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폭풍전야’ 대기업 초긴장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대기업마다 주총 준비가 발등의 불이다.
이번 주총엔 과거와는 달리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참여 요구는 대폭 줄어든 반면 계열사 주요 현안과 배당액을 다투는 현장 중심의 주총 풍속도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3월로 예정된 주총 때 임기가 끝나는 최태원 회장의 재선임을 놓고 소버린자산운용측과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SK(주)측은 지난달 28일 현재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을 합쳐 15.62%의 지분을 확보한 채 소버린과의 한판대결을 준비중이다. SK는 채권단과 해외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26.8% 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지분구성상(14.97%) 2대 주주로 내려앉은 소버린은 추가 지분 확보가 여의치 않아 고전이 예상된다.
소버린은 따라서 이사진 추천을 포기한 채 최회장 낙마에 전력투구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주총은 카드 지원이 문제다. 지난해 순익 1백억달러 클럽 가입이라는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냈지만 최근 불거진 삼성카드 1조2천억원의 증자결의 탓에 주총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에도 불법 정치자금과 삼성카드 지원문제 때문에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올해도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참여연대와 한판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월초 주총을 앞둔 LG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영실적은 좋지만 LG카드 추가 증자 문제가 걸림돌이다. LG전자는 LG카드 채권단의 전방위 공세에 맞서 이사회 결의로 증자 불참을 선언한 뒤 뒤늦게 증자에 참여한 만큼 주주들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노사의 ‘취업장사’가 뜨거운 감자다.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결과에 따라 회사측 역시 주주들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화도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생 인수 문제로 고전이 예상된다.
올해 LG그룹에서 분가한 뒤 첫 주총을 여는 GS그룹은 그룹의 향후 사업구도와 사명 변경안 정도가 안건으로 거론된다.
〈유형렬·박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