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프로덕트 - CEO, PM, 기획자를 위한 사업 기획의 5가지 원칙
이준형 지음 / 찌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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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디어 또는 기술이 있으면 뭔가 뚝딱 잘 될 것만 같은 느낌이죠.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기획 없이 열정만 가지고 신나게 덤벼들었다가는 정작 고객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어떤 제품/서비스든 수익화를 목표로 한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책 <그로스 프로덕트>. 성공하는 사업의 궤도, 성장하는 사업의 5가지 원칙을 통해 성공의 길을 걸어보세요.


250만 다운로드 '스터디헬퍼', 지식콘텐츠 제작사 '비욘드날리지' 공동창업자 등 연쇄창업자이자 지식 콘텐츠 창작자인 이준형 저자의 책 <그로스 프로덕트>. 스타트업 예비 CEO, 신사업을 맡은 PM, PO는 물론이고 분야 막론하고 수익화를 노리는 열정꾼들에게 도움 되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그저 감으로 판단하나요? 마이클 세이벨의 11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해 봐야 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1~2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문제를 본인이 경험해 본 적 있는지,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이 문제를 고객 또는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겪는지, 고객의 해결 욕구가 얼마나 강한 문제인지, 제품이 별로여도 그걸 쓰려는 절박한 고객 또는 사용자는 누구인지 등 체크리스트에 답해야 합니다.


어쩌면 뻔한 문제인데도 사실 이 체크리스트를 대부분은 통과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고객의 필요와 생각은 빼놓고 시작하려 든다는 거죠.


<그로스 프로덕트>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5가지 단계를 소개합니다. 비전 설정, 아이디어 도출, 수요 확인, 출시 및 개선, 확장 및 성장까지 사업 기획의 5가지 원칙을 통해 성공하는 사업의 루트를 밟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마존은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인터넷 서점을 시작합니다. 한정판, 절판본, 희귀본 위주의 판매가 수요 있음을 확인합니다. 이후 출판사들을 설득해 판매 DB를 구축합니다. 작은 사무실 지하 창고에서 직원들이 포장과 발송 업무를 합니다. 이후 아마존만의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며 종합 온라인 상거래 기업이 됩니다.


5가지 원칙 안에서 어딘가 틀어지는 경우 그 사업은 실패로 끝납니다. 국내 창업 성공률은 30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0개 중 7개는 폐업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그 전철을 밟지 않아야죠.






될 만한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 성장시키는 과정을 완성도 있게 거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로스 프로덕트>. 첫 단계인 비전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유명 기업 비전들을 예시로 보여줍니다. 물론 추상적인 개념의 비전만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합의한 수치인 목표까지 세워야 합니다. 이 목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목표를 세울 것인지 저자가 꼼꼼히 짚어줍니다.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는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 매력적인가요? 대부분의 실패는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믿어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성공으로 이어진 아이디어와 그렇지 못한 아이디어 사례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보세요.


기꺼이 돈을 쓰겠다는 설문조사를 믿으면 안 된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살게요"라는 말은 산 게 아니라는 거죠. 인문 교양 콘텐츠에 관심 있어 하고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응답을 보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진짜 필요를 확인하지 못하면 반응 없는 실패작이 됩니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서비스의 형태와 방향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은 손해 볼일 없는 심리를 가진 응답자들의 설문조사만을 철석같이 믿으면 안 됩니다. 이 책에서 진짜 수요를 확인하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자가 만든 스터디헬퍼 서비스는 종료 전까지 당시 몇 년 동안 실사용자수 1위를 차지하며 누적 다운로드 수 250만을 넘겼지만, 현실적으로 그 앱만으로는 돈이 안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 앱 사업의 수익화 방안을 고민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제품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건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들이 언제 고객이 되는지 '아하 모멘트'에 대한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아하 모멘트는 단골이 되는 결정적 순간처럼 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입니다. 사업 초기에 빨리 찾아야 한다는 아하 모멘트 찾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하 모멘트는 이후 작게, 빠르게 개선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는데 돈이 없다고요? 민간 투자 규모는 줄어들긴 했지만 국공립 기관의 자금 지원 사업 규모는 여전히 도전할 만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투자 유치 시도 여부 결정하는 법부터 지원사업과 투자사를 찾는 법, 투자 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법까지 꼼꼼히 알려줍니다.


사업계획서 툴을 보니 <그로스 프로덕트>에서 알려준 성공하는 사업의 5가지 원칙이 고스란히 들어가더라고요. 문제 인식, 해결 방안, 성장 전략, 팀 보유 역량 등 수많은 문제를 고민한 흔적의 결과물이 담깁니다.


사업이란 건 끊임없이 생기는 문제 해결 과정의 연속입니다. 성공을 향해 나선 이들이 올바른 방향키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업 기획 매뉴얼 <그로스 프로덕트>. 자신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믿고 있는 그 시점에, 내가 가진 걸로 수익화를 하고 싶은 꿈이 있을 때 읽으면 든든한 자산이 되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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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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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이력은 살짝 부담스러운 지적 자극을 일으킬 것만 같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본문이 80여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의 얇은 소설이라 부담을 덜어낸 채 도전할 수 있었던 욘 포세 Jon Fosse 작가의 장편소설 <샤이닝 Kvitleik>.


제목만으로는 스티븐 킹 원작소설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의 잔상이 밀려들어오기도 합니다. 그 샤이닝과 이 샤이닝의 온도는 차이가 있지만 다 읽고 나서는 미묘하게 일맥상통하는 느낌도 들었어요.


원제 Kvitleik는 순백색을 뜻합니다. 영어판 제목은 A Shining입니다. 눈이 부신 반짝이는 흰빛을 상상하면 됩니다. 한국어판 표지는 숲속을 배경으로 흰빛의 잔상이 반짝이며 표현되어 있어 제목의 의미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 특이합니다. 문단 구분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페이지를 펼쳤을 때의 첫인상은 답답해 보이지만 읽어나갈 땐 놀랍습니다. 가독성이 기가 막힙니다. 단문이거든요. 술술 읽힙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정하지 않은 채 충동적으로 차를 몰고 나온 나. 그러다 숲길에 바퀴가 빠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에는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 하면서 지금 내 행동과 심리를 서술됩니다. 지루함을 벗어내고자 달렸지만 길에 처박힌 차 안에 있는 지금은 공허함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아니 오히려 약간은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문득 눈이 내리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차 안에서 히터 틀고 하얀 눈이 쌓이는 장면을 멍하니 보다가 이내 얼른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몰려옵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집을 본 기억도 없고 되돌아 도로변까지 찾아가는 것도 막막합니다. 결국 길을 나섭니다. 오솔길로. 오히려 숲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어느 늦가을 저녁. 숲속은 이내 어두워져버리고 추워집니다. 차분하고 조용한 두려움 속에서 숲속을 걷습니다. 그러다 반짝이는 순백색의 형체를 발견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빛나지만 눈이 아프진 않습니다. 처음엔 사람인가 싶었는데 하얗고 선명한 공간에 가깝다는 걸 깨닫습니다.


환영을 보고 있는 걸까요. 저 빛의 정체는 뭘까요. 그러다 사라집니다. "당신 지금 여기 있습니까." 하니 "나는 여기 있습니다, 나는 항상 여기 있고, 여기에는 항상 내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기까지 합니다.


스스로도 지금 이 상황은 미친 느낌입니다.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상상 속의 장면일까요. 결국 다시 사람을 찾아 나서며 발걸음을 옮기지만 길을 찾지 못합니다.





소설의 중반을 지날 때쯤이면 혹시... 하는 낌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겁니다. 한편으론 결말까지 와서도 여전히 물음표가 둥둥 떠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생각한 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얼른 해설을 펼쳐봅니다.


해설을 읽으며 내가 이 소설의 포인트를 놓치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그러면서 긴가민가 싶었던 장면들이 불쑥 튀어나오며 결국 다시 한번 소설의 처음으로 되돌아가 읽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다시 읽은 <샤이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쓰고 싶었다고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에서 고백한 욘 포세의 특징이 잘 드러난 글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나는 침묵의 발화에 말글을 내주고 싶습니다.”라고 한 욘 포세 작가. <샤이닝>은 침묵에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샤이닝>은 물음표가 없습니다. 질문형의 문장에도요. 왜냐하면 이 글은 명상이자 묵상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샤이닝>을 각색한 희곡 <검은 숲속에서>가 무대에 올랐다고 합니다. 지금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는 방식이 독백극으로 꽤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침묵이 독자에게 다가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욘 포세 작가의 문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n차 독서를 할수록 <샤이닝>의 숨은 매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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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 수학 중독자들이 빠지는 무한한 세계
이상엽 지음, 이솔 그림 / 해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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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대중화에 힘쓰며 수학소설 매스매틱스를 펴내고, 이상엽 Math 유튜브를 운영하는 이상엽 저자의 이과드립 짤을 모은 책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수포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수학 농담이 가득합니다.


중의적인 제목부터 눈길을 끕니다. 사실 저는 실수, 무리수가 수학 용어가 아닌 잘못된 과욕이라는 의미로 먼저 와닿는 걸 보니 천상 문과 사고방식입니다 ㅋㅋ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에서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농담부터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이해해야만 알 수 있는 고난도 수학 농담까지 단계별로 실려 있습니다.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어이없는 농담 그 자체도 있고요. 그래서 진지하게 이해하려 들면 이해가 안 되는 게 농담이건만, 수학 주제다 보니 저는 또 그걸 진지하게 파고들려고 할 때도 있더라고요. 한참 골똘하게 생각하다가 그런 모습을 발견하곤 또 스스로 어이없어하는 장면이 속출했습니다. 


수학은 논리적 사고와 추론 능력을 사용하는 학문이라고 하지요. 증명을 해야 하거든요. 흔히 알고 있는 계산, 측정을 넘어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한 논리적 접근과 추론이 필요합니다.


상상력을 자극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 농담이 탄생합니다. 개념, 원리를 이용해 모순되거나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제목처럼 발음이나 뜻이 비슷한 단어를 이용하기도 하고, 수학적 사실과 반대되는 내용으로 모순을 만드는 농담 등 다양한 수학 농담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처럼 수학 농담을 통해 오히려 몰랐던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기도 합니다. 수학 교육할 때도 적절한 수준에 맞는 수학 농담을 아이들과 공유하면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듄 영화 포스트 한번 검색해서 보시겠어요? 듄이라 자연스럽게 읽히죠? 하지만 수학 농담에서는, "초집합, 합집합, 교집합, 부분집합"이라 읽습니다 ^^


제목의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는 그저 수학 농담일까요? 놀랍게도 수학적 명제로도 참입니다. 표준해석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실 더 정확하게는 '거의 모든'이지만 중의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대부분'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을 뿐입니다.


실수는 유리수와 무리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비율로 따지면 사실상 실수의 100%는 무리수라고 합니다. 유리수는 다 모아봤자 길이가 0인 점에 불과하다고 말이죠. 


제목에서 실수, 무리수 수학 용어조차 개념이 막막한 사람들도 걱정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꽤 방대한 분량으로 친절하게 농담 설명을 해주고 있거든요.





물론 농담만으로 즐겨도 되지만 그 수학 농담이 궁금해진다면 해설을 꼭 살펴보세요. 그렇게 우리는 한 단계 수학 지식이 업그레이드될 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생각해보기 코너의 질문이 별미더라고요.


수학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학 농담 책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어떤 수학 농담들은 개념을 알고 있다고 해서 완벽하게 이해되는 게 아닌 것도 있습니다. 농담을 이해한다는 건 복합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감정 변화와 사회적 의미를 공감할 때 농담의 효력은 제대로 발휘합니다.


수학 중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농담도 많지만, 말장난으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보니 문과형 사고방식 소유자가 오히려 공감하며 더 빵 터지는 지점이 있어서 저도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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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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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주제입니다. SF 소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인간 진화의 미래가 등장하거든요. 일반인들에겐 이름이 낯설 수 있지만 트랜스휴머니즘 사상은 실리콘밸리에서 핫합니다.


구글의 기술 책임자이자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 OpenAI 공동설립자 피터 틸 그리고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일론 머스크 등 많은 이들이 트랜스휴머니스트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젊은이들은 부자가 되길 원하고, 부자들은 젊어지길 원한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호모 엑스 마키나 Homo ex Machina는 ‘기계가 된 인간’을 뜻합니다. 나노 기술, 유전공학 기술, 마인드 업로딩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향상된 상태를 일컫습니다.


<호모 엑스 마키나>에서는 트랜스휴머니즘 분야 전문가이자 철학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슈테판 로렌츠 조르그너 철학교수와 항노화 학계 권위자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의학교수가 트랜스휴머니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봅니다.


기술, 자연과학 진보에 기반을 둔 철학을 트랜스휴머니즘이라고 합니다. 기술의 유토피아를 다루면서도 철학적 의문을 던지는 연구를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마케팅적인 트랜스휴머니즘 카탈로그가 아닙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선사하는 기회와 위험을 두루 다루며 비판적 시각으로 논의합니다.





트랜스휴머니즘 의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주제는 바로 급진적 생명 연장 개념이라고 합니다. 현재 인류의 최대 기대수명은 120세이지만, 이들에게 100세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500년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습니다.


불멸을 주장하진 않습니다. 생물학적 신체를 가진 이상 죽음은 인생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예방의학뿐 아니라 재생의학이 필요해집니다. 새롭게 복구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한 겁니다.


오브리 드 그레이가 만든 SENS 재단은 현재 장수 연구 분야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합니다. 플랜 B는 인체 냉동 보존술입니다. 최초로 냉동 인간이 된 사람은 1967년 73세에 사망한 미국 심리학 교수 제임스 베드포드입니다.


현재 냉동 보존술로는 부활 가능성이 희박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파스칼의 내기'처럼 어차피 죽은 상태니깐 다시 살아나지 못해도 수수료 말곤 잃을 게 없으니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미래의 기술력이 어찌어찌 부활에 성공한다고 치면, 깨어났을 때 무일푼이라는 것과 매력적이지 않은 늙은 몸이라는 문제까지도 이들은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멀텅하지 않습니다 ㅋㅋ


트랜스휴머니즘이라는 용어는 언제 생긴 걸까요? 진화생물학자 줄리안 헉슬러가 1951년 처음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동생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통해 트랜스휴머니즘 프로젝트가 잘못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디스토피아 상황을 소설로 썼지요.


이후 철학자들에 의해 트랜스휴머니즘이 진화했고, 니체의 '초인' 개념 역시 초기 트랜스휴머니즘 사상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한국은 트랜스휴머니즘에 친화적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도 성형외과 천국인 한국을 언급할 정도입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의 본질 중 하나가 바로 형태적 자유거든요.


급진적 생명 연장, 냉동 보존술이 너무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조금 더 가까운 범위로 좁혀볼게요. 치료를 넘어 인간을 강화하는 행위인 유전자 강화도 있습니다.


CRISPR/Cas 기술로 단일 유전자 질환을 이미 성공적으로 완치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임상 의학에 적용된 합법적 조치입니다. 하지만 치료를 넘어 유전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넣은 맞춤아기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요?


2018년 11월 중국에서 CRISPR/Cas 기술로 유전자를 편집한 첫 번째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에이즈에 걸리지 않도록 에이즈 면역력을 지닌 유전자를 삽입한 겁니다. 불법입니다. 이 일로 그는 과학자들에게 손절 당하고,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SF 영화 단골 소재이기도 한 마인드 업로딩은 사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 보다 일반인들이 더 호기심 많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뇌라니. 트랜스휴머니즘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과학과 시술을 활용하는 철학적 운동 트랜스휴머니즘. 공상과학 소설, 영화 등에 등장하며 테크노아트로 확장된 트랜스휴머니즘까지 소개하고 있어 흥미진진합니다.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가 정말 무궁무진하더라고요.


각종 오해와 선입견도 하나씩 짚어가면 트랜스휴머니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된 시간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핵심입니다. 형태적 자유, 생식의 자유, 교육의 자유입니다.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 그 갈림길은 결국 트랜스휴머니즘을 다루는 인간의 윤리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두 교수의 대담은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비난이 아니라, 무엇이 기회이고 무엇이 위험인지 판단하며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비판적인 사고방식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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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천문대 : 태양계 편 - 만화로 배우는 상상자극 천문대, 지구, 태양계 이야기 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김화인 지음 / 골든래빗(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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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시리즈, 이번에는 천문학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저자가 천문학자가 아니라 천문대에서 일하는 웹툰작가입니다.


어린이천문대에서 콘텐츠 연구원으로 살고 있는 김화인 저자는 수포자가 되는 바람에 천문학자의 꿈을 일찍 포기했지만,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걸 몸소 경험합니다. 지금은 천문대에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천문학 꿈나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한낮의 천문대: 태양계 편>은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태양계 행성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태양계 이야기만 있으면 식상합니다. 왜 제목이 한낮의 천문대일까요?


천문대에서 일하는 천문학자들의 일상을 함께 보여주거든요. 천문학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별자리 운세를 알려 달라고 하질 않나, 밤에 별 관찰하는 야간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사무직이라고 합니다. 숫자를 다루고, 코딩하느라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목도 한낮의 천문대입니다.





연구 요정즈와 콘텐츠 작업을 하는 웹툰 작가와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세상의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라 서로를 외계인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천문대는 빛공해가 적은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편이 열악하고 점심 식사하러 한 번 밖으로 나가기도 힘듭니다. 그런 곳에서 천문학자들과 복작복작 함께 생활하는 김화인 작가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본격 태양계 이야기를 시작해야죠. 꼭 알아야 할 천문학 상식부터 시시콜콜한 TMI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 전 연령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천문대에 있으면 재미있는 질문도 들어옵니다. 사람들이 지구를 푸른별, 초록별이라 하는데 둘 중에 어떤 게 더 지구를 잘 표현한 단어인가요?처럼요.


지구에게 '별'이라고 표현을 한 것부터 정정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답변이 재미있습니다. 초록 행성, 푸른 행성이라고 불러주세요.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가시광선 중간에 있는 초록색 파장은 결국 흰색으로 보인다고... (이렇게 은유적인 비유를 와장창 깨뜨리는 TMI가 수두룩합니다)


<한낮의 천문대: 태양계 편>에서는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그리고 134340으로 불리게 된 행성에서 퇴출된 (구)명왕성과 소행성을 소개합니다.


태양계 쪽은 과학시간에 배웠던 파트이기도 하고 얼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웹툰을 보면서 낯선 정보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 사이 새로운 발견이 생긴 것도 있고요.


수성을 표현할 때 하늘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실 달이랑 색깔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달과 수성을 컬러값으로 부릅니다. 지구랑 가까운데도 정보가 거의 없는 수성은 워낙 빠르게 공전하고 있어 궤도 진입이 까다롭다고 합니다.


금성의 하루는 지구 기준 243일입니다. 미래에 만약 테라포밍된 행성에서 사는 인류는 하루가 저렇게 몇 백일이라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 됩니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판단이 안 섭니다. ㅋㅋ


테라포밍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만큼 태양계 내 행성들의 환경이 더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 행성들 환경이 정말 극악 그 자체입니다. 기본적으로 암석형 행성이어야 하는 데다가 우리 기술로 커버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테라포밍의 현실적 어려움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우리 세대에서는 사실상 가망이 없거든요. 그러니 제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더 잘 보호해야 된다는 각성이 필요하게끔 멘트를 날리는 작가님의 간절함이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지식 웹툰 전문 플랫폼 이만배에서 연재한 웹툰이 골든래빗 잡학툰 시리즈 <한낮의 천문대>로 출간된 책입니다. 단행본에서는 깊이를 더한 추가 정보를 덧붙였습니다. 이번엔 천문대 일상과 태양계 지식 정보를 만났으니, 다음엔 은하, 성단, 성운, 블랙홀 등 딥스카이 편이 이어질 것 같아 기대됩니다.


국내엔 약 50여 개 이상의 천문대가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연구목적의 천문대, 시민천문대(과학관), 사설 천문대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까운 천문대를 검색해서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고 방문해 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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