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2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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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진명님의 소설은 남성적이고 박진감있고 그냥 술술 읽어내리기에 불편함이 없다.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중간중간 쉬지 않아도 되고, 그냥 상황을 따라 읽으면 된다. 황태자비 납치 사건도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시간이 흐르고 사건이 진행되는대로 영화를 보듯 바라보면 되는 것이다.

김진명님의 책은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닫음과 동시에 아쉬움이나 의문이 별로 남지 않는 책인데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다. 만약에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일본이 우리에게 어떤 조취를 취할지 의문 반, 걱정 반이 앞서고, 이런 식으로라도 우리 민족의 원한을 표출할 수 있다면 속이 시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간 일은 빨리 잊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는 말도 있지만, 잊지 않아야 할 것을 잊는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일방적이고 통보적인 불평등한 관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럴 때 우리가 억울하다고 불평등하고 자꾸 항의하지 않으면 일본은 우리를 무시할 것이 더욱 확실하다.

어디에선가 보았는데, 2차대전 당시 유태인의 수용소 벽에 '지나간 일은 용서하되 잊지는 않는다는 글이 써있다고 한다. 우리도 일본의 경제력이 우리나라에 주는 도움을 고맙게 받고 잊지는 않아야겠지만 금전적인 힘 앞에 우리의 정당한 권리나 할 말을 침해받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주한 일본 대사관에 우리 국민들이 몰려가서 항의하는 일은 만들지도 않아야 겠지만 그런 일이 생겼을 때는 용감하게 항의할 수 있는 힘 있는 국민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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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공주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5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5
안너마리 반 해링언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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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모 신문의 새책 코너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볼 수 있었다. 책의 색상이 산뜻하고 새 책이어서 기분도 좋았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공주의 행동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도 8살 난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공주가 집을 나가서 자신보다 신분이 미천한 서커스단원과 결혼을 하고 하늘의 별을 보며 잠이 들 때, 속상하기까지 했다. '고생을 사서 하다니...' 그리고는 그 책을 사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청소를 할 때도, 설겆이를 할 때도 문득 긴머리 공주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언제나 왕인 '아버지의 꽃'으로 머리를 돌돌 말아 놓은 가운데 앉아있어야 했던 공주는 자기의 무거운 머리를 들어 준 서커스 단원과 도망을 침으로써 자기 자신을 찾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가 도망을 치지 않았더라면 평생 그 무거운 머리 가방을 들고 다녔을 것이고자신의 힘으로는 머리조차 감지 못했을 것이다. 공주는 머리를 자름으로써 자신을 속박했던 굴레를 벗은 것이니 그야말로 인간승리가 아니겠는가!

비록 부모 마음에는 들지 않는 상대와 결혼을 했지만, 오히려 그는 공주의 아픔을 이해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부모의 시선으로 공주를 보았을 때는 공주의 처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한 여자로서,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라는 말로 우리나라 며느리들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에 당당히 항의하고 욕을 먹은 이 땅의 여성으로서 긴머리 공주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내 딸도 엄마의 속박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여성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어린이보다도 부모들이 읽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긴머리공주처럼 가둬놓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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