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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개정증보판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주문한 책들이 집에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살짝 설렌다. 물욕 가운데서도 새로운 책에 대한 지치지 않는 욕망 어쩔... 구매한 책은 모두 읽는가 라고 의문을 갖는 것은 실례가 된지 오래 ... 친하게 지내는 다른 부서 분하고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하다가 책 이야기가 나왔다. 책 이야기가 나오니 내가 좀 신나했나 보다. 자신은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더뎌서 책과 멀어진지 오래 되었다고 하시네. 그러면서 나는 어떤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지 묻는다. 과학 분야 빼면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예요. 라고 말한 것은. 이분이 과학 교재 담당이시라서.

그래도 이분 과거에 책을 아예 읽지 않은 건 아니신 모양인지~ 자신의 정재승을 좋아한다고 하신다. 과학콘서트를 재밌게 읽었고, 이 책의 하드커버 양장본 한정판도 따로 구매하셨다며. 과학을 다른 분야와 엮는 솜씨가 대한민국 최초 아니었냐며.

예전에 쓴 리뷰가 있는 것 같아서 무려 14년 것을 긁어왔다.

 

2004년 12월 04일  

 

세상은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알듯모를 듯 한 것. 그러나 이 복잡한 세상 구조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고, 그것을 경제, 사회, 문화, 음악, 미술, 교통, 역사 등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사회 현상들과의 관계를 통해 보여 준다.

 

과학을 콘서트 형식으로 들려준다지만, 음 글쎄, 여전히 어떤 것은 이해할만 하고, 어떤 것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과학과 비과학의 분야를 결합해서, 마치 콘서트의 선율처럼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려는 저자의 기획 의도 만큼은 참 좋았다고 본다.

 

특히 이 세상 사람들이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라는 이야기, 통계학의 허점을 보여 주는 O.J. 심슨 살인 사건의 교훈과, 바하에서 비틀즈까지 히트한 음악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는 것, 복잡한 도로에서 차선을 바꾸고, ‘왜 내 차선만 막힐까라며 머피의 법칙 쯤으로 치부하는 것은 일종의 착시 현상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 등은 (이 사안이 아무리 논쟁적이고, 주관적일 수 있다 하더라도) ‘, 그렇구나!’ 탄복하면서 읽었다.

 

그러나 ‘<금융 공학>- 주식 시장에 뛰어든 나사의 로켓 물리학자들(물리학자들이 주가 동향이나 환율, 금리 무역량 등 경제 지표를 나타내는 지수들을 정량화해 앞으로의 경제 지표나 데이터를 예측한다는 이야기)’ 등등은 세상사를 과학으로 명쾌하게 보이겠다는 저자의 논리에는 충실했는지 모르겠지만, 읽는 독자는 좀 찜찜했다. 물리학자들이 예측하는 투자 전략은 필시 자금력의 한계를 갖고 있는 개인 투자가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터이며, 자금 동원 능력이 무한한 기관 투자가들에게나, 그러니까 덩치 큰 무리들에게 유용하게 굴러가는 투자 방법쯤으로 전락되지 않을까.

 

하기는 필자도 물리학자들의 증권가 진출이 낳는 열매가 얼마나 달고 맛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끝맺고 있다.

 

교통 흐름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실제로는 옆 차선이 더 느린 경우에도 많은 운전자들이 자기 차선이 더 느리다고 느낀다고 한다. 운전을 할 때는 시야가 주로 전방을 향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추월한 차보다 자신을 추월한 차가 시야에 더 오래 남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종의 착시인 것이다.-180

 

웃음이 명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많이 웃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과학적인 분석에 의하면 결과는 그 반대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프리드만 교수는 광범위한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 오히려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것을 긍정적인 사고가 때론 지나치게 작동해모험을 즐기는 일에 과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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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12-1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 분야 빼면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예요. 라고 말한 것은. 이분이 과학 교재 담당이시라서.˝ ㅋㅎㅎㅎㅎ!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 오히려 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것을 긍정적인 사고가 때론 ‘지나치게 작동해’ 모험을 즐기는 일에 과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어머나, 저 오래 살겠어요. =.=;;;!

이카루님 잘 지내시죠? 저는 12월인데도 뭔가 지루지루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회사에서 책 이야기할 사람이 있다니 부럽구만요~. 저희는 점점 축소되다보니 마음 맞아 이야기 나누는 동료들이 많이 떠나가서 외로워용. ㅠ.ㅠ

icaru 2018-12-1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요! 오래 살겠어요~ 진짜ㅠ;;

회사는 몸피를 불렸다가 축소했다가 싸이클을 반복하고, 정말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것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것인가 도 했다가 ^^

오프에서 외롭다면 서재에서 자주 뵈어용~

ㅋㅋ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
애너 퀸들런 지음, 공경희 옮김 / 뜨인돌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가 그런다. “엄마 우리 집에 책이 조금 덜 있으면 되게 깔끔해 보일텐데~” 책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책이 정리 좀 해달라고 아우성쳐대는 모양새! 정리! 오늘도 퇴근하면 빡세게 책 정리를 할 것이다. 귀여운 아가 시절에 아이들이 많이 봤던 책들이 올케네, 은영이네 이렇게 가 있다. 일본 유아 팝업북 보던 게 그 어느 곳에도 보내 지지 않았던지 책 꽂이 있어서 보여 주며 큰애에게 생각나냐고 물었더니 어디서 본 듯하다고 말하네! 책 정리를 하다 보면 육아의 역사가 집약적으로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육아뿐만이 아니다. 애들 책 속에 갈 곳을 잃은 내 책들이 곳곳에 몸을 숨기고 있으니, 나의 책 편력기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작년 연말까지 내 가방 안으로 침대 맡으로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던 책이다. 작년 정말 힘들었을 때, 작가의 책(작가들 본인의 독서 습관과 성향을 인터뷰한 것을 묶은 책, 정혜윤 옮김)을 읽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등장하는 몇몇 작가가 퀸들런의 이 책을 언급했기 때문이고, 실제로 퀸들런의 인터뷰 글도 있었던 것) 이런 중요한 책이 내 서재 기록엔 빠졌다니요. 이이는 소설가이다. 석박사 학위도 없어요, 윤리학자나 철학자도 아니죠. 특별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에요. 그녀는 말한다. 내가 아는 것은 실제 삶이 전부라고. 삶과 일. 이 두 가지를 혼돈하지 말라고. 일은 삶의 일부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은 짧다, 곧 막이 내릴 무대이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했었다. (이러면서 그럭저럭 버티는 나날들이었다.) 이 책에서도 나온다. 삶은 리허설이 아니라고, 목적이 아닌 그 여정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은 순간을 다 써버리란다. 좋은 삶은 뭐겠는가. 시간을 흘려 보내는 삶, 시간 속에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잘 선택하는 삶, 그것이 좋은 삶이라고 이동진도 말했다. 그래서 햇살 좋은 날 앞마당이나 베란다에 나가 책을 읽어야. 그러면 기쁨과 열정을 품고 인생을 살게 될 테니까. 그런 마음으로 살면 사는 것처럼 살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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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 추운 겨울날 밤, 우동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눈물과 웃음의 감동 스토리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이가혜 그림 / 청조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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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읽지는 않았지만 마치 읽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이 짧은 소설을 읽었는데 우동 가게에서 작문 시간에 쓴 글을 읽는 장면이 찡했다. 아래 사진처럼 내마음도 뭉클...가난했거나 고난에 처했던 적이 있는 사람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내 부모의 힘듦과 내 자식의 안쓰러움을, 우동 가게 주인 내외의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12월 31일일 밤 10시 30분 우동 가게가 문 닫을 시간에 들어온 세모자는 엄마의 코트는 낡고 허름했고 두 아이는 새로 산 듯한 옷을 입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우동 한 그릇을 시켜도 될 지 묻는다. 가게 주인 두 내외는 친절하고 반갑게 맞이하면서 끓는 우동 국물에 한덩어리와 반 덩어리를 넣어 삶는다. 1년 후 같은 날 같은 시각에도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온 어머니는 작년과 같은 낡은 코트를 입었고 또 작년처럼 우동 한 그릇을 시켜도 괜찮을지 묻는다.

반갑게 테이블로 안내를 하던 주인 여자는 주방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저 여보, 그냥 공짜로 3인분 우동을 만들어 줍시다.˝ 라고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 말에 남편은 ˝안돼요. 그렇게 하면 도리어 부담스러워서 다신 우리 집에 오지 못할 거요.˝ 라며 지난 해처럼 우동 하나 반을 넣어 삶았다.

  그 다음해에도 10시 반이 되자 어머니와 두 아들 세 사람이 들어왔다.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주인 여자에게 어머니는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우동 2인분을 주문한다. 이번에는 주방 안에서 남편은 우동 세 덩어리를 넣고 끓인다.

세 사람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학교에서 둘째 아들이 작문 시간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써낸 글인데 작문 대회에 출품하게 되었고 그 내용을 우동 가게에서 어머니에게 작지만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내린다.
˝우리 아빠는 운전을 하다 교통 사고를 내서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피해자들 모두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선 보험금으로도 부족해서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우리 가족의 고생은 시작되었다.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셨고, 형은 날마다 조간과 석간 신문을 배달해서 돈을 벌었다. 아직 어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엄마와 형은 나에게 아무 일도 못하게 했다. 대신 나는 저녁이면 시장을 봐서 밥을 해놓는 일을 했다. 내가 해놓은 밥을 엄마와 형이 맛있게 먹는 걸 볼 때 나는 행복하다. 나도 우리 식구를 위해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빚을 하루라도 빨리 갚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절약하는 생활을 했다. 엄마의 겨울 코트는 아주 오래 되어 낡고 해어졌지만 해마다 꿰매어 입으셔야 했다. 그러던 중에 재작년 12월 31일 밤에 우리 가족은 우연히 한 우동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다. 안에서 흘러나오는 우동 국물의 냄새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우리 형제의 마음을 알았는지 엄마는 우리에게 우동을 사 주시겟다고 했다. 우리는 그 말이 반갑고 고마웠지만 우리 형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형과 나는 망설이다가 딱 한 그릇만 시켜서 셋이서 같이 먹자고 엄마한테 말했다. 한 그릇이라도 우리에게 우동을 먹이고 싶었던 엄마와 우동 국물 냄새에 마음이 끌린 우리 형제는 가게안으로 들어섰다. 문닫을 시간에 들어와 우동 한 그릇 밖에 시키지 않은 우리가 귀찮을 텐데도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주인 내외는 양도 많고 따뜻한 우동을 우리에게 내 놓았다. 그리고나서는 문을 나서는 우리에게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며 큰소리로 말해 주었다. 그 목소리는 마치 우리에게,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그 후 일 년이 지난 작년 섣달 그믐날에 그 우동 가게를 찾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우동은 한 그릇밖에 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날도 마찬가지로 주인 내외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우리에게 우동을 대접해 주었다.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도 여전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힘들어 보이는 손님에게 ‘힘내세요! 행복하세요!˝하는 말 대신 그 마음을 진심으로 담고 있는 ‘고맙습니다!˝하고 말해줄 수 있는 최고의 우동 가게 주인이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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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11-08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뜬금없습니다만.....
이 책의 제목을 보니 갑자기 몇 달전 둥이들 등쌀에 같이 본 달방(달려라 방탄)에서 슈가가 벌칙으로 독후감을 써서 낭독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슈가가 선택한 책이 ‘우동 한 그릇‘이더라구요.
저도 제목은 아는데 읽어보질 않아 내용을 잘몰랐는데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그리고 방탄의 슈가도 가슴이 따뜻한 남자인가 보다!!하며 뜬금없는 생각을??ㅋㅋ
방탄의 슈가는 둥이 큰딸이 좋아하는 아이돌이거든요ㅋㅋ

icaru 2018-11-08 09:58   좋아요 0 | URL
오호 그랬어용?? ㅋㅋ 슈가의 그 사실 우리 애들한테두 알려줘야 겠어요~ 큰애는 방탄 엄청 좋아해요~ 지 이모랑 팬카페 가입하려고 품앗이 공부(족보를 공유하더라고요 ㅠㅠ)도 해요 (결국 아직도 가입 못한듯ㅋㅋ까페 가입하려면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문제가 글케나 까다롭다고) 슈가는 시댁 중2 여 조카 둥이 중에 한 친구가 엄청 좋아해요 ㅋ 전형적인 츤데레같지요 슈가... 매력있죠 진짜 ㅋㅋ
저희 집 둘째가 하두 책을 안 읽는데요. 논술 수업 이번 주 책이 우동 한 그릇이라고 해서, 진짜 백만년만에 한번 읽을 아이와 책 읽기를 했어요 ..ㅋㅋㅋ 이번 주 책은 보통 책이 아니니껜... 읽다가 여러번 울컥~ 해져가지구.. 뭐라도 알라딘 서재에 남겨 두고 싶었구만요! 그래서 조악한 리뷰 혹은 베껴쓰기 ㅋㅋㅋㅋ

잉크냄새 2018-11-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 모녀 자살 사건이 겹쳐지네요. 따뜻한 우동 한그릇이었으면, 어두운 밤바다로 향하던 그 발걸음 돌려 세웠을수도 있지 않았나 싶네요.

icaru 2018-11-08 19:1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타인이 베푼 따뜻한 배려가 때로는 살아갈 힘을 얻게 해주기도 하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잉크냄새 님이 댓글 주셔서 저는 감개무량헙니다~!! 으아!!
 
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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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남편과 한국계 배우 존조가 나온 영화 <서치>를 봤는데, 나는 잘 만든 영화라 생각하며 정말 재밌게 봤었다. 그런데 남편은 영화가 어딘가 불편했다고 한다. 어떻게 부모가 하나밖에 없는 딸 아이의 친한 친구들 연락처와 딸이 평소 뭘 좋아하고 무엇으로 시간을 보내는지 그렇게 모를 수 있냐면서 디테일이 떨어진댄다. (자기도 별반 다르지 않은 부모일 것 같은데 라는 마음의 소리는 잠재우고..) 그러게 라고 동조했다. 일은 일어나려고 해서 일어나는 것이지 부모의 처신 부족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후에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것. 이 소설도 마찬가지.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 소개되었었다는 동생의 말을 접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으리라. 추리소설이지만, 범인이 누구인가를 풀어가는 논리의 탁월함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마치 주인공이 평범한 우리네 독자들 나 자신(배우자가 있고, 십대 소년을 자식으로 두었고)을 보는 것 같을 정도라서 사건의 만났을 때 나 자신의 마음의 궤적의 따라가고 있는 것 같은 익숙함이랄까? 그래서 일단 읽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엄청나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원래 그러하듯 누가 읽어도(비단 십대 아이를 부모로 둔 가정만이 아니라) 그렇겠지만 독자의 심연 저 아래를 건드린다. 읽다보면 어느 부분에선가는 눈가가 매워질 수도 있다.

 

 

참 좋은 추리 소설을 읽었다. 옮긴이의 프롤로그에서도 함께 사는 누군가를 좀더 믿고 사랑해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의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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