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에서 자동차까지 - 세상 모든 것이 궁굼한 이들을 위한 34가지 제조법
닐 슐라거.샤론 로즈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진짜 핵심적이고 궁금한 것은 나오지 않고, 설명과 편집은 사전식으로 무미건조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유괴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신선하고 유머가 있는 걸작. 아무도 불행해지지 않는, 1978년 작품이라 더 놀라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이웃의 지식을 탐하라
빈스 에버르트 지음, 조경수 옮김 / 이순(웅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언어 유희와 지적 통찰, 과학 지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스탠딩 코미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규장각..]을 시즌1에 해당하는 [성균관..]과 비교해 보았다. 

우선, 전체 구성은 식상할만큼 유사하다.  (^ ^);;;

잘금4인방이 새로운 장소(성균관/규장각)에 함께 들어가고, 신입생들을 괴롭히는 행사(신방례/신참례)에서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윤희가 추문을 겪고(남색/겁탈), 어려울 때 기생 초선이 도와주고, 홍벽서로 인해 4인방의 곤란이 클라이맥스에 달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임금과 4인방이 남모를 믿음을 쌓아간다는 큰 흐름은 너무나 동일한 플롯이다. 각 시리즈의 1권에서 신방례/신참례를, 2권에서 추문과 홍벽서 이야기로 주된 긴장을 끌어간다는 것도 똑같다. (!)

[규장각]에서는 여기에 '걸오-반토막' 커플과 '윤식-서영' 커플의 새로운 연애담, '윤희-선준' 커플의 혼인과 이로 인한 우의정 선준 아버지와의 갈등, 비중이 확 커버린 임금 정조의 활약상, 조정 내 세력들간의 정치적 암투, 뜬금없는 3인의 암행어사 이야기 등이 가미되어 [성균관]때보다는 좀 더 다채로운 진행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정은궐 작가의 이 두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방식으로 쓰여졌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언젠가 작가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인물들 또는 사건별로 구상/집필해놓은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에피소드들을 짜깁기 하거나 편집하여 그 중 일부만 소설로 각자 2권씩 만들어 놓은 품새다. 


그래서일까
? 이번 [성균관]에서는 조금씩 이야기 전개가 어색한 부분들도 더러 눈에 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크게 3가지로,

첫 번째는 윤희의 직무 배치에 관련된 두 번의 상황이다.  맨 처음 교서관 분관으로 배정되었다가 다시 규장각으로 배치되는 장면과, 분관이 끝나고 관직이 배치될 때 승문원으로 갈 뻔 하다가 결국 규장각 대교로 임명받는 장면 모두가 뚜렷한 이유나 상황 설명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결국엔 윤희가 규장각 각신으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인 신분이라는 점과 뛰어난 서예 실력, 선준의 장래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주변의 다른 인물들이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윤희를 배치시키고자 술수를 부리는 내용들이 그 앞에 전개되지만,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무런 당위성이나 납득되는 설명 없이 얼렁뚱땅(?) 규장각으로 임명되는 것은 그 전에 한 칸씩 쌓아두었던 긴장을 어설프게 해제시켜 버리는 듯 하다.

 

두 번째는 선준의 아버지(정무)가 윤희 가족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후 이를 물으러 선준과 함께 집으로 찾아온 윤희를 자고 가도록 저녁상까지 차려주는 장면 바로 다음에 → 뜬금없이 당하관에서 졸고 있는 윤희를 재신이 발견하는 장면(2권 P.147)이다. 그렇게 윤희를 내치던 시아버지 정무의 갑작스레 바뀐 태도도 그렇고, '선준-윤희' 커플이 정무의 암묵적 허락하에 최초로 선준의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꽤 비중있는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장면은 두 사람이 선준의 사랑방에서 저녁밥을 먹는 장면 다음에 → 갑자기 며칠인지 모를 다른 날, 다른 장소로 후딱 건너가 버린다. 로맨스 소설 답게 두 사람의 긴장된 로맨스라든지 이 대감네 첫날밤의 에피소드나 정무와 부인 임씨의 대화 같은 것이 최소한 한 페이지라도 나올만한데, 영화로 치면 편집 과정에서 갑자기 잘라먹고 후딱 다른 필름으로 잘라붙여 넘어간 티가 너무 나버린다. ([규장각]에서 가장 거슬리는 장면 전환임 ㅡ_ㅡ;) 

 

세 번째는 기대를 모았던 걸오 문재신의 암행어사 활약이 단 몇 줄로 후다닥 언급되고 지나간 것 (2권 P.310). 많은 이들이 [규장각]의 인물 소개글에서 "홍길동에 버금가는 암행어사 이야기"를 무척 기대했을 것인데, 의외로 이런 식으로 대충 이야기하고 지나가버린 것은 조금 성의 없어 보였다. 모두 거리로 나와 만세를 불렀다는 그 한 줄에서 폭소를 터트리긴 했지만, 약했다... 차라리 [성균관]에서 그런 식으로 잔뜩 기대하게 하는 광고 문구를 넣지나 말던가.


이야기의 뼈대는 유사한데, 비슷한 분량 속에 더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들을 구겨 넣으려다보니 작가가 조금 무리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책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차라리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골고루 넣어 3권으로 만들거나 조금 두툼한 2권으로 내었다면 어땠을까? 



- 2010.8월말 KBS 방영예정인 <성균관스캔들>의 잘금4인방 : 연합뉴스 이미지 -


한가지 더, 출판사인 파란미디어에 책의 제본방식을 개선하길 권하고 싶다. 책을 곱게 읽는 편인데도 책장을 넘겨 잡으면 너무 쉽게 책이 쩍 갈라져 버리려고 한다. 요즘 소설류들이 이런 판본과 크기로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성균관]과 [규장각]은 이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간 불안한 느낌이다. 실제로 도서 대여점이나 도서관에서 갈라진 책들을 자주 보게된다. (베스트셀러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음...)

그리고 제발! 예전부터 수많은 독자들이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렵고 생소한 한문 단어들에 대한 "각주"를 좀 더 성의있게 달아주길 바란다. 두 시리즈 모두 1권 초반에는 자주 달아두던 각주가 2권 접어들면 거의 보기 힘들다. 현대에는 쓰이지 않는 온갖 관직명이나 한자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때로는 이런 단어의 뜻을 모르면 재미가 반감되는 내용도 많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있어야 할 "설명"들인데, 이렇게 대충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 작가도 작가지만 출판사 편집 담당자들에게 "이 단어, 무슨 뜻인지 아시겠소?"하고 멱살 잡고 물어보고 싶어진다. ㅠ_ㅠ;

[성균관]과 [집현전]이 시시한 로맨스 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한 아우라를 지니게 된 것에는 이렇게 시대상을 반영한 전문적이고 독특한 한자어들이 맛깔나게 사용된 것에서 기인한 점도 크다. 이미 7쇄까지 찍은 걸로 알고 있는데, 새로 책을 찍어낼 때에는 생소한 용어에 대한 더 알뜰한 설명과 함께 책 갈라짐에 대해 신경을 써서 보완해 주었으면 좋겠다.


요모조모 꼬투리를 잡기는 했지만,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즐겁게 읽었던 소설..  

작가는 청나라로 떠난 잘금5인방(진짜 윤식이도 합류했으니 ㅎㅎ)의 이야기를 추가로 쓰지 않을 것처럼 인터뷰에서 얘기했지만, 시리즈 두 편을 읽은 독자로서 시즌3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되리라. 어떤 것이든 만들어진 것은 그 나름의 생명을 지니게 되듯이, 잘금5인방도 언젠가 작가의 가슴 속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길 손꼽아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매싱>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스매싱 - 아이디어가 막힐 때 돌파하는 힘
정상수 글.그림 / 해냄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매싱>에 '스매싱'이 없다"고 하면 좀 심한 표현이려나? 저자 또한 "한 가지만 강조하라"고 했는데, 한 상에 너무 여러가지 다채로운 메뉴들을 펼쳐놓은 느낌이다. 다양한 요리가 차려져 있는데, 다 먹고 나오니 메인 요리가 뚜렷이 기억나지 않는 뷔페 같다고나 할까... 코스 요리처럼 어떤 스토리나 줄거리를 가지고 이 요리들이 적절히 배열되었더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

책 자체는 재미있다. 저자 스스로 '광고 크리에이티브에서 배운 아이디어와 설득에 대한 지혜' 라고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있는데, 대부분 광고 업계와 관련된 내용이다. 치열한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어졌던 국내외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아이디어 발상 기법들을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와 오렌지색의 강조 배색을 곁들여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지은이가 계속 강조하는 것은 바로 "남 먼저, 과감하게, 다르게 하라!"는 것.  

책을 읽다보니 원래도 인상적이었던 만화같은 표지 그림에 다시 눈길이 갔는데, "아이디어 발상"을 상징하는 고만고만한 전구들 가운데 악마 같이 "튀는" 커다란 전구 하나가 바로 이 책의 주제를 한 눈에 반영해 놓은 듯 하다.  남 달리 빨갛게 뻗친 뿔 2개와 뻔뻔해 보이는 빤질빤질한 광택 마크, 어디론가 톡톡 튀는 화살표 꼬리. 알고보니 표지 그림 자체도 저자의 핵심주장을 반영하는 하나의 "광고" 였던 셈이다. ^ ^

미친 아이디어를 내라, 차별화하지 못하면 죽는다, 남의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등등 각 장의 내용들은 아이디어와 시간에 쫓겨 피말리는, 말 그대로 '아이디어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광고업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저기서 가려뽑은 좋은 인용문도 많고, 치열한 실전을 통해 터득한 저자만의 노하우와 에피소드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펼쳐진다. 굳이 광고업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리라.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서는 어쩐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아이디어, "남과 다른" 아이디어, "독창적"인 아이디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밥벌이가 된 사람들의 괴로움이 갈수록 더욱 깊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남과는 달라야 하고, 남보다 앞서야 하는 강박적인 몸부림, 기호/언어/상징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의 치열한 경쟁들... 대부분 습관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생각(아이디어)'일진데, 어떤 목적을 위해 일부러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바로 고통이 되어 버리는 현실. 특히나 그 아이디어가 이전의 것이나 남과는 "달라야 한다"는 전제까지 가지게 된다면 더더욱 더...

남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아이디어 발상의 세계와 이를 시장경졔의 비정한 현실 하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몸부림이 책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듯해서, 다 읽는데 몇 시간 걸리지 않았음에도 쉽사리 가벼운 서평을 올리지 못하게 하였다. 

게다가, 많은 이야기와 Tip들이 책 한 권에 담기다 보니 덕지덕지 포스트잇을 붙이고 형광펜을 줄쳐놓은 업무 수첩을 보는 느낌.. 이 내용들을 나만의 것으로 내면화시키려면 이리저리 흩어져있는 산만한 알맹이들을 하나로 꿰어 연결시켜줄 나름의 키워드가 필요했다. 그러지 않으면 (저자에겐 미안하지만) <유모어 전집>이나 <세계의 명언 모음> 같은 책들처럼 '다 좋은 말인데 딱히 기억에 남는건 별로 없는' 책으로 책꽂이에 전시되었다 사라질 가능성이 살짝 엿보였기에. 

일주일간 다시 틈날 때 마다 천천히 앞뒤로 책을 뒤적이다 발견한 나름의 연결선은.. (당연하지만) 바로 "사람의 마음" 이었다.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요즘 유행하는 괴짜 경제학이나 소비 심리학, 심리분석, 뇌과학 분야의 "기발한 연구"들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책에서 보여주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에서 배운 아이디어와 설득에 대한 지혜'를 통해 거꾸로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다 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비로소 이 책 자체에 대해 "스매싱"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만들어져 움직이고 있는 구조를 통해 거꾸로 그 원리를 알아내는 기분이랄까. 

만약, 첫 인상과는 달리(?)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산만하고 여러 내용을 짜깁기 한 것처럼 어수선하다 느껴져서 한 번 읽고 그만두려 했던 분이 있다면, 이런 관점에서 다시 한번 들여다보길 권하고 싶다. 분명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P.S.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과 "독창적이고 차별성 있는 아이디어"는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광고업계에서는 후자가 더 우선시 되는 것 같지만, 일반적인 삶의 현장에서의 "문제 해결"이란 반드시 독창적이지는 않으며, 오히려 예전에 있던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 한때 이 분야를 주름잡았던 '브레인스토밍에 의한 수 백 개의 아이디어' 보다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새로운 통찰 내지 직관 같은 것이 요즘 비즈니스 창의력의 주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