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한 유명 제과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선물을 줍니다. 루돌프 사슴뿔 머리띠, 눈사람 귀마개, 천사 날개, 루돌프 빨간 코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올해는 1미터가 넘는 모자를 준다고 하더군요.
며칠 전 그 제과점 본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만 칠천원이 넘는 케이크에 한해서 증정을 하고 조기품절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 회사에서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올해는 미리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저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조카들, 아이가 있는 친구집에는 케이크을 선물로 사줍니다. 안를양에 사는 조카들에게는 케이크 값을 돈으로 부쳐 주던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서 보내기도 하구요, 대전에 사는 조카들에게는 제가 케이크를 사서 갖다 줍니다. 한 해에 4개의 케이크를 사야 하기에 비싸고 멋지고 제 맘에 드는 케이크를 사는 것은 경제적으로 무리가 되어 좀 작은 케이크를 일괄적으로 구매를 합니다.
제작년에는 천사 날개를 준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다른 조카들은 천사 날개 필요한 조카들이 없었지만 셋째 늦둥이를 낳은 친구네 집에는 두살짜리 딸아이가 있어서 일부러 그 제과점에 가서 케이크를 구매했습니다.
케이크 3개를 똑같은 것으로 사고, 케이크 개당 금액은 선물을 주는 금액에 못 미치지만 3개나 샀으니 천사 날개를 하나만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일헌지하에 거절을 하더군요.
이미 계산이 끝난 저는 거들떠 볼 생각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며 안된다고 하는데 어찌나 서운하던지 그럼 천사 날개를 하나만 팔라고 했습니다.
"우리 딸은 커서 필요도 없고 친구 딸 주려고 하는 거니까 하나 팔으라"고 해도 끄떡없었습니다.
케이크 숫자랑 천사 날개 숫자가 같게 나와서 한 개도 팔지도 주지도 못한다고 하더군요. 사정 사정을 하다가 결국은 천사 날개를 구하지 못하고 케이크만 친구집이랑 언니네 집에 전해주고 오는데 화가 어찌나 나던지 추운 날에도 스팀이 오르더군요.
점원들 말도 맞습니다. 케이크 숫자랑 천사 날개 숫자가 맞게 와서 못 준다. 그럼 케이크 하나를 선물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사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모 마음은 조카들에게 똑같은 케이크를 선물하고 싶지 어느 집은 더 좋은 거 주고, 어느 집은 좀 작은 거 주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 사는 세상에 여분이라는 것도 있고, 그 제과점 지점 사장님도 조카도 있고 딸도 있을텐데 직원들에게 몇 개 더 준 것도 없을까 싶어서 엄청 서운했습니다.
케이크 배달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 제과점 본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서 나눠 먹는 것은 정을 나누는 것인데 케이크 값에 선물 값을 포함시켜서 모든 케이크 구매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케이크 선물을 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식구 수가 적은 집은 굳이 큰 케이크를 먹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올해는 각 지점에서 개별적으로 만들어 파는 작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만 칠원대를 넘어서기 때문에 기간 안에만 구입하면 다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남편은 시계를 팔아 머리핀을 사주고, 아내는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사주었다는 유명한 소설이 있습니다. 인간을 사랑한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고 기념하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 고마워 하는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그 날에 케이크의 크고 작음에 따라 선물을 주네 안 주네 싸우는 사람들이 올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미리 전화를 해보았으니 다른 제과점 케이크와 비교해보고 살랍니다.
그 친구 딸내미, 이제는 커서 그 모자 쓰고 걸어다니다가 사고날까봐 안 사줘도 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