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6 - 유령 박물관에서 열린 음악회 - 소리의 원리, 20주년 기념 개정판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개정판 6
조애너 콜 지음, 브루스 디건 그림, 이강환 옮김, 서울초등기초과학연구회 감수 / 비룡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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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의 유아 및 초등 저학년 버전이다. 그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령 박물관에서 열린 음악회.
소리의 원리를 배우는 내용이다. 아이들과 프리즐 선생님이 소리 박물관에 견학가는데, 박물관이 아닌, 음산한 저택에 들어가게 된다. 온갖 소리로 가득한 책들과 백 년전에 사라져 버린 소리 수집가 콘트랄토 교수의 저택이었던 것이다.
방을 헤매던 중 선생님이 떨어진 곳에 아이들이 함께 떨어지는 데 그곳은 바로 짚단 위였다.

아이들은 "집단으로 짚단 위에 떨어졌네!" ㅎㅎ 이런 말유희도 빠지지 않으니 재밌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키즈'가 아닌 그냥 '신기한 스쿨버스'에  난무하던 각종 쪽지 글과 팁 들이 없어서 부담이 덜하다.

난이도가 확실히 내려간 버전이라 그런듯. 아이들과 <신기한 스쿨버스>를 읽다보면, 각종 쪽지 내용-읽다보면 코믹하고 재밌긴 하지만- 일일이 읽어주기 번잡스러울 때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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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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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한눈을 팔면 분노가 치밀고 눈이 뒤집힐 거다. 그에 맞먹지야 않겠지만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작가가 다른 방식의 글쓰기를 시도한 작품을 내놓아도 그 작품이 어쩐지 끝끝내 낯설기만 한 것일까. 글쎄,  이 작품은 기법(영화적)이나 주제(교훈적) 면에서 외도를 했는데, 어쩐지 신입사원 연수 들어갔을 때 흔히 듣는 사장님 훈화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인 일인지.

가난한 이탈리아 여대생과 결혼한 하버드 법대생이 여자 때문에 아버지와 의절하지만 고생 끝에 변호사로 성공하고, 둘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해피엔딩으로 영화 <러브스토리>를 본 스토리와 달리 기억하고 있는 다카하시를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건강한 인물로 보여 주고 있는 걸로 보았을 땐. 그리고 에리와 마리 자매의 상반되는 삶의 모습에서 보여 주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 같다. 어릴적부터 CF 모델이었고, 출중한 외모덕에 대중의 시선을 한몫에 받았던 만큼 자신의 의사대로 살 수 없었던 언니. 그리고 그런 언니의 그늘에서 주목을 받지도 못하고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도 못했지만, 자신의 판단과 뜻대로 행동하며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동생.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언니처럼 군중의 욕망의 대상이 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욕망의 주체가 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235쪽

"인간이란 결국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그 기억이 현실적으로 중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지. 단지 연료일 뿐이야. 신문의 광고 전단지나, 철학책이나, 에로틱한 잡지 화보나, 만 엔짜리 지폐 다바이나, 불에 태울 때면 모두 똑같은 종이 조각일 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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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아오야마 나나에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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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에 상경, 먼 친척 할머니 집에서 동거하며 살아가는 여자의 1년을 그린 소설이다. 이렇다할 사건도 없이 담담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에 편입된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먼저 주전자의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고 식빵을 굽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출근해서 일하는 바쁜 일상의 사회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 치즈. 그녀가 들어사는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일흔한 살의 깅코 할머니는 치즈를 묵묵히 응원하는 멋쟁이다. 가끔 치즈가 부리는 심술이나 어리광*히스테리에도 시미치 뚝떼고, 노인 대학에서 어떤 할아버지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귀여운 부분이 있는 캐릭터다. 이들의 나이 차이는 저만치 나지만, 이들만큼 잘 어울리는 콤비도 없을 듯하다.

61쪽

나는 아직까지 뭔가를 가슴 깊이 슬퍼하거나 증오해본 일이 없다. 그래서 슬픔이나 증오가 어떤 추억으로 남는지도 잘 모른다. 막연히, 그런 것들에 직면할 날은 아직 먼 훗날의 일일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이대로 젊고 세파에 시달리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어느 정도의 고생은 각오하고 있다. 나는 어엿한 인간으로 어엿한 인생을 살고 싶다. 될 수 있는 한 피부를 두껍게 해서 무슨 일에도 견뎌낼 수 있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다.
매달 주민세도 연금도 의료보험료도 꼬박꼬박 내는 제대로 된 사회인을 향해 조금씩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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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07-1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글이 뜸하신가?싶었습니다^^
비도 오고.....이럴때 이런 잔잔한 소설이 딱이겠다 싶군요.
저는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 있는데 잔잔하면서도 좀 착한? 소설이랄까요?
그래서 이 책도 분위기가 비슷하려나?생각했습니다.
방학시작이라 또 바쁘시겠어요ㅜㅜ

icaru 2019-07-18 10:03   좋아요 0 | URL
아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으셨군요! 진짜 그 표현이 딱이어요 ˝착하다˝ ㅎㅎ
저는 요즘 책은 잘 읽히지가 않네용~ 뭘 검색하다가 이 책이 출판사 바뀌고 새로 나왔길래, 고려적에 둘째가 태어나기도 전에 썼던 것을 불러와서 붙였어요 ㅎㅎㅎㅎ
우리 둥이들 중학교 잘 다니죠? ㅋ
책나무 님 안부 궁금해서라도 자주 들어와야겠당 ㅋㅋ

책읽는나무 2019-07-18 10:26   좋아요 0 | URL
동일작가는 아니네요!!
츠바키 문구점은 오가와 이토 작가랍니다.처음 읽는 작가의 책인지라 작가의 이름이 쉬 외워지지가 않네요^^
한 명은 어제 방학했고,오늘 또 한 명이 방학 시작했네요~~ㅜㅜ
복닥복닥 어찌 살아낼지~~ㅜㅜ
icaru님도 여튼 굳건하고 건강한 여름 나시길요~~ㅋㅋ

icaru 2019-07-18 15:56   좋아요 0 | URL
둥이들 각각 다른 중학교 간 거예요? 으앙 성민 군은 ㅎㅎ 이제 히야 거즘 다 키우셨어요 ㅎㅎ 세월이 ㅎ
 
메이즈 간바라 메구미 시리즈 (너머) 1
온다 리쿠 지음, 박정임 옮김 / 너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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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에게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모두, 일부는 작가 자신의 어떤 면들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작가는 주인공들 모두 다 애착이 갖게 된다고 한다. 온다 리쿠는 그중에서도 <흑과 다의 환상>의 아키히코를 좋아한다고 방한했을 때 말했었다. 그가 어떤 인물이냐면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고 섬세한 면이 그렇다고 말했었다. 흑과 다의 환상에서 만났던 아키히코는 아니꼽고 부자고 수다스러운 남자라는 캐릭터이다. 두뇌가 명석하고 적당히 봐주는 법이 없는 데다가 유능하기까지 한.  

이 소설과 관련이 없을 듯한 다른 소설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바로 이 아키히코와 아주 많이 닮은(심지어는 여자 형제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캐릭터라는 점까지도 닮은) 메구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미쓰루는 단지 주인공을 관찰하는 친구일 뿐.  

중동 쪽 어느 나라엔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 인간이 '있을 수 없는 장소'가 있다는 게 배경이다. 지금까지 그 미궁에 갔던 사람들 중 여럿이 실종되었고.  

고모리 켄다로라는 작가가 뒤에 붙인 해설에 의하면, 이 작품에 나오는 '미로'는 다른 명작들에서 그러하듯 '인생의 수수께끼나 사람의 마음을 비춰 주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금 그의 마음은 자기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맥이 빠져 있었다. 비등점을 초과한 감정이 흘러넘쳐서 텅빈 느낌이었다. 마치 배가 너무 고파서 입맛을 잃은 것과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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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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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자신의 성향(내 성향이라는 것은 다분히 전형적이고 대중적인 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통할 것... )과 들어맞는 소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흠뻑 선사해 준 책.

음산하고 축축하며 폐쇄된 공간(대저택)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

한 사람(까칠한 대작가)이 육성으로 자신의 지난 일을 회고하고 다른 한 사람(책을 좋아하는 20대의 전기 작가)이 그것을 인터뷰(기록)함.(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처럼.)

그것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책이 있는 방. 책이 있는 그 방에 쌍둥이. 그들이 있다.

그리고 육성으로 말하는 사람은 이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풀어가겠노라 엄포를 놓는데......

다이안 새터 필드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는 사람이다. 순서가 있다는 뜻이다. 모든 이야기에 갖추고 있어야 할 그것. 발단과 전개 절정 그리고 결말.

덧붙임. 실은 별점을 매기면서 별 하나를 뺄까 어쩔까 3초 정도 망설이게 한 대목이 있었다. 쌍둥이들이 살았던 과거의 옛 저택에서 거구의 인상 좋은 남자와 만나는 설정. 이 남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 남자의 정체를 독자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으니... 우연성 100% 흠, 작위적이야..!

인용 부분

현대 문학에 관해서라면 나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일상 속에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아빠는 그러한 나의 성향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아빠는 인간에게는 결코 고통이 끝나지 않으며, 오직 인내만이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어떤 소설의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빠가 느끼는 아름답고도 쓸쓸한 감정을 특유의 간결함과 정확한 단어로 표현했다. 아빠는 때로는 요란하고 파격적인 결말보다는 모호한 결말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도 했다. 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죽음이나 결혼같은 결말보다 모호함이 더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나의 감각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감지하는 데 유난히 예민했다. 몰래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관찰을 당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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