정리한 내용을 담은 것이어서 그런지 좀 세세한 내용 설명이 없는 것은 아쉽기도 하다. 오히려 치코 멘데스의 구술을 바탕으로 평전의 형태로 그의 삶을 그려냈다면 그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브라질의 당시 정치, 사회, 환경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깊이 읽기'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존의 미래를 지키려면 숲을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방법 또한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는 아마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던가? 아마존을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는 일종의 보호구역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마존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삼림 벌목을 막는 일 역시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숲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계획에 넣어야 했다. 채굴보존 지역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채굴 보존 지역이란 무슨 개념일까? 이것은 토지의 소유권은 공공에 있을지라도 그 땅에 사는 고무 채취 노동자와 다른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계속 살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의미이다"(103)


이 이야기는 당시 아마존 지역의 고무 채취 노동자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에게도 깊이 새겨볼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숲을 보존하며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공존의 의미에 대해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위한 실천을 해 나가야 할 때임을 새삼 되새겨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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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마크라메 - 쉼이 되고 돈이 되는 슬기로운 매듭 생활
김고은 지음 / 지와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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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라메'가 뭔가 싶어 찾아봤는데 프랑스어로 '끈 따위의 재료로 매듭을 지어 무늬를 만드는데 책상보, 손가방 등을 만들거난 장식하는데 쓴다'라고 되어 있다. 단순히 이해를 해 보자면 '매듭을 만들어 장식하는 것'이 아닐까. 

마이크로 마크라메라는 말은 일반적인 용어가 된 것인지 별다른 설명없이 '쉼이 되고 돈이 되는 슬기로운 매듭 생활'이라는 부제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는데, 저자는 취미로 시작한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된 덕업일치를 이룬 상태이며 자신의 노하우를 책에 담아냈다. 


사실 오래전에 매듭법 책을 구입하고 십자수 실로 매듭끈을 만들어본적이 있어서 마크라메라는 용어는 낯설지만 매듭법 자체는 좀 익숙하다. 십자수를 하다가 멈췄을 때 매듭법 책을 발견하고 십자수 실로 매듭을 만들어봤었는데 그때 만들었던 매듭이 이 책에도 소개되어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그런데 저자는 자신의 매듭법을 공개했더니 그걸 모방해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해 좀 속상했다는 말이 의아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게 무슨 말인지 좀 이해가 됐다. 내가 생각한 매듭법만 실려있는 것이 아니라 비즈공예처럼 원석 보석을 이용한 매듭 장식은 저자 고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마크라메를 하고 있는 저자에게는 맘편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기도 하다. 


마이크로 마크라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고 재료와 도구를 구입하는 팁도 담겨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직업이 되었을 때 처음 느끼는 괴리감에 대한 이야기는 '취미생활이 돈이 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곁들여져있기도 하다. 글 중간에 담겨있는 작품 사진도 마크라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석이나 악세사리 장식에 큰 관심이 없어서 뒷부분에 담겨있는 매듭법에 더 관심이 간다. 사진으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는데 큐알코드까지 담겨있어 실제 재료를 구하고 만들어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어있다. 

마크라메 실은 재질별로 크레 폴리사, 나일론사, 햄프사 세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본격적으로 해보기 전에 집에 있는 십자수 실을 꺼내어 매듭을 만들어볼까...생각중이다. 매듭을 만들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하게 되니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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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비싼가, 싶었지만 돌고래 홀더가 탐나서 - 아니 필요해서 내게 주는 선물로 굿즈펀딩. 어제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커다란 박스를 받아오고 마침 오늘은 병원때문에 휴무인지라 점심 먹고 집에 와서 바로 커피 한 잔.

괜히 홀더가 있어서 그런지 커피가 더 잘 내려진 느낌적느낌. 

오랫만에 주말이 아닌 평일에 일없이 빈둥거려보니 너어~~~무 좋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시간정도 산책도 하고. 



무심한듯 쌓여있는 돌담이 있어 더 정겨운 유채밭.

날이 흐려 바다는 그냥 회색빛이라 패쓰! 다음번 산책을 기다려봐야겠다.

바람이 많이 불어 벚꽃비를 기대하며 가봤는데 그냥 썰렁한 벚나무들만 있었는데 그래도 화사한 튤립을 봐서 기분은 좋더라는. 
















4월의 책은 일단 이 세 권으로. 

함께 읽기로 시작하려 한 책인데 생각했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보려고 하는 중.

언제나 읽고 싶은 책이 넘쳐나고 읽지 못한 책이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다보면 읽은 책들도 쌓여나가겠지... 라고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읽어야 하는 책들도 늘어나니 끝이 없을 예정이다. ㅎ















요건 관심있는 책들. 소장하고 있는 책, 배송되고 있는 책도 섞여있는데 신간을 제대로 둘러보지는 않아서 대충 꺼내어보고 있다. 세문은 이제 소장용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서둘러 읽어야겠는데 좀 충격적인 고백을 하자면 가모저택 사건은 무려 가모우저택사건 1,2로 나뉘 구판이 그대로 있다는 것.

그리고 75주년 4.3은 국가적 기념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폭동 운운하는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추모식에 난입하려는 몰지각한 이들의 사건사고(!)로 지나갔는데 이런 책이 출간된 건 또 이제야 알았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옛날 이야기 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대학생이 되어 처음 4.3에 대한 이야기를 알았을 때 집에 와 부모님께 여쭤봤는데 그 시절에조차 '속솜행이시라'라는 말을 들었었다.

4.3이 되면 시위에 나갔었고 학년이 올라가 선배가 되면서부터는 후배들에게 교육을 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곤 했었는데 오히려 자료가 넘쳐나는 이제는 4.3에 대해 더 모르고 있으니. 

근데 우리 사무실 막내와 이야기하다가 - 막내 조카와 나이가 같은 사무실 막내는 우연찮게 나온 옛날 데모얘기에 그런 시절이 잇었냐고. 왠지 갬성(!) 돋는 이야기처럼 되어버려서 뭔가 좀 이상했는데 자칫 더 이야기를 하다가는 무용담이 되어버릴 것 같아 급히 화제를 돌렸더랬다. 

옛 이야기는... 추억이라 할 수 있는게 맞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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