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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발레리 위펜 지음, 유숙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주변에 우울증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본 적이 있어요. 우울증때문에 힘든 엄마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너무너무 힘든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도 아이들이 어릴 때, 우울증에 착한 사람 콤플렉스까지 있어서 좀 힘들었던 시절이 있어요.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시댁 식구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상처를 받고, 울고, 잠자고 먹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지요.
그 시절에는 너무 너무 힘들어서 주변 사람들 원망도 많이 했는데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되니까 우울증에서도 빠져 나오게 되고, 내 삶은 주인공은 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구요.
힘든 시절,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몇 년 동안 남들로 인해 평가받고, 눈치보고, 시달렸던 시절, 몸과 마음이 아팠던 시절이 아깝기도 하고, 인생에서 손해를 많이 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아픈 기억들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려고 해요.
이 책에 보면, 마음이 아픈, 남들이 볼 때는 평범한 것 같지만 본인은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어요. 그들이 이런 고통을 받는데는 본인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릴 적부터 가정 환경, 주변 사항들이 영향을 많이 미쳤을 거라는 것도 짐작해 볼 수 있어요.
어릴 적부터 힘든 일,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달려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대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정서적인 면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알고는 제 할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일찍 외톨이가 되었지만 늘 제 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거든요.
이 책을 보면서, 우울증에 걸려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거나, 남들이 내리는 평가나 시선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주변에 있다면 이해하고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구렁에서 빠져나오는 몇 년동안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 힘든 시절의 터널을 빠져 나오니 난 벌써 30대의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있더라구요. 정말 억울하고 분하기도 했거든요.
이 책은 내 주변사람이나 나에 대한 평가를 해 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부모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좋은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좋은 영향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답니다.
오랫만에 좀 심각한, 그러나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 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을 만났어요. 저는 어린 시절이 행복하지도 않았고, 나 자신이 좋은 아이, 바람직한 아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자격지심도 심했고, 편집증 증상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착하게 살려고 노력할 수 있는 것도 할머니의 보살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나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